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땐 치트키를 써라

Ⅱ. 즐거움 찾기

by 앤드장
힘들 땐 당신만의 치트키를 써라


슬금슬금 기운이 빠진다.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이 눈을 뜨면 사라진다.

하늘을 날거나 복권에 맞거나 시원하게 똥을 누거나 부모님과 누이들을 만나거나 친구들을 만나거나 하는 일들...

모든 게 꿈이다.


일어나면 손이 굳고 몸이 굳어 있다. 날마다 달라서 어느 날은 더 심하다.

당연하게 생각하고 무시하려 해도 잘 안된다.


밤새 몸에 축척된 오물을 빼내고 다시 물을 보충한다.

그리곤, 손을 풀고 몸을 풀고 유산균을 복용하고 책상에 앉아 책을 보거나 이렇게 모니터를 마주한다.

약기운을 빌지 않은 1시간 남짓한 짧은 새벽시간, 소중하다. 굳이 마지막이라 생각지 않아도 나의 정신과 몸은 제법 괜찮다.

그래서 이 시간은 희망적이고 밝으며 정상적이다.


오늘 하루도

탁구를 치고, 돈 벌 궁리하고, 와이프와 아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못함에 미안한 마음에 움츠려 들겠지.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건,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위안을 얻고자 구직사이트를 뒤적이고...

그러다, 이 일은 내 몸과 상태론 버겁다는 생각에 접고 만다.

유튜브를 보고 쉽게 돈 버는 방법이 눈에 띄면 속물근성이 또 올라와 한참을 보고 있다.

그렇게 쉽게 낚인다. 나의 상태는.


하루 약기운에 따라 기분의 널뛰기를 반복하며 몸과 정신이 다운될 때는 생각과 동작을 잠시 멈춘다.

그러다 다시 올라갈 때 소통하고 무언가 하려고 애쓰지만...

또다시 이런 고민을 하는 걸 보면, 쉽지 않은가 보다.

기계가 아닌 인간이라서인가? 감정이 있고 살아있어서겠지...

같은 거 같지만, 하루하루 다른 일상과 생각들.


이렇게 지쳐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럴 땐 또 힘내기(즐겁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마지막인 것처럼" 생각하면 지칠 겨를이 없다.

고3인 아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밥상 차리기, 정성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환갑을 지난 아저씨와 함께 탁구를 치는 게 마지막 탁구라 생각하면 동작하나에 힘이 실리지 않을 수 없다.

아주머니들 틈에서 몸을 풀기 위해 하는 공원에서의 저녁 체조시간에도 사지를 자유롭게 흔드는 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남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팔다리를 열심히 흔들지 않을 수 없다.


내일은 내가 휠체어에 기대고 있을 수 있다.

상상이 아닌, 곧 다가올 사실 앞에서 오늘의 나는 정말 마지막일 수 있으므로 벼랑 끝에 선 것처럼 간절할 수 있다. "마지막일 수 있다."라는 게 실감이 난다.

이게 나의 치트키다.

"마지막인 것처럼"

그렇게 망가지는 나를 자극한다.


"당연한 것처럼"이 안되니, 이번엔 "마지막인 것처럼"이다.

그다음엔 무얼까?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고민거리.

잘 살아내기 위한 고민.


웃프고 씁쓸한 나의 꺾이지 않을 인생 이야기다.

이전 17화인생은 일장춘몽(一場春夢)이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