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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데리온 Dec 09. 2021

공부 잘하는 방법이 궁금하십니까 (2)

전반적인 공부 방법과 마음가짐

https://brunch.co.kr/@9a37aa48941f463/9

위의 글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방향 없는 노력은 무의미하다



나는 우리 사회가 노력이라는 가치를 과대평가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노력 없는 성취는 없다. '열심히 하는 것'은 분명 모든 성취의 필요조건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 하지만 노력 하나만이 성공을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는 결코 아니라고 본다. 성공한 기업가이자 자선 사업가인 타이 로페즈는 성공의 요인을 네 가지로 분류한다. 완벽주의, 체계성, 현명함, 그리고 근면함이다. 그는 열심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오직 성공의 2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음 문장은 충격적으로 들릴 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화를 낼 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 사회가 이토록 노력을 강조하는 이유가, 노력의 정도만이 유일하게 '모든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것' 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꼼꼼하지 못한 사람은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지기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 정확한 방법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많은 사람들은 현명하게 행동하는 법을 모른다. 심지어 무엇이 현명한 행위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하지만 노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노력의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렇듯 모든 사람이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가치가 노력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많이 강조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당신이 새로 생긴 집 근처 음식점을 찾아간다고 상상해 보아라. 그곳에 가기 위해 '일단 열심히 걷는' 것 만큼 멍청한 해결책도 없다. 일단 방향을 알아야 한다. 열심히 걷는다면 언젠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겠지만, 지구 한 바퀴를 돌아야 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올바른 방향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올바른 방향을 찾는 것은 곧 분석하는 사고를 의미한다. 내가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가장 큰 차원에서부터 쪼개 생각하는 것이다. 수능을 잘 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당신이 진정 수능을 잘 보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그것이 가능한지 생각해 보았어야 한다. 



"수능을 잘 보려면 국어 비문학도 매일매일 풀어야 하고, 영어 단어도 열심히 외워야 하고, 수학 기출문제 분석도 해야죠" 



같은 답변은 아무 쓰잘데기가 없다. 수능 고득점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문제를 맞출 수 있는 실력이다. 일단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고득점 얘기를 시작할 것 아닌가. 그것은 너무 당연하다. 둘째는 그 실력을 수능 당일에 발휘하는 것이다. 이것이 많은 학생들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많은 선생님들이나 강사들이 수능 날 원래 실력대로만 풀어도 대박이라는 얘기를 한다. 그만큼 당일 실력 발휘가 어렵다는 의미이다. 이 내용을 머릿속에 담았다면, 그걸 위한 노력도 해야 하는 것이다. 고3 학생들 대부분이 첫 번째 요소인 '자신의 실력 상승'을 위해서만 애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요소를 위한 노력은 거의 하지 않는다. 나는 수능 당일 매우 떨리다는 것을 알았기에, 고등학교 3학년때는 멘탈 트레이닝을 자주 했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기를 자주 쓰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설령 수능을 망쳐서 대학을 못 가더라도 내 삶이 끝나는 건 절대 아니라는 자기 암시를 스스로에게 항상 하곤 했다. 수능 시험 전날에는, 매 교시 시작 전 읽어볼 생각으로 나 자신에게 편지를 썼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수학 시작 전 읽어볼 것>

XX아, 이제 수학이네. 국어가 어려웠어도 멘탈 흔들리지 말자. 어차피 지나갔고, 바꿀 수는 없잖아. 시험 볼 땐 망한것 같아도 막상 까 보면 생각보다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경우는 흔해. 만약 평범한 난이도였다면 지금 느낌 그대로 침착하게 수학도 풀어나가면 돼. 수학은 대부분 쉽게 출제되고 21번이나 30번 문제만 난이도가 있으니, 나머지 문제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풀어낸 후에 30번을 천천히 고민해 보자. 



이렇게 멘탈을 단단하게 잡아 줄 편지를 매 교시 시작 전에 읽었다. 국어 시작 전에는 국어용 편지, 수학 전에는 수학용 편지, 사탐 전에는 사탐용 편지를 말이다. 아마 이런 여러가지 방법으로 멘탈 훈련을 했던 것이 내 실력을 그 떨리는 수능날 100%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믿고 있다. 


이 분석하는 사고의 과정은 더 세부적으로 이어진다. [수능 성공 = 기본적 실력 + 당일 발휘] 라는 하나의 분석을 마쳤으면, 이제 각 부분을 또 나누어 생각한다. 기본적 실력이란 [국어 + 영어 + 수학 + 사탐] 으로 나누어진다. 국어 영역은 또 [화작/언매 + 문학 + 비문학] 으로 나누어진다. 이렇게 계속 분석해 나가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먼저 찾은 후에, 열심히 달려나가는 것이다. 


더 확실한 이해를 위해 예시를 들어 보겠다. 당신이 [영어 독해 문제풀이 실력] 을 높이고 싶다고 해 보자. 영어 모의고사를 보면 듣기는 다 맞거나 하나 틀리는데 항상 독해에서 많이 틀려서 등급이 안 나오는 학생들이 있다. 영어독해 문제를 맞추기 위해 해야 할 작업은, 일단 기출문제집을 사서 냅다 푸는 것이 아니다. 독해 문제를 맞추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다시 나누어 생각해 보는 것이다.


1. 영어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능력

2. 번역한 문장을 바탕으로, 주제를 파악하는 등 글을 이해하는 능력

3. 글을 바탕으로 올바른 선택지를 찾는 능력 (결국 답을 찍어내는 능력)


1번이 부족하다면, 단어를 암기해야 한다. 구문을 익혀야 한다. 

2번이 부족하다면, 수능/모의고사에서 출제되는 글의 전개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3번이 부족하다면, 문제 유형별로 풀이 메커니즘을 배우고 몸에 익혀야 한다.


위와 같은 과정이 있어야 한다. 내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항상 쪼개 생각해 보라. 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기껏해야 수능/내신 과목에 대한 분석이므로, 심각하게 복잡하고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 파트의 요점은, 대충 해야 할 것 같은 것들을 냅다 생각없이 시작하지 말고, 무엇이 진정으로 요구되는지 분석하고 고민해본 후에 노력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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