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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다미로 Oct 18. 2022

[독후감 공유] 39. 나는 말하듯이 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글쓰기

< 책 정보 >  

    책제목 : 나는 말하듯이 쓴다  

    저자 : 강원국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출간 : 2020.06.18.  


< 독후감 내용 >

제목 : 4차 산업혁명 시대 글쓰기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2016년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패배하면서 바둑 업계가 인공지능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2022년 미술대회에서 AI가 그린 그림이 1등을 하면서 그림 업계마저 인공지능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두 사건에 대해 생각해본 다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쓰기는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자. 여기서 글쓰기는 논리적 글쓰기를 의미한다.(문학적 글쓰기는 경험이 없어서 생각할 수 없었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 있기 전까지 바둑은 분명 인간의 영역이었다.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 때문에 컴퓨터가 이를 계산하고 실시간으로 바둑을 두는 것은 머나먼 미래라고 생각했다. 반면 인간은 복잡한 계산에서도 직관을 이용하여 바둑을 둘 수 있었다. 바둑은 너무 복잡한 계산 덕분에 계산력보다 직관력이 유리할 수 있던 대표적인 게임이었던 것이다.

 인공지능은 직관의 부재를 뛰어난 계산력으로 초월해버렸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컴퓨터의 계산 시간이 점점 단축되었다. 더 나아가 딥러닝으로 인해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 결과 인공지능은 실시간으로 최고의 수를 계산하여 둘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바둑은 완전히 정복되어 인공지능의 영역이 되었다. 바둑뿐만 아니라 복잡한 계산이 필요해서 계산력보다 직관력이 뛰어날 수 있었던 모든 분야가 인공지능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그래도 미술 같이 감정을 표현하는 영역은 인간만의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3일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가 주최한 미술 강연 대회에서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 영역마저 위태롭게 보인다. 나는 이 사실을 듣고 깊은 고민을 해보았다. 특히 두 가지에 주목했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의 수준이었다. 2016년 바둑대결에서 사용된 알파고는 구글이 엄청난 자본과 기술력으로 만든 당시 최고의 인공지능이었다. 그러나 이번 미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림을 그린 인공지능 ‘미드저니’는 소규모 팀에서 만들었다. 현재 인공지능 업계 1등이 구글이라는 것과 미드저니에 투입된 인력과 자본 등을 고려해보면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은 아닐 것이다. 나는 미드저니를 과감하게 평범한 인공지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자체가 대중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인공지능 미드저니는 미술 경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알파고라는 당시 최고 인공지능의 바둑 정복 이후 약 6년 만에 평범한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침략하는 것이다. 약 6년이라는 기간 동안 알파고는 은퇴했으며, 그보다 훨씬 뛰어난 인공지능이 많이 생겼다. 그 수많은 인공지능 중 하나가 미드저니이다. 그렇다면 현재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은 어떤 수준일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두 번째는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그림의 이름은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다. 시간이 있다면 인터넷에 검색해서 직접 확인해보자. 그림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내가 보아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훌륭한 그림은 미드저니 인공지능에게 텍스트를 입력해서 단 몇 초 만에 만들어진 것이다.

 텍스트를 입력한다. 그나마 이 부분은 인간이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바둑에서는 모든 것을 인공지능이 스스로하고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업계가 무너졌다. 반면 인공지능이 그리는 그림에서 텍스트를 입력하는 과정만큼은 인간이 직접하기 때문에, 아직 감정을 표현하는 영역 일부는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미드저니 인공지능은 인간이 글로 표현한 감정을 그림으로 변환시키는 도구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미드저니 같이 평범한 인공지능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개인도 인공지능을 도구처럼 생각하고 사용하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드저니는 대중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상용화가 되면 누구나 텍스트 입력만으로 수준급의 그림을 만들 수 있다. 알파고를 생각해보자. 알파고는 2016년 당시 구글의 고유재산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접근조차 불가능했으며, 구글이 선택한 사람만이 알파고와 바둑을 둘 수 있었다. 그러나 2022년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소비자 시장에서 가장 큰 상품이 될 것이다. 기업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인간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다.



