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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안테스 Jun 24. 2022

깻잎 논쟁, 새우 논쟁

연인과의 관계

관계, 찬란하고도 슬픈.

처음에 이게 논쟁거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지나가고 말 거라고 생각했던 이 주제가,

요즘같이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변화고,

휘발성이 강한 세상에서

아직까지도 이 얘기를 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름 심오한 주제다.

이 논쟁은 '관계'에 대한 주제고,

동시에 '소통'에 대한 주제다.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은

깻잎, 새우 모두 안된다고 한다.

깻잎은 안되고, 새우는 힘드니 된다고 한다.

둘 다 상관없다고 한다.


정답이 없다는 것에서

나름 심오하고 철학적이다.

선악의 구분은 모호해도,

염치와 양심은 나름 삶을 살아가는 이정표가 된다.


스스로 부끄럽다고 느끼는 행동만 피하고 살아도,

세상은 지금보다 아름답다.


정답이 없는 문제니,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로 바라보자.


첫 번째 기준은 우선순위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좋아할지, 싫어할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면

'굳이' 하지 않으면 된다.

어떤 모임이든,

내 여자 친구와, 아내가 있는 자리라면,

나에게 우선순위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가만히 있다가, 여자 친구가 떼주라면 떼주고

새우를 까주라면 까줘라.

여자 친구가 없는 모임에서

당신 몸에 밴 매너를 억제하라는 것이 아니다.

논쟁이 있다는 것은 과할 수도 있고, 친절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당신의 매너와 친절은 문제 될 것이 없다.

직장 회식이면 그 자리의 보스가,

친구 모임이면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우선순위다.


두 번째 기준은 '신뢰'다.

얼마만큼의 신뢰를 쌓아왔느냐가 중요하다.

당신은 평소에 깻잎을 떼주고, 새우를 까주는 사람이었는가?

어떤 사람의 행동과 말에 일관성이 반복되면,

이는 신뢰가 된다.


평소에 여자 친구와 가족에게

새우를 까주고, 깻잎을 떼주고

주변 사람들을 두루두루 챙기는 친절한 사람이었으면,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해'를 할 수도 있다.


그러지 않던 사람이,

그런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없던 사람이,

심지어 나한테도 잘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해서,

사랑하는 사람의 친구니까,

'갑자기' , '굳이' 챙긴다?


그러면 여자 친구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겠지.

'친절'을 가장한 '호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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