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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은 Jun 05. 2018

책으로 읽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책장살롱> _ 호텔편

지역문화로 미래 감수성의 자원을 만드는 일본의 호텔들.

서울  아니 한국에서의 도시재생은 어떤 의미인가. 몇몇 핫플레이스가 된 동네들의 도시재생모습은 비슷하다. 몇몇 기업 또는 기획자들에 의해 주도, 카페나 음식점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 페북이나 인스타로 보여지며 그곳은 #핫플레이스라는 태그가 부러움의 훈장처럼 달리고 안가면 뒤쳐지는 사람인양 언론은 앞다투어 소개한다.

여기서 중요한건 살고있던 원주민은 하나둘 떠나가고 그 자리엔 젊은 모습의 트렌드가 넘쳐난다. 이 어색한 공존은 낯설지 않다. 되려 옛 모습이 트렌드로 뒤덮을수록 열광적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다.


어떤이의 니즈가 반영된, 누구를 위한 도시재생인가.


빠르고 바쁘고 새로움이 미덕인 도시의 특성상 그만의 특징이나 지역성을 갖는다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에너지와 원동력이 되는 젊은이들과 인재들이 지방에서 도시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기에, 도쿄를 극점도시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지방은 관차원에서 또는 몇몇 움직임에해 소통하는 곳이 있지만, 지역성을 문화적 감수성의 시선에서 깊이있는 차원으로 발굴하여 지금 시대와 소통하는 형태로 만든 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시대의 편의와 디자인으로 맞춰지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일까?


도시와 지방을 떠나서 과거를 기억을 남기지 않고 페이스오프 할것인가.
좀 더 지역이 품고 있는
'문화'를 되살려 잇고 소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문화의 본질은 보편성에 바탕을 둔 '글로벌'보단 지역적 차이를 표현해주는 개별성인 '로컬'에 있다. 이것저것 섞어 제3의 어떤 모습보다 지역 본연의 모습. '개별성을 지닌 문화를 세계의 흐름에 맞춰 발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라켄야는 말한다. 마치 책처럼 경험과 사례는 많이 공유되어질 수록 좋다고 보는데,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도 유효한 숨쉬는 지역은 나의 관심사와 닿아있다.




이번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로 <편집책장살롱> 워크샵 작업하면서 우리에게 잘알려진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살펴보게되었고, 가장 잘 알려진 아트디렉터 하라켄야의 책장을 살펴보면서, 일본다운 가치나 앞으로의 미래 자원적 가치로 책속에 소개된 호텔을 중심으로 다시 묶었다.


하라켄야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살고픈 이상적 주택을 묻는 질문에 "호텔에 관심이 많아요. 일과 쉼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세계의 집이죠.”

<내일의 디자인>에선 "호텔은 휴식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높은 집중력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온on과 오프off를 동시에 감당하는 리조트다. 아시아의 성실한 일꾼들은 서양인처럼 바캉스를 길게 즐기지 않는다. 오히려 업무에서 삶의 보람을 찾고 업무를 통해 활력과 의욕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나 또한 호텔은 쉼도 있지만 집중적 일을 하는 곳으로 쓰고 있어 매우 흥미롭운 관점이라고 본다. 공간기획자로서 서양식 호텔의 편리함은 가져가되 자연친화적이면서 일과 휴식을 결합한 또는 일을 제거한 감도 높은 호텔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있기에 이번 <편집책장살롱>을 계기로 생각을 정리해본다.


감수성의 자원을 활용한다는건 자본과 마인드, 경험디자인이 집약되어 환대Hospitality로 표현되는 것이기에 우리에게 앞으로 도시재생의 그 다음단계에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이 되리라 본다. 하라켄야가 말하는 '욕망의 비즈니스'.

단, 우리는 리노베이션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를 품은 건물과 장소보다 그냥 깨끗하게 제로에서 추구하는 안타까움도 더한다. 모두 없애지 말고 관광자원으로서의 도시, 지역재생의 의미 또한 생각해본다. 



먼저, 일본의 미의식 책으로 들여다보기

<음예예찬>


"최근 친구들이 연이어 다니자키 준이치로 <그늘에 대하여>를 다시 읽어보라고 권한다. 글쟁이인 하라다 무네노리와 제품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이다."


