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취준생과 마케터 사이, 나만의 페르소나 설정법

by 이그니스

"지금 뭐 하시는 분이세요?"


전역 후 가장 많이 들었지만, 여전히 대답하기 곤혹스러운 질문이다. 기업의 선택을 기다리는 '취업 준비생'이라고 하기엔 내 안의 야성이 너무 컸고, 그렇다고 당당히 '마케터'라고 명함을 내밀기엔 아직 증명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나는 그 모호한 경계선 위에서 나만의 페르소나(Persona)를 설계하기로 했다.



페르소나: 가면이 아닌 '강점의 집약'

흔히 페르소나를 '가면'이라고 생각하지만, 퍼스널 브랜딩에서의 페르소나는 나의 수많은 모습 중 시장이 원하는 가치를 극대화해 보여주는 '안경'에 가깝다.

취준생의 페르소나가 '선택받기 위해 나를 맞추는 것'이라면, 마케터의 페르소나는 '내가 누구인지 정의하고 시장을 설득하는 것'이다. 나는 단순히 이력서의 빈칸을 채우는 대신, 내가 가진 서로 다른 파편들을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로 엮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점들을 연결하기 (Connecting the Dots)

나의 페르소나를 구성하는 재료는 크게 세 가지였다.

농구 코트의 야성: 아마무대 우승과 코칭 경험에서 얻은 승부 근성.


니체의 사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려는 태도.


데이터의 냉철함: 시장의 흐름을 읽고 숫자로 증명하려는 마케터의 눈.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요소들이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용광로 안에서 섞이자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야성적으로 실행하는 마케터]라는 독보적인 페르소나가 탄생했다. 나는 단순히 "마케팅을 잘합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코트 위에서의 승리 방정식을 비즈니스 데이터에 이식합니다"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약점을 서사로 바꾸는 법

20대 중반, 전역 직후라는 상태는 누군가에게는 '경력 없음'이라는 약점이겠지만, 내 페르소나 안에서는 '가장 신선한 시각을 가진 야생의 마케터'라는 강력한 서사가 된다.


페르소나를 설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핍'을 '차별화'로 치환하는 것이다. 완벽한 전문가의 모습보다는,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치열하게 실험하고 그 과정을 공유하는 '러닝 머신(Learning Machine)'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때 대중은 더 열광한다.



당신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길 원하는가

브랜딩은 결국 타인의 머릿속에 나라는 사람의 '이미지'를 심는 작업이다. 내가 나를 취준생으로 정의하면 세상은 나를 평가의 대상으로 보지만, 내가 나를 마케터로 정의하고 그에 걸맞은 페르소나로 움직이면 세상은 나를 파트너로 대우하기 시작한다.


나는 오늘 이 글을 쓰며 다시 한번 내 페르소나를 점검한다. 나는 단순히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가 아니다. 나는 나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데이터로 가치를 증명해내는 독립적인 브랜드다. 당신의 페르소나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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