 그럼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글쓰기는 인공지능에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이 글쓰기를 바둑처럼 완전히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림처럼 인간의 고유 영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영역은 빼앗길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 같다.

 현재 글쓰기 인공지능의 수준을 알아보자. 인공지능 글쓰기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라이팅젤’이라는 인공지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라이팅젤에 제목과 몇 가지의 소재를 입력하면 글이 만들어졌다. 이 방식은 이미 존재하는 글을 데이터화시킨다. 그리고 데이터베이스에 소재를 기반으로 검색하면 최대한 비슷한 글을 보여주는 방식처럼 보인다. 새로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글에서 자신이 원하는 글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찾아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MBTI별 연애편지 기능도 있었다. 그리고 MBTI별 연애편지 기능도 있었다. MBTI처럼 확실한 기준이 존재한다면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유리할 수 있다. 그 기준을 매개변수로 입력하고 딥러닝으로 학습시킨다면 인공지능도 글쓰기를 통한 창작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글쓰기에는 확실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현재 기술로 인공지능이 글을 쓰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머지 기능들 역시 글을 쓰기 위한 사전조사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도였지 인공지능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었다.

 글쓰기 인공지능을 그리기 인공지능과 비교하면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그림은 완성도는 기본이고 창의적이라는 느낌까지 받았다. 그러나 글은 창의력은커녕 완성도부터 부족했다. 그저 검색을 잘하거나 일관된 공식이 적용된 글을 쓰는 수준이었다. 내가 접근할 수 있는 글쓰기 인공지능 수준이 낮을 걸 수도 있지만, 나는 글쓰기 인공지능의 발전이 느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글보다 그림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글쓰기 인공지능보다 그리기 인공지능의 수요가 더 많다. 즉 돈이 안 된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 기업들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인공지능을 먼저 만들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시간문제이다. 글쓰기도 언젠가는 인공지능의 침략에게 침략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 글쓰기는 어떻게 될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먼저 침략한 분야를 통해 유추해볼 수는 있다. 현재 인공지능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투자이다. 인공지능은 투자의 세계에서도 인간의 영역을 많이 침략했다. 더 많이 침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투자 기업들이 많다. 그래서 투자를 통해 글쓰기에 대해 유추해보자.



 아직까지 투자는 인간의 영역이다. 현재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침략으로 퀀트 투자가 있다. 퀀트 투자는 투자하기 전 복잡한 계산과 매매까지 전부를 자동화시킨 전략이다. 이 전략은 실제로 초과수익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폭락과 함께 퀀트 투자 대부분이 무너졌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심리를 계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대표적인 천재 중 한 명인 아이작 뉴턴도 주식투자에서 실패한 후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투자 업계는 인간이 주도적으로 투자하면서 인공지능을 도구처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글쓰기도 이와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주도적으로 글을 쓰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더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다. 글은 생각과 감정의 복합체이고, 글쓰기는 그것을 설명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글쓰기 방법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문학적 글쓰기와 생각을 표현하는 논리적 글쓰기가 있다. 생각, 감정 둘 중 하나만 존재하는 글은 없다. 문학적 글에도 생각이 있으며, 논리적 글에도 감정이 있다. 다만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글쓰기에서 인공지능이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논리적 글쓰기이다. 투자에서 복잡한 계산은 인공지능이 더 잘했던 것처럼 글쓰기에서 논리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논리적 글쓰기는 기능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논리적으로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도 충분히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인간보다 더 잘 쓸 것이다.

