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화해 그 결말은

강약약강

by green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하고 난 아침 9시. 아파트 안에서 언쟁이 있었다.


해도 해도 너무 하지 않은가? 남에게 기분 나쁜 행동과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누가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비슷한 행동을 하면 부들부들 떨면서 참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 처음부터 남에게도 그런 행동을 안 했어야지.


싫은 소리 들어도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서 4년을 한결같이 참고만 있었는데, 그날은 너무 화가 나서 지금까지 참아왔던 걸 쏟아내며 말했다.


내가 조용히 가만있을 때는 자기가 뭐라도 된 듯이 휘젓고 다니면서 잘난 체를 하고 사람을 무시하더니, 내가 갑자기 강하게 나오니까 사람이 180도 달라졌다.


그 사람이 그러는 거다.

" 00 엄마. 우리가 예전에는친하게 지내고 아이들도 놀이터에서 같이 놀고 잘 지냈는데, 우리가 왜 이렇게 된 거야? 이렇게 하는 행동이 중학생 같고 너무 유치하지 않아? 나는 00 엄마랑 정말 편하게 잘 지내고 싶어. 이제는 이렇게 지내지 말고 같이 만나서 아이들 학원 정보도 나누고 편하게 지내자.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언니로서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게. 편하게 잘 지내자."


모두 새빨간 거짓말 이었다.


그 사람은 언제나 그랬다. 위기의 상황에 처하면 거짓 화해를 먼저 말하고, 그 위기의 순간에서 자신의 너그러운 아량으로 모든 걸 용서하며 끝내겠다는 뉘앙스를 남겼다. 그렇지만 그때 그 순간만 그랬고, 그 다음부터는 그때 말한 자신의 행동과 말이 180도 달랐다.


위기의 순간이 지나면 다시 또 똑같은 행동을 하고, 그런 순간이 다시 찾아오면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이해심이 넓은 사람인 척 다시 또 거짓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이번에는 참았던 말들을 이야기 했다.


"00 엄마. 전에도 내가 자기를 무시했다면서 혼자 착각해서 전화하더니, 이번에는 스치며 눈이 마주쳤는데 뭘 쳐다보고 지나가냐는 황당한 말을 하네요. 엘리베이터에서도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면 안녕이라고 반말하더니, 친한 사이도 아니면서 나 지금 무시하는 거예요?"


"내가 00엄마한테 안녕이라고 인사하고 반말 하는 건 우리 동 엘리베이터에서 내가 00엄마랑 제일 친해서 그런 거야. "


또다시 시작된 거짓말. 말로는 제일 친하다고 하면서 그 동안의 행동은 모르는 사람인 척하고 다녔다. 모르는 사람인 척만 하는게 아니라 사람을 괴롭히고 다녔으면서, 위기의 순간에는 또다른 거짓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다.


같이 학원 정보를 공유하며 잘 지내자고 하더니, 아이들이 같은 학원에 다니게 되니 말도없이 먼저 학원을 다른 곳으로 옮긴것도 두번이나 된다.


화해의 손을 내미는 건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진심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고 서로의 잘못에 공감을 하면서 서로 손을 내미는 거다. '화해의 손을 먼저 내밀어 준다'하는 말이 억지스럽고 너무 자기중심적이다. 화해를 말하면서도 나는 너보다 우위에 있다는 걸 강조하는 걸로 느껴진다.


아침에 일어났던 한바탕 언젱은 그렇게 일단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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