하라켄야는 <디자인의 디자인에서> 서구화 과정을 거쳐 도달한 일본 디자인의 본보기라는 소제목을 붙인다. 먼저 일본스러움을 이해하기 위해서,

일본인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글로 시작한다.


"두사람 모두 양갱이 나오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다니자키는 양갱이라는 것은 어두운 곳에서 먹는 과자라고 이야기한다. 일본 가옥의 어둡고 침침한 방에서 먹기 때문에 양갱은 까맣다. 어둠에 녹아 형태도 분명치 않은 그 덩어리늘 입에 품었을 때 느껴지는 그 달콤함, 그런 감각이 양갱이라는 과자의 본질이라 한다. 그 착안에 두 친구는 감명을 받았던것 같다."


좌. <陰翳礼讃>의 비주얼북(2018.01)/ 우. <그늘에대하여> 속 양갱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일본을 대표하는 탐미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짧은 글이지만 한문장 한문장 일본스러운 디테일적 시각이 묻어난다. 일본 맹장지에 비치는 어둠속에서의 은은하게 스미는 섬세한 밝음 글로 쓸 수 있는 작가라고 할까.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아티스들에게 지금까지 영감을 주고 있다. 레이어스랩 책장은 다니자키 준이치로에게 영감을 받은 인물들의 책들이 큐레이션 되어있다.


어렴풋 일본의 미학에 대해 감을 잡아본다.



겹눈의 시점으로, 교토의 료칸에서 영감받은 리조트 '아만파윤'에서 '아만도쿄'


엘리베이터를 타고 33층 로비에 내린다. 걸어들어간 그곳은 30미터의 아찔한 천고가 주는 엄청난 공간감, 그 안을 채우는건 일본의 바위와 물의 정원 그리고 일본의 거문고인 고토의 선율이. 비현실과 현실 정제되고 세련된 공간에 가득해 압도되었던, 지인과 강연이 있을때 가장 먼저 소개할 정도로 나의 '아만도쿄'의 환상적이었던 경험의 기억이다.


도쿄 한복판에서 만나는 일본의 미학적 공간

'아만도쿄'

사진한장에 모두 담을 수 없는 압도적  공간감의 아만도쿄
물의 정원을 넘어 고토를 연주자, 그 너머 히비야공원뷰

아만 리조트 창업자 싱가포르에서 자란 인도네시아인 에이드리언 제카가 구성한 호텔 그룹으로, 현재는 라오스 루앙프리방의 아제라야 호텔의 설립자이자 창립자이다.


"서양식 운영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그 합리성을 부정하는 안티 호텔로서 독자적 경영철학으로 리조트호텔이라는 사고 방식에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왔다. 그 특징은 호텔이 존재하는 지방의 경관, 풍토, 전통양식 같은 것들을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호텔을 문화의 최상의 수화물 가운데 하나로서 구상하고 운영하려는 자세다."


하라켄야가 말하는 호텔의 성패른 가로짓는 핵심은

- 특색있는 문화나 풍부한 자연환경에 접하는 흥분을 얼마나 훌륭하게 수확해낼 수 있는가.

- 호텔의 안에서 한 순간 한 마다 비일상의 기쁨과 충족을 얼마나 선열하게 표현해서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가.

- 고객이 기꺼이 그어 걸맞는 요금을 지불케 할 수 있는가.

- 더 나아가 그 서비스로 리조트에 대한 고객의 욕망의 형태 자체를 변화시키고 이경이나 이문화에 대한 흥미를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가.


'욕망의 에듀케이션'이 이 비즈니스의 본질이기도 하다. '에듀케이션'는 '교육하다'라는 시각뿐만 아니라 미의식을 통해 잠재된 것을 '꽃피우게 하다'라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여기서 디자인의 역할은 중요하다.


"호텔의 품질은 건축이나 인테리어에 집약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요소는 따로 있다. 그것은 '경험의 디자인'이라고 부를 만한 것인데, 호텔에서 지내는 모든 순간 모든 찰나를 파이 껍질처럼 켜켜이 쌓아감으로써 완성되어가는 '접대라는 직물'같은 것이다."


