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에서 영영 헤어졌다가도
다른 곳에서 우연히 우리 만나게 되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살아생전 미운 마음
툭하고 튀어나와
잠깐 찌푸린 표정 지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금새 배를 간지럽히는 기억들
가슴 한 켠에 몰래 모아뒀던
당신이 건네줬던 작은 다정들
조각조각 따스한 장면들이 아직까지도 움직여
미운 마음은 눈과 같아서
아주 차가워보이지만
따스하게 들여봐주는 시선 하나만으로도
금방 사르르 녹아 울음이 돼
하지만 끝까지 따스한 다정은
조각조각 모이면
내 몸을 넘어 내 주변의 이들도 따스하게 비추지
당신이 내게 남긴 다정들이
나를 영원히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었어
미운 마음 금새 사르르 녹고
빙그레 웃게 만들어
언젠가 영영 헤어진 줄 알았던 우리
다시 만나게 되면
그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