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휴대폰

by 수키


- 사랑카드 충천 해도.


지역상품권 카드를 충전하러 오신 모양이다.

본인이 직접 휴대폰으로 해야 하는 일이지만

많은 어르신들은 '내 그런 거 할 줄 모린다' 하며 창구로 오신다.


- 휴대폰 한 번 줘 보이소.


폴더형 스마트폰이다.


- 엄~청 느리네요.

- 그래. 가가 좀 느리다.

- 이래 속 터져서 어떻게 쓰세요.

- 그냥 쓰는 기지 뭐.


마침내 휴대폰 화면이 넘어간다.


- 얼마나 충전할까요?

- 다 해도.


또 한참 만에 화면이 넘어간다.


- 다 됐습니다. 느려도 되긴 되네요.

- 그래. 느려도 다 되긴 된다.


느리면 느린 대로, 제 속도대로.

할아버지는 느릿느릿 그렇게 간다.


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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