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5.0 어떻게 듣고 있나요?
요즘 다들 무슨 음악을 듣는지 알고 싶을 때, 뮤지션 죠지의 핫트랙
지난 2017년 ‘Boat’라는 싱글을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난 죠지는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대중을 사로 잡았다. 음악을 하는 동료들 역시 앞 다투어 죠지를 찾았다. 프라이머리, 기리보이, 서사무엘, 진보 등 ‘업계 실력자’들과 협업을 통해 서서히 그의 진가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앨범 작업과 공연 등으로 2019년을 빼곡하게 채운 대한민국 음악신의 신흥 강자 죠지는 멜론을 어떻게 듣고 있을까?
죠지의 음악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한다면요?
저는 솔직한 음악을 하는 죠지입니다.
죠지가 만들고 부르는 음악은 잘은 모르지만 ‘요즘 노래 같다’는 생각을 해요. 죠지가 생각하는 ‘요즘 음악의 느낌’이라는건 뭔가요?
사실 저는 엄청 옛날 음악들을 레퍼런스로 놓고 작업을 하거든요. 그래서 ‘요즘 노래 같다’는 말이 좀 아이러니하게 들리긴 해요. ‘Let’s go picnic’이란 곡도 바이닐 느낌을 최대한 만들고 싶어서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다운그레이드 한 소리들을 담았거든요. 기본적인 사운드는 빈티지하지만 멜로디는 또 그렇게 작업하진 않거든요. 이 두 가지가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느낌이 ‘요즘 노래’ 같은게 아닐까 싶어요.
음악을 하는 사람도 ‘오늘 어떤 음악을 듣지?’라는 고민을 하나요?
저는 일단 마음에 드는 곡 하나로 시작을 해서 파고 드는 편이에요. 멜론은 한 곡 틀어 놓으면 연관 곡들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더라고요. 쭉 듣다가 좋으면 계속 듣고 별로면 다음으로 넘겨요. 제 취향의 곡들이 나올때 까지요. 한 곡으로 시작해서 관련 플레이리스트를 훑어듣고 있어요. 그러다보면 생각하지 못한 노래를 발견할 때도 많아요.
아무래도 대중 음악을 만들다보니까 멜론이 제공하는 차트도 신경써서 볼 것 같아요.
물론 지금 사람들이 어떤 노래를 듣는지 궁금할 때면 멜론 실시간 차트를 훑어봐요. 그런데 그거 보다는 다양한 주제로 묶인 차트를 제공하는 핫트랙이 더 흥미롭더라고요. 멜론에서 많이 검색되어 감상한 곡들을 묶은 검색 인기곡 차트, 최근 일주일간 방송에서 많이 선곡된 곡을 묶은 방송 인기곡 차트가 재밌어요. 대중과 미디어의 다양한 트렌드를 볼 수 있어서요.
지금 작업실에도 멜론 화면이 켜져있네요?
매일 멜론을 켜서 새로 나온 음악들을 보고 있어요. 특히 국내 뮤지션들의 음원들이요. 다른 것 보다도 앨범 커버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일단 커버가 좋으면 클릭해서 들어봐요. 그렇게 들어보고 괜찮으면 인스타를 찾아서 연락해요, 같이 작업하자고.(웃음) 새로운 사람과 작업하는거를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국내 뮤지션들이 새로 낸 음원을 들어볼 수 있는 창구로는 멜론이 가장 좋은 거 같아요. 곡 작업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10월에 새 EP 앨범 <LEEEE>가 발매됐어요. 이번 앨범 작업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건 무엇이었나요? 이를테면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기 위한 실험이라던지, 가사에 어떤 메시지를 담아야겠다던지 하는거요.
사실 저는 뭔가를 만드는 데 있어서 철두철미한 스타일은 아니에요. 아예 처음부터 이런걸 보여줘야겠다고 기획까지 완벽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하면 결과가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때그때 기억날 때 마다 조금씩 작업한 걸 모아서 EP 앨범으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 타이틀 곡이 전 참 맘에 들어요. ‘족보의 몰락’이란 곡인데, 요즘 세대는 사촌이나 오촌을 1년에 한두번 보다 보니까 너무 어색하고 할 말이 없어지잖아요. 그런 내용을 무겁지 않게 담았어요.
