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 드림
여동생이 어지러 놓은 방을 아버지는 묵묵히 치우고 있었다.
빠진 이를 모르는 듯 활짝 웃어주는 할머니를 안아드렸다.
집은 낡고 바랬지만 어디에도 없는 온기를 머금고 있다.
여전했다.
“이거 못 보던 카메라네?”
테이블 위 못 보던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
“네 할아버지가 쓰던 카메라야.”
단단해 보이는 카메라 등 위로 먼지가 쌓여 있었다.
먼지를 털어낼 힘조차 없었는지 뽀얗게 먼지를 얹고 있는 카메라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닮아 있었다.
"가져가. 고치면 쓸만할 거야."
할아버지가 쓰던 카메라를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다.
그날은 아버지와 술을 마셨다. 마셔야만 할 것 같았다.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주시던 당신은 소주 두 병을 연신 비우더니
더 이상 할아버지를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았다.
나의 할아버지 이야기에서 당신의 아버지 이야기가 되는 순간이었다.
아버지를 안아드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