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예민해서 죄송합니다

by 안다훈



예민하다는 거 압니다. 알아요. 숱하게 들었거든요. 이게 뭐 자랑이겠습니까. 달고 다니지만 키 링처럼 뗄 수도 없고 걸리적거립니다. 이런 나를 이해 못 해도 이해합니다. 나도 나를 이해 못 하거든요. 이제는 이해를 포기했습니다. '어쩌라고'와 함께 삼키려고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안 보이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모난 곳을 두드려서 둥글게 둥글게 만들려 했는데 실은 날을 벼렸던 거죠.

생각에 생각을 더하면 버퍼링이 생깁니다. 적정선을 찾느라 고민하는 거지, 고장 난 게 아니에요. '내가 너무 과한가' '이 정도는 괜찮나'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여기나' '더 참아야 하나' '숨막힐까' '눈치를 보려나' '유난스럽게 비춰질까' '알면서 그러는 건가' '모르고 넘어갔으려나' '어떤 의도가 담겼나' '이러면 불편할까' '다 티가 나나' 나도 내가 시끄럽습니다.

무해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정해지고 싶은데 쉽지 않습니다. 예민한 것과 싸가지 없는 건 다른 거라던데 쉽지 않습니다. 내버린 채로 지내려 해도 다시금 노력하게 되니, 체념마저 쉽지 않습니다. 너는 생각이 많아 일찍 죽을 거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가열된 머릿속은 식지를 않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니 더 예민한 사람이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디멉니다.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에둘러 말하며 예민하다는 표현을 안 썼던 내가 우습습니다. 낙인 같다는 비유는 지겹고요. 아닌 척한다고 아닌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알죠. 알긴 아는데.... 나는 내가 이상하고 다른 사람도 내가 이상한데 그 이상함이 반복됩니다. 그게 나를 힘들게 하고 가족을 힘들게 하고 가까운 사람을 힘들게 하네요. 마음에도 쿠션을 채울 수 있을까요. 어찌 됐든 예민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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