올해 공연을 굉장히 많이 했죠?
다 좋았어요. 특히 음악 페스티벌에서는 관객들 호응도 좋고 음향도 좋고 기억에 많이 남아요. 앨범 발매에 맞춰서 <LEEEE>라는 제목의 단독 공연도 했어요. 제 원래 성이 이씨고, 활동명인 ‘죠지’에서 E 두 개를 더 따와서 타이틀을 정했죠. 제가 원래 열심히 사는 사람이 아닌데, 올해 참 바빴어요. 이제 12월부터는 쉬려고요. 멜론으로 음악 들으면서요.
내 취향의 음악을 편하게 듣고 싶을 때, 아티스트 김영진의 위클리픽
김영진을 자신을 ‘화가’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현대의 ‘화가’는 우리의 예상을 넘어선 꽤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캔버스를 벗어나 카메라나 신발 위에 무심하게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반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은 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샤이니 태민의 <move> 앨범 커버 작업에 참여하는 등 한계가 없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망원동 그의 작업실에는 날마다 다른 플레이리스트가 배달된다, 멜론으로부터.
김영진은 누구인가요?
화가입니다. 서양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작업실에 놓인 반스 운동화가 반갑네요. 반스와의 협업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가장 최근의 작업은 뭔가요?
최근엔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어보고 있어요. 이전까지 좀 더 쉽게 눈으로 담을 수 있는 가시적인 형태의 작업을 했다면, 그에 비해 좀 더 자유로운 추상들이에요.
일상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집에서 혼자 작업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음악을 틀어두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 작업실엔 항상 음악이 흐르고 있어요.
어떤 음악을 듣는 지에 따라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네, 그림마다 어울리는 음악들이 있어요. 그림이 완성되어지는 과정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해야 더 맞겠네요. 하나의 작업에 오랜 시간 몰두해야하는 경우엔 완성되는 동안 한 곡의 노래만 반복해서 듣기도 해요. 지금처럼 한 시리즈의 여러 작업을 하는 경우엔 비슷한 느낌의 앨범들을 묶어서 듣기도 하고 작업의 방향성을 쉬이 정하지 못하는 경우엔 장르의 구분없이 음악을 틀어놓기도 하고요. 작업의 흐름을 만들어가는데 많은 영향을 주죠. 멜론의 ‘위클리 PICK’이 음악 듣는데 도움을 주고 있어요. 어느 특정 곡을 반복해서 듣거나, 특정 아티스트의 곡을 계속 틀어두면 이 정보를 기반으로 제 취향의 곡들을 묶어서 월요일 마다 보내주거든요.
하루 중 가장 음악이 필요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보통 요일 구분없이 하루 일과를 일정하게 보내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운동을 할 때가 가장 음악이 필요하더라 고요. 지금 듣는 플레이리스트는 1년 넘게 듣고 있는데 하나의 루틴이 됐어요. 호흡이 음악에 맞춰 자연스레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운동을 이전보다 더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반대로 뭔가 듣고 싶은데 뭘 들어야할 지 모를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멜론의 데일리 PICK이 이럴 때 유용하더라고요. 요즘에 제가 라파엘 사딕과 본 이베어를 자주 듣고 있는데 이런 곡들과 비슷한 느낌의 곡들을 묶어서 추천해주거든요. 내가 요새 주로 이런 음악을 듣고 있구나 새삼 생각하게 돼요. 정말 뭘 들어야할지 모르겠다면, 본 이베어의 새 앨범 <i,i>를 추천하고 싶어요. 본인들 스스로 이번 앨범을 ‘가을’ 이라고 부른 것 처럼 요즘같은 날씨에 듣기 좋아요. 좀 더 바람이 차가워진 늦가을 날씨와도 잘 어울리고요.
