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아이

by anaud

너는 어떤 아이가 되었는가?

너는 참 감정에 솔직한 아이였다.

모든 실패가 억울하고, 이별이 아쉽고, 새로운 건 반가운 그런 아이였다.

웃으라 하면 웃고, 울라 하면 우는 그런 아이였다.

너는 성실했다. 그런데 '잘' 하는 법은 몰랐다.

하는 것마다 결실이 맺어지지 않아서, 제 노력을 믿지 못했다.

너는 그럼에도 자신을 사랑했고, 사랑하고 싶었다.

너는 사랑을 하기에 너무 불완전했지만, 불완전했기에 쉽게 사랑에 빠졌다.

사랑이라도 결실을 맺고 싶었다.

그런데 사랑도 잘 되지 않았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를 좋아했다. '좋다'고만했다.

너는 어디에서도 평균치를 넘을 수 없는 제 능력을 한탄했다.

방황을 많이 했다.

사랑도, 꿈도, 노력도. 잘 '맞는다'는 게 당최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사랑에서의 방황은 솔직한 너에게 특히 고역이었다.

관계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너는 맞지 않는 족족 넘어졌다.

한 번 넘어지고 나면, 너는 꿈과 노력도 잡고 있기 힘들었더랬다.

그래서 애초부터 그 자리에 앉지 않기를 택했다.

사랑을 포기했다.

너는 점점 솔직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갔다.

너에게 중요한 건 '이 사람이 얼마나 좋으냐' 보다 '이 사람과 내가 얼마나 가능성이 있느냐'가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힘을 잃기 마련이니까. 너는 보이지 않는 사랑보다 보이는 '가능성'을 택했다.

너는 더 이상 넘어지지 않았다.

첫눈에 반하는 일은 없었다.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

좋아함과 사랑의 경계가 흐려졌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다.

사실 너는 안다.

네가 배워야 했던 건 '사랑하지 않는 법'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빨리 일어나는 법'이라는 것을.

너는 솔직함을 버리고 두려움을 얻었다는 것을.

성인인 된 너는 사실 여전히 아이였다.

어디를 가나 '어른'소리를 듣는 너는, 사실 어른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너에게 다시 뻔한 질문을 던진다.

너는 어떤 아이가 되었는가.

너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