마을의 풍정과 자연을 담은 중국의 고급리조트, '아만파윤'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아만파윤'은 역대 중국 왕조 중 가장 세련된 예술문화를 보여주었다는 남송의 수도였던 항저우 변두리에 옛 차밭을 일구던 촌락을 그대로 전용한듯한 고급 리조트로 <내일의 디자인>에서 겹눈의 시점이라는 테마로 소개한다.


세련되고 고요지만 전반적으로 어우러진 시골 풍경은 고급호텔이라는 이미지에선 낯설지만 풍정에서 따뜻함이 영상만으로도 기분좋다.

아만을 주의 깊게 보면 일본이 보이는데, 에이드리언 제카가 일찍이 교토에 머물면서 전통료칸에서 영향을 받았다 스스로 밝힌바가 있다고 한다.

'아만파윤' 둘러보기

<디자인의 디자인>에서 소개한 '천공의 숲'에 이미 보고 놀란터라, 중국만이 가진 문화를 잘 보여주는 하라켄야가 이야기하는 아시아식 리조트의 또 하나의 멋진 레퍼런스라고 생각된다.


"테크놀로지는 자연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화할수록 자연과 친화되어 그 경계가 모호해진다. 어디까지가 자연이고 어디까지가 인위인지 알 수 없는 융합을 궁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의 선물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건축을 생각해야 하는데, 이것은 건축가로서 구미가 당기는 과제일 것이다."


서양식 리조트의 한계를 아시아문화에서 가능성을 민감하게 읽어낸 아만을 보며, 그 가능성을 내부든 외부이든 소통케하는 건 단절이 아닌 자연스러운 연결이라는 관점에서 테크놀로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해진다는 코멘트는 무릎을 치게 만드는 통찰이다.


자연이 주는 것을 기다린다.

가고시마의 ‘가조엔’과 ‘천공의 숲’


앞에서도 잠깐 이름을 언급했지만, '천공의 숲'의 오너는 온천계에서도 꽤나 독특하고 유별나기로 정평이난 인물 '다지마 타데오'. 가조엔이라는 료칸의 주인이다. 이곳은 10채정도의 독채로 초가지붕에 학이 뛰노는 음식 또한 키운재료로 인공은 전혀없는 천연물의 힘이 용솟음치는 곳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서구의 가치인 '부유함'과는 달리 일본은 '가치있는 풍요로움'을 포착하는 것입니다." 풍요로움은 자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지.


'가조엔' 료칸 둘러보기

다지마 타데오의 새로운 프로젝트 '천공의 숲'. 일단 과정부터 파격적이다. 15만평이 넘는 대나무 숲을 사서 7년동안 땅을 일구고 단 5채의 숙소를 지었다.

'천공의 숲' 료칸 둘러보기


"여관 경영이 아니라 삼림 경영이다. 인공적인 것을 거절하고 자연의 리듬 속에서 시간이 흐르는 장소를 경영하고 싶은 것이다. 공들여 무엇인가를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기져다주는 것을기다린다. 아마도 머지않아 아담과 이브 같은 기분으로 지낼수 있는 장소가 출현해 세상에 지금까지 존재하는 '리조트'라는 개념이 이 삼림 공간으로 부서질 것이다."


1박에 200만원 남짓(얼마전 매거진B에 소개된 아만리조트의 고급료칸 '호시노야 도쿄'는 1박에 100만원 정도) 일본에서 제일 비싼 호텔로, 세력되고 고급스러운 료칸이라기보다 순수하게 자연과 닿아 있는 숲 속 혼자만의 공간이다.


평당 효율이 우선시 되는 바쁜 도시의 삶 속 이런 공간은 어쩌면 천국이 이런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히라켄야는 가끔 이곳에서 휴식차 머문다고. <내일의 디자인>에서 그가 제안한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시아식 리조트'의 영감을 이곳에서 받지않았을까 슬쩍 생각해본다.

<허영만의 맛있게 잘쉬었습니다> 속 다지마 다테오 사장의 깜짝  초대로 '천공의숲'에 머물렀던 이야기.

세계의 눈으로 일본의 좋은 품질을 되살린다. 나가노현 작은마을의 ‘오부세도’


오부세는 맛있는 밤과 우끼요에의 거장 호쿠사이가 말년을 보낸것으로(3년동안 1,000장의 그림을 남김)  유명한 곳으로 에도시대의 문화가 잘보존 된 작은마을이다. 