아티스트를 더 파고들고 싶을 때, 비슬라 매거진 권혁인, 최장민
서브 컬쳐를 사랑하는 이들의 성지와도 같은 비슬라 매거진은 음악, 패션, 아트 모두를 아우르는 콘텐츠 채널이다. 힙합 믹스테이프를 주고 받던 초등학교 동창 권혁인, 최장민이 2013년, 디지털 매거진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이제 7년차에 접어든 비슬라매거진은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재조명하고, 무늬만 ‘힙’이 아니라 진짜배기 멋쟁이들을 발굴하는 역할을 자처해왔다.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작업은 음악 분야에도 예외는 없다. 권혁인, 최장민은 멜론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음악과 어느 정도 상관 관계가 있나요?
최장민: 비슬라는 음악 콘텐츠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권혁인: 물론 음악만 다루는 건 아니죠. 하지만 사실 우리가 비슬라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음악이에요. 둘 다 어려서 부터 음악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우리 인생에 아주 큰 요소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죠.
언제 멜론으로 음악을 듣나요?
최장민: 제가 좋아하는 국내 뮤지션들의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멜론을 켜요. 국내 뮤지션들의 음원 아카이빙은 멜론만한 데가 없잖아요. 또한 가끔 사무실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싶을 때도 멜론의 실시간 차트를 틀어놓기도 해요. 멜론의 실시간 차트가 한국 가요의 지표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잖아요.
권혁인: 스트리밍 서비스도 좋지만, 멜론에서 보유하고 있는 국내 뮤지션들의 무손실 음원은 진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음질의 음원으로 노래를 듣고 싶을 때도 멜론을 켜게 되죠.
멜론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게 될 때도 있나요?
권혁인: 그게 사실은 음악을 듣는 재미죠. 저는 이미 어느 정도 음악적인 취향이 생긴 상태에요. 그래서 좋아하는 레이블이나 아티스트의 카테고리가 있어요. 거기서 조금씩 더 파생시켜 나가면서 모르는 뮤지션들을 찾아 듣는 게 큰 재미에요. 멜론에는 한국 뮤지션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음반까지 잘 정리되어 있어서 한국 노래를 손쉽게 찾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멜론을 쓰게 되는 이유는 뭔가요?
최장민: 저희는 20대의 대부분 시간을 멜론과 함께 보냈어요. 그 당시에는 멜론 외에 다른 음악앱을 쓸 생각조차 안 했던 거 같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멜론을 떠올리고 계속 쓰고 있는데요. 다른 음악앱들은 ‘단순 명료함’을 내세운다면 멜론은 콘텐츠가 굉장히 풍부한 느낌이에요. 또 다른 앱에 비해 멜론은 사용자들의 편의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음악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달까요.
권혁인: 저도 비슷하게 ‘콘텐츠’를 언급하고 싶은데요. 많은 분들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멜론 안에 ‘Hi Fi’라는 오디오 전문 필자가 쓰는 콘텐츠가 있어요. 요새는 음악을 중심으로 다루는 매거진을 찾기 힘들잖아요. 종이 잡지는 전무하다 시피하고 앱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건 아닌데 음악에 관한 전문적인 이야기를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는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생기면 ‘디깅’을 하게 되잖아요. 멜론을 통해서도 그런 ‘디깅’이 가능할까요?
최장민: 요즘에는 싱글 음원으로 아티스트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의 숨겨진 곡을 찾아보는 게 ‘디깅’이 되겠죠. 멜론의 ‘아티스트 포유’를 활용하는 것도 ‘디깅’에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예전에 발표했는데 잘 모르는 곡들을 발견해서 개인에게 딜리버리 해주니까요.
권혁인: 멜론은 오래 사용해서 제 취향의 정보가 축적될 수록 사용하기 편리해지더라고요. 특정 곡을 여러번 반복해서 듣거나 최근에 집중적으로 들었다면, 제가 듣지 않았던 해당 아티스트의 곡을 저만의 믹스에 올려줘요.
비슬라가 아니라, 권혁인과 최장민이 주목하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면 누군가요?
권혁인: 뉴욕 기반의 뮤지션, 옥토 옥타(Octo Octa)가 발표한 새 앨범 <Resonant Body>를 추천합니다.
최장민: y2k92라는 뮤지션이 있어요. 시모(SIMO)와 지빈이라는 두 뮤지션이 모여 만든 그룹입니다. 마이너한 감성의 랩과 보컬이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