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
"누구세요"라고
당신께서 말한 날.
내 세상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어느 순간
어떤 최악의 순간에도
언제나 나의 울타리가 되어줄 거라
착각했나 봅니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다시 어려진다는 말인가 봅니다.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니고
잠시라도 안 보이면
두리번거리며 찾고
불안해하는 것이
어린 시절 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내가 그럴 때마다
괜찮아 괜찮아
엄마 여깄잖아
엄마 어디 안가
천하에 둘 도 없는
내 새끼 두고
어딜 가겠어하시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내가 그럴 때마다
당신께서는
그렇게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이셨는데,
당신께 나는 어떤 얼굴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