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너라는꽃이피는계절 May 04. 2022

일생을 못 잊을 피천득의  인연

나의 평생지기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저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뭘 해도 괜찮다. 예쁘다.

내 잘못도 있는 것 같은데

없다고 무조건 내편이 되어주는 사람.

내 평생 잊지 못할 나의 인연을 소개합니다.

구미에 와서 처음 마음을 준
김 모 씨 이야기부터 할게요.


긴 다리에 분홍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손엔

통통한 아이가 꼼지락 거리며 붙들려 있었어요.

 다른 손엔 탄실이라는 책

사인을 기다리고 있었고요.

몸이 불편한 고정욱 작가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긴 다리를 접고 아이와 사인받는 모습을 보며

참 좋은 사람일 것 같다... 했는데

역시나였어요.

 10년을 만나며 그녀가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네요.

후진하며 차를 박아놓곤

되레 뒤에서 박은 거라고 화내는 운전자를

진정시키고

블랙박스를 보여줬대요.

그제야 미안해하는 운전자에게

비용을 청구하기는커녕

그냥 보내드렸다는 말을 듣고

누군가를 닮고 싶다는

맘을 처음 갖게 되었어요.

그렇게 10년을 만나

희로애락을 같이 겪으며 울고 웃고...

때론 불편하고 밉기도 했을 순간이 있었을 텐데

언제나 곁에 있어주었어요.

늘 저를 좋은 사람이라 여겨준

그녀의 믿음대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음은 이 모 씨 이야기예요


구미에서 첫 수강생 첫 제자를 만나는 자리,

설레고 긴장됐는데

제일 일찍 와서 이것저것 묻는 거예요. 

이 모 씨가.

'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자꾸 물으시지' 

그리고

 첫 수업 후부터

제 책상에 좋아하는 음료가 , 커피가, 

자꾸 놓이는 거예요.

수업 시간 제일 먼저 와서 건넨 

그녀의 마음들이었어요.

'숲만 보지 말고 때론 꽃도 나무도보라'고 했던

제말을 인용하면서 스피치 발표를 하는데

뭔가 모를 벅찬 감동과 보람이 느껴지더라고요.

성실이 무엇인지 그녀가 몸소 보여줬어요.

그렇게 나의 찐 우정이 된 그녀는

세상 처음 보는 여자 의리를 보여줬어요.

화내 주고 막 지켜주고

그래서 막 설레었던 이 모 씨 덕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녀의 믿음대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홍 모 씨 이야기예요.


홍 모 씨는 이 모 씨가 데려왔어요.^^

'나도 데려가요'했대요.

귀여운 말투와 달리 큰 키에 큰 눈을 가진

세련된 그녀는 게다가 어마 어마한 부자였어요.

내가 아니 만났어야 할

피천득의 세 번째 인연과 같은 사람을 만나

동굴을 헤맬 때

제일 먼저 전화해 빛으로 저를 끌어당겼어요.

이럴 때일수록 나와서 사람도 만나고 맛있는 것도

먹으라면서 자꾸 먹을걸 사줬어요.

그리고 알았어요.

밥 사주고 커피 사주는 게 돈이 많아서 사주는 게 아니라

마음이 많아야 사줄 수 있다는 사실을요.

그녀는 마음부자예요.

눈물도 많고 정도 많고 이야깃거리도 많은

사랑스러운 그녀 덕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해요.

그녀의 믿음대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유 모 씨예요.


사람에게 마음을 주기 어려웠던 시기

덥석 내 손을 잡아준 그녀는

대단한 친화력의 소유자였어요.

수강생들과 잘 어울리는 것은 기본!

갑자기 노래가 부르고 싶다며

수업 시간에 노래를 하더라고요.

세상 처음 보는 캐릭터에

다들 놀라고 그러다 다들 신나 했고

그러다 모임까지 만들어

같이 밥 먹고 같은 취미도 공유하는 사이가

되어버렸어요.

비강음을 고치러 왔는데

오히려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그녀의

밝은 음성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낭창해 보이지만 속 깊은 그녀는

매너리즘에 빠져 그만하고 싶었던 순간 어찌 알고

'보은쌤 존경해 홍홍홍'하며

또 나를 일으켜요.

그녀의 믿음대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녀들은 제가 원래 좋은 사람인 줄 아나 봐요

아니요

당신들 덕에 좋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

다 당신들의 선한 영향력 덕이요.

당신들은 참 좋은 사람.

일생을 그리워할

나의 평생지기

나의 참 좋은 인연♡






작가의 이전글 22년 3월 대기업 면접준비 :면접팁: 스피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