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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 Young Mar 05. 2024

응 돌아가. 올해 뱉어낼 세금은 4000불이야^^

#01 캘리포니아 (미국-멕시코 국경 생활) : 세금 보고

징징대면 뭐하나 공무원의 눈은 "sorry not sorry"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멕시코에 살 때도 그렇지만 미국으로 이사 후에도 공무 처리해야할 일이 생기면 한 숨부터 쉬어진다.

8282 나라의 한국인들은 외국에 나오면 가장 힘든게 아마 공무처리가 아닐까?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온지 이제 2년차, 아직도 매일 같이 왔다갔다하며 두 나라에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이 머리 아픈 공무 처리가 이제는 두 배가 되었다.


이번엔 하필 동시에 미국과 멕시코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겨서 머리가 좀 지끈했다.

심지어 악명 높은 멕시코 차량국과 미국 국세청에 당첨.......

 · 멕시코 : 운전 면허 분실로 인한 재발급

 · 미국 : 국세청 실수로 발부된 벌금 없애기



ㅁ 멕시코 차량국 면허 시스템 다운

예약을 하고 가려니 한 달 후에나 가능한 탓에 멕시코 사무실 근처 차량국으로 walk in을 시도했다.

그런데 잘 돌아가던 시스템이 하필 내가 갱신하러 간 날! 다운됏단다.. 다음 날도 여전히 복구중....

결국 다른 지점으로 찾아갔는데 가장 바쁘고 사람 많은 지점에 주차장도 한가, 서있는 줄도 없는 것이 느낌이 아주 쎄했다. 역시 문에 붙어 있는 "시스템 정비중"

그렇게 일주일 내내 면허 관련 공무 처리는 완전히 스탑되었다.


일주일 후, 멕시칸 동료의 시스템 정상화 되었다는 말에 바로 찾아가서 1시간 30분의 긴 시간 끝에 서류 작업을 마무리하고 갱신비까지 지불 한 뒤 면허증만 받기만 하면 됐는데, 갑자기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

"Una disculpa, Se fue la sistema otra vez" 시스템이 또 다운됐다는 직원의 말.........

 

너무 허무해서 가만히 몇 분을 앉아 있는데 화가 날랑 말랑...날랑 말랑.......차에 돌아가서 이런 걸로 스트레스 받기 싫으니까 계속 혼잣말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게으른 니 잘못이다.. 잃어버린 니 탓이다.." 한 30번을 되새김질 했더니 화가 가라앉았다.. 여기서 탓할 수 있는건 내 탓밖에 없으니까, 화낼 상대가 나 자신말고는 없으니 그렇게 혼자 스스로 되새김질을 하고 나니 풀어졌다. 


3시간 정도 지나서 시스템 복구됐으니 면허증 찾아가라는 전화에 또 바로 튀어갔다.

이렇게 별 것 아닌 일도 오랜 기다림과 실패 끝에 해결이 되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ㅁ 미국 국세청 벌금  

멕시코에서 세금 보고란 그냥 클릭 몇 번에 뚝딱 끝나는 작업이었는데 미국 세금 보고는 복잡하게 챙길 것도 많고 또 혹시 모를 실수 방지를 위해 세무사도 써야 하니 돈도 들고 수고도 더 든다.

일 처리라도 빠르고 깔끔하면 말을 안 해... 모든 게 느린데 거기다 일 처리도 자기들 멋대로다.


작년 말 미국 국세청에서 갑자기 500불 벌금 재촉 우편물이 날아왔다. 작년 캘리포니아 홍수로 세금 보고 기한을 4월에서 10월까지 연장해주었고 나는 9월에 보고를 마무리하였다. 그 탓에 제대로 확인이 안된 벌금이 날아왔을 거라고 짐작.

전화 연결은 거의 2시간 기본이라 중간에 지쳐서 샌디에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국세청 IRS로 walk in했다.

다행히 긴 확인 끝에 자신들 실수로 벌금이 발부됐다며 취소해주었다. 


그렇게 마무리 되어 잊고 살고 있었는데 1월에는 캘리포니아 국세청에서 50불 벌금 우편물이 또 도착했다. 똑같은 작업 반복... 전화 연결 2시간에 들은 말은 이의 서류 작성에 보고하라는 말. 시간이 걸리니 벌금은 우선 내고 아니라는게 증명되면 돌려주겠다. 결국 이번엔 샌디에고 미션벨리 국세청 Franchise tax board로 walk in. 대기인원 1명 하지만 대기시간 1시간+. 그렇게 또 자신들 실수라며 벌금 취소.


내 실수가 아닌 일에도 결국 내 돈 쓰고 내 시간 써서 이렇게 힘들게 해결해야한다.

하지만 개운한 것도 그때 잠깐뿐, 안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미국에선 모든 것이 불안하다. 

저렇게 정부 기관에서 일 처리 제대로 못해서 생긴 일이 갑자기 툭하고 우편물로 도착해서 당황시키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10년을 넘게 해외 생활을 해도 이 곳의 공공 업무 (좋게 말해) 여유로움에 적응하는게 쉽지가 않다. 


그럴 땐 멀리 고개를 들어 집에 돌이 떨어져도 걱정 하나 없이 웃고 있는 멕시칸들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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