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대물림을 할 뻔했던 이런 엄마.
나는 나의 부모로부터 충분한 안정감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성장했다. 나의 부모는 "세상살이 쉽지 않으니 금방 죽고 싶다"는 말을 너무 쉽게 아무 때나 했다. 그리고 "너희들은 내가 싫지? 그렇겠지?"라고 말하며 부정적인 방법으로 자식의 사랑을 확인하려 들곤 했었다.
상담사: "나의 부모에게 부당함을 당했다면 그건 부모가 나에게 잘못했었다는 걸 인정해야 해요"
나: 부모님 역시 충분히 힘들었고 여건에 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상담사: 부모님은 선택한 거예요. 같은 상황이어도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는 거예요. 부모님을 원망하기 싫어서 너무 쉽게 합리화해버리면 무의식 속에 "나도 힘들면 그렇게 행동해도 된다"는 생각이 자라게 되는 거예요.
내가 다르게 선택하려면 부모의 잘못된 선택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나의 부모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게다가 내 아이도 나와 다르게 살 수 있다.
하루는 아이를 동반하여 상담을 가기로 했다. 아이와 나의 상호작용을 한번 보자는 거였다.
그날 상담사는 아주 중요한 지적을 한 가지 했다.
아이에게 죄책감으로 가득한 엄마의 모습을 보이지 말라는 거였다.
나는 아이가 듣는 앞에서 "아이에게 잘못한 적이 있다"라는 말을 자주 했고, 계속해서 아이에게 미안해했다.
상담사에게 지적을 받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내 엄마가 나에게 항상 했던 말. "미안해."
난 항상 엄마에게 불만이 가득하거나 만족감이 없었다.
그때는 그 불쾌한 기분이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상담사의 말 한마디에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엄마를 함부로 대할 수 있었던 건 엄마가 실제로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엄마가 나에게 미안해했기 때문이었다.
내 속에 무의식이 자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나에게 잘못한 사람"
나의 엄마... 그 모습을 나도 그대로 하고 있었다.
선택은 나의 몫이다.
나는 내 부모와 다르게 살 수 있다.
내 아이도 나와 다르게 살 수 있다.
지금 당장 변할 수 있다. 맘먹는 순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