 문제는 감정이다. 아무리 논리적인 글이라도 감정은 필수이다. 같은 논리를 가진 글이라도 어떤 감정을 전달하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좋은 글은 논리로 시작해서 감정을 자극하는 글이다. 그래서 글쓰기 자체가 바둑처럼 완전히 인공지능에서 정복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술에서 그리기 과정이 넘어간 것처럼 글쓰기에서 논리 과정은 인공지능의 영역으로 넘어갈 것이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글쓰기를 연습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글을 잘쓰고 싶다면 논리보다 감정 전달에 집중하면서 글을 써라. 왜냐하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글을 쓴다면 논리적 오류는 거의 없을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논리적으로 완벽하면서도 감정을 자극하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나한테서 그 시작이 바로 이 독후감이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이하 이 책)의 책 제목처럼 말하듯이 글을 썼다. 이전 독후감들은 논리에 집착했었다. 글의 구조는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에서 배운 OREO 형식으로 맞춰서 구상했다. 또한 주제에 벗어나는 내용은 최대한 줄이고 핵심을 반복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확실하게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독후감은 내가 말하고 싶은 순서대로 썼으며 주제를 반복하는 것에도 집중하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하면 독자들의 반응이 너무 궁금하다. 내 기준으로는 논리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독자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 글에 논리적 오류가 발견된다면 나는 다시 논리에 집착하면서 글을 쓸 생각이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이 논리적 글쓰기에 도움을 준다는 나의 주장도 가능성일 뿐이다. 확실한 것은 인공지능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글쓰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밖에 없다. 그러니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글쓰기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글쓰기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만약 나의 주장이 맞더라도 논리적 글쓰기는 반드시 익혀야 한다. 내가 할 줄 알면서 도움을 받는 것과 내가 할 줄 몰라서 도움을 받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전자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고 후자는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간과하면 절대로 좋은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감정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어긋난 문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그 문장을 논리적 오류라고 지적할 것이다. 그 상황에서 논리와 감정 중 어느 것을 중심으로 전달할지 선택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논리적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만이 제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이번 독후감은 확실히 이전 독후감들과 많이 다르다. 이런 도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 이 책 덕분이다. 과거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좋은 책이라는 느낌은 받았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 당시 나의 독서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독후감 공유를 진행하기 위해 다시 읽었을 때 이 사실을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

 분명 이 책은 논리적으로 완벽한 책이다. 책을 크게 보면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독서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논리적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그 호흡이 너무 길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으나 설명이나 예시 등이 너무 길었다고 느꼈다. 또한 주제에 벗어난 소재들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어떤 내용도 부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 강원국 작가님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 적혀 있는 통찰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정도의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쓴 책이라면 의도가 있을 것이다. 확실히 실수는 아니다. 논리적 호흡이 긴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며, 주제에 벗어난 소재 역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의도를 예상해보면 이 책을 읽을 독자의 한계는 정하지 않은 것 같다. 글쓰기 입문용도 아니고 그렇다고 글쓰기 전문가용도 아니었다. 어떤 사람이 읽어도 얻는 것이 있다. 아는 만큼 얻을 수 있는 책, 그런 책을 쓰려고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투자는 항상 변한다. 투자에서 평생 수익을 보장하는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는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글을 읽는 독자의 마음은 항상 변한다. 좋은 글이란 독자들이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글에는 공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투자와 글쓰기가 좋다. 평생 생각할 힘만 있다면 투자와 글쓰기를 병행하면서 스스로를 성장시킬 생각이다. 당신이 글쓰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끝.



< 세줄요약 >  

    바둑은 인공지능에게 정복당했으며, 미술에서 그리기 분야도 침략당하고 있다.  

    글쓰기 역시 인공지능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글쓰기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 논리를 맡기고, 인간은 감정 전달에 더욱 집중하자.  



< 글의 구조 >  

    1문단 : 바둑 정복  

    2문단 : 미술 중 그리기 침략  

    3문단 : 글쓰기의 현주소  

    4문단 : 글쓰기의 미래  

    5문단 : 논리보다 감정 전달에 집중하면서 글을 써라.  

    6문단 : 이번 독후감을 쓴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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