오부세로 끌어당기는 매력자석 '마쓰이치 이치무라 양조장'

오부세도 마쓰이치 이치무라 양조장Masuichi-Ichimura은 18세기 중반에 창업한 전통양조장으로,  서양인 최초로 사케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한 사라 마리 커밍스Sarah Marie Cummings는 이 시설을 개조해서 고품질의 양조장을 개발하여 레스토랑과 게스트 하우스를 열고 문화 행사를 주최하며 전통 사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활성화 시켰다. 비슷한 모습의 도시보다 시골동네는 그만의 특징이 잘 보존되어 있어 선택했다는 배경을 말하며, 이곳은 그녀의 일본문화에 대한 사랑과 장인정신에 대한 존경심이 하나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주쿠 파크하얏트를 설계한 유명 건축가 존 모포드 john morford에게 의뢰를 위해 홍콩으로 간다. 존 모포드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제자이자 미국 건축가로 그 역시 아시아 문화에 심취해 홍콩에 사무소를 열었고, 이 두 미국인은 역사와 전통의 양조장을 일본 문화의 문맥속에서 깊이있고 엄격하게 재해석한다.


모노클 매거진에 소개된 전통을 살린 개방형 주방 이미지
좌측이 핫킨이라는 사케병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인연으로 하라켄야는 이곳의 간판과 포렴, 과거 오크통 양조방식을 복원한  ‘핫킨(白金)’사케병 패키지 디자인에 참여했다고 한다. 온 세계를 담을 수 있는 거울이라는 의미로 디자인만큼이나 아름다운 뜻을 가졌다.


휴식이 있는 라이브러리


머무를 수 있는 료칸도 함께 있는데, 24시간 운영하는 에도시대 창고를 개조한 라이브러리 소개를 하며 이곳에서 천천히 책을 읽기를 권한다는 코멘트가 인상적이다.


호텔이라는 쉼休은 독서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책공간을 기획하면서 내가 호텔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호텔에서의 독서나 작업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그만큼 장식적 요소보다도 정말 호텔의 역사, 관련인물, 컨셉을 소개하거나 주력하고 싶은 서비스 옆에 관련 도서를 함께 큐레이션하거나 지역을 소개하는 하나의 카다로그처럼 잘 분류해서 진열하면 또 다른 프리미엄 서비스로 공간은 더욱 근사해진다. 아직 우리네 호텔은 장식적 요소의 디피거나 맥락없는 디자인 도서에 머무는것이 아쉽지만. 요즘 호텔이 라이프스타일로 들어온만큼 앞으로 기대해본다.



커뮤니티의 장場이되는 프로젝트 디자인


오부세는 1976년 호쿠사이 기념관을 건립하고 1982년 타카이 코잔 기념관 건립을 계기로 지역만들기에 차근차근 착수하여 지금의 관광명소 자리매김했는데, 조만간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 사례들을 소개할 때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지루하고 조용한 도시에 실망했다는 평도 보이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곳은 앞의 명소들 외에 아름다운 마을 경관을 만드는 '오픈 가든'을 진행하고 있는데, 말그대로 개인의 정원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함께 즐기며 그야말로 지역을 더욱 세심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동선을 장악하는 멋진 프로젝트라고 본다. 150세대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고 하는데, 활성화에 있어서 정부기관의 지속적 지원이 중요함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날로그라서 더, 미래형 도서관 _ 마치토쇼테라소

이곳 말고 더 인상적이 공간은 마치토쇼테라소라는  TERRASOW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오부세 공립 도서관이 있다. "테라소"는 "TERRA"는 라틴어로 지구 대지의 뜻하고 "SOW"는 씨를 뿌리라는 의미의 합성어인데, 작은마을의 도서관치곤 이력이 화려하다.

