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사업은 매일매일의 매출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더더욱 단기적인 성과에 흔들리기 쉽다. 성수기에는 머릿속에 계산기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수익률을 계산한다. 방값을 올리고, 예약이 꽉 차면 ‘이번 달은 기록적인 수익이 나오겠구나’라는 기대감에 들뜨기도 한다. 누군가 “사업 잘 돼가?”, “한 달에 얼마나 벌어?”라고 묻는다면 가장 높은 매출을 말하게 되는 기준이 바로 성수기 매출이다. 하지만 비수기가 찾아오면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예약이 한동안 들어오지 않으면, “이게 맞나?”라는 불안이 엄습한다. 보통 예약이 두세 달 전에 미리 채워지는 식으로 운영을 해왔는데, 3주 동안 예약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던 적도 있다. 자꾸 달력을 보게 되고, 경쟁업체는 어떻게 하는지 보게 된다. 그때의 공허함과 두려움은 여전히 존재한다.
인테리어에 큰 비용을 투자했기 때문에 투자금 대비 얼마를 회수했는지가 전부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손익분기점을 넘길까만 따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유지한다는 것은 완벽하게 좋은 사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수익률에 지나치게 집착할수록 불안정해졌다.
숙소 운영은 단순히 매출과 비용의 계산으로 끝나지 않는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가’ 이게 핵심이다.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비수기나 정책변경과 같은 외부 변수에 무너지면 사업은 금세 흔들린다. 극단적인 예로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 외국인 게스트의 발길이 완전히 끊기자 수많은 숙소가 문을 닫아야만 했다. 단기간에 매출을 끌어올려 한탕 장사 하는 것보단, 비수기에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현금흐름이 끊겨 카드빚으로 메운다면, 겉보기 성과와는 달리 이미 지속가능성을 잃어버린 셈이다. 실제로 이렇게 한탕주의로 사업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지속가능한 숙소 운영에서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는 ‘청소 인력 관리’였다. 손발이 맞는 청소파트너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처음 외주 업체를 통해 고용했던 아줌마는 믿음직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벽 문제가 드러났다. 이불이 하나씩 없어지고, 린스 같은 소모품이 없어졌다. 심지어 웰컴 키트까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착각이라 생각했지만, 몇 차례 반복되자 확실히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전화해서 물건을 가져다 놓으라”라고 말해서 가져다 놓은 적도 있다.
비즈니스를 잘하는 사람들은 시스템, 사람이 핵심요소라고 한다. 나는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서 외주 인력과의 계약 방식을 바꾸었다. 그리고 체크리스트와 인증 절차를 도입했다. 비용은 두 배 정도 더 들었지만, 운영 안정성은 크게 높아졌다. 사람에만 의존하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대부분 비즈니스가 그렇듯 불경기땐 모두가 생존 모드로 돌입한다. 숙소 사업의 성패는 비수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핵심이다. 휴가철이나 연말 연초엔 예약이 폭주하지만, 뜨거운 여름시즌에는 방이 비는 경우가 많았다. 초창기에는 이 시기를 ‘운이 나쁘다’ 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수기야말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라는 걸 깨달았다.
우선 가격조정을 했다. 에어비엔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스마트 요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장기 숙박 할인을 도입했다. 7일, 14일 단위로 예약을 받으면 객단가는 낮아져도 수익이 보장될 수 있었다. 그날 방을 팔지 못하면 매출이 없기 때문에 한 팀이라도 적정 금액에 맞춰 받는 게 중요했다. 실제로 비수기에는 단기 여행객보다 장기로 체류하며 서울을 투어 하는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고, 이들을 타깃으로 하자 공실률이 크게 줄었다.
이어서 비수기엔 비용을 최적화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편의점에서 모든 걸 해결했다. 그러다 너무 많은 비용이 나가는 걸 확인했고, 당장 소모품 구매부터 개선하자는 다짐을 했다. 세제, 화장지, 웰컴키트 같은 품목은 싸게 구매하는 방법을 찾아 단가를 낮추었다. 발품을 팔아야 했지만 그래도 훨씬 좋았다. 단기 수익률은 언제든 변동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은 누적된 경험의 힘이다. 비용을 최적화하고, 비수기를 버틸 전략을 세우는 것 이것이 결합될 때 비로소 사업은 오래가는 것이다. 수익률은 순간의 성적표일 뿐이다. 진짜 성공은 ‘꾸준히 버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위기에도 꺾이지 않는 기반을 다지는 것. 이것이야 말로 내가 숙소 운영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