2011년 Library of the Year 선정(IRI), 2013년도 트립어드바이저 선정 ' 일생에 한 번은 가고 싶은 세계의 도서관으로도 선정, 현재는 세계 6위로 선정된 가장아름다운 도서관이라고 한다. 이곳은 주민들이 원하는 도서관을 목적으로 관주도가 아닌 처음부터 주민들의 의견과 니즈가 모여 만들어진 도서관이다. 관장도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는데, 초대 관장인 유이치로 하나이는 텔레비젼 디렉터였던 시절 사라 마리 커밍스를 취재하러왔다가 오부세 지역의 매력에 빠져 정착한 케이스라고. 열정은 자석처럼 좋은 에너지를 끌어당기는 장이 됨을 느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 리노베이션은 166명의 제안중 건축가 STUDIO NASCA가 최종 선정되었다고 한다.

'서점이 없는 작은 마을 카페나 상점을 도서관으로 만들자'라는 의미의 '온 마을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 흥미로운 지역임을 말해주는 것 같다. 홈페이지속엔 각 카페와 상점마다 그들이 소장하고 있는 책으로 큐레이션한 도서관을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몇장 서치해본다.

서점MD시절 스트리트 한곳을 지역축제 이벤트로 이렇게 만들어보려고 제안했는데, 실행이 쉽지 않아 좌절되었던 경험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책이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여유'가 가장 중요한데, 핫플레이스길이어서 유동인구도 많았고 손님상대하기도 빠듯했던 가게들에 제안은 애시당초 진행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책의 공간은 어떠해야 한다는 어렴풋 정의가 내려지며, 호텔같은 여유와 휴식의 고요의 공간이 책과 어울림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오부세 문화관광 협회 공식 사이트



EMPTINESS 아무것도 없는 것의 의미를 파고든다. ‘무카유’와 '무지호텔'


호텔 '무카유'는 '무카유의 고향'이란 장자의 사상인 아무것도 없는 것, 무위無爲를 뜻한다고 한다. 건축가 다케야마 세이의 작품으로 한가득 자연이 흘러넘치는 정원을 텅빈공간의 되는 방안은 한껏 받아들인다. 그 곳이 바로 무카유다.


이시카와현 야마시로 온천 료칸, 무카유

무카유 료칸

그야말로 EMPTINESS가 구현된 곳. 이는 사물의 디자인이 아닌 감성을 디자인하는 하라켄야를 관통하는 사상이다. 무인양품의 커뮤니케이션 컨셉이기도 하다. 그가 말하는 빈 공간은 '부재'가 아닌 '가능성을 지닌 창조적 감수성'이 자리하기에 우리는 열광하고 기대한다. 주인 부부는 의미없는 공허가 아닌, 이유있는 텅빈 공간의 질에 신경을 쓴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가치라고 해도 그것을 힘으로 작용시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곳은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한 강연회에서 무지호텔을 소개하면서 비즈니스 호텔이 아님을 단호하게 말한다. 무지를 담고 경험하는 공간이라고. 무지의 상품들이 공간 쓰임에 맞게 큐레이션된 브랜드 호텔이다.


"일본의 그 호텔 가보았어요?"하며 전 세계에 회자될 만한 호텔의 출현이 기다려 진다"


하라켄야의 글 속에서 왠지 그가 직접 만들것 같은 묘한 기대감이 든다. 1호점을 일본이 아닌 첨단의 기술의 장이 되고 있는 중국의 선전을 시작으로 베이징점이 오픈을 앞두고 있는걸 보면, 혹시 시작이 무지호텔이 아닐지.



"미래의 비전을 마련하는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흥행'을 계획한다는 발상은 이제 그만 버리는 편이 좋다. '마을 부흥'같은 단어가 한때 유행했던 적이 있지만 그렇게 해서 '부흥된'마을은 무참하다. 마을은 부흥시키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 매력은 오로지 풍경과 정감에 달려있다.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요와 성숙에 진심으로 어울려 그것이 성취된 뒤에도 '홍보'등에 연연하지 않고 깊은 숲이나 더운 김 저편에 몰래 숨겨 놓으면 된다. 뛰어난 것은 반드시 발견된다. 풍경이나 정감이란 그러한 힘이고 그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커다란 자원이 될것이다."


일본에선 2003년에 출간되었고 2007년에 한국어로 번역 되었고 2017년 10주년 기념판이 나온 놀랍게도 지금도 유효한 아니 아직 미래의 이야기 같은 <디자인의 디자인>에서 오늘도 또 배운다.



※ <편집책장살롱>의 워크샵 내용 중 일부를 편집해 작성한 글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부탁드립니다.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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