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브레인이 준비하는 인간과 AI의 공존 - ②
예술에 관해 사전은 이렇게 설명한다.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인간 활동과 그 산물’. 창작을 정의하는 문장에도 ‘예술 작품’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인간의 활동’이 간접적으로 전제되었다.
비록 AI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목적을 두지 않았더라도, 인공지능의 산출물을 감상하는 인간이 미적 감동을 느낀다면 예술이 지향하는 바를 충족한다. 감정 없는 창작, 의도를 배제한 작품과 그 결과물을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모순적인 이 질문은 영원히 결론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논쟁적 요소에 이목이 집중되는 동안 카카오브레인의 KoGPT(Korean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기반 AI모델 ‘시아’는 지난 2022년 8월 시집을 냈다. 정확히 말하면 미디어아트그룹 슬릿스코프가 수집한 3천여 편의 시를 토대로 KoGPT 모델에 작법을 학습시켰고, 다양한 시제로 생성한 작품을 다듬어 최종 53편을 시집으로 펴낸 것. 만들어진 시는 연극에도 활용됐다.
KoGPT는 특정 작가의 문체로 글을 쓰기도 한다. 제시어나 문장을 줬을 때 다수의 한글 데이터셋을 모아서 이어나갈 이야기들을 맥락을 살려 조합하는 원리다. 이어나갈 문장이나 단어는 확률을 토대로 찾는다. 웹(web)상에 공개된 글들이 원료다. 글을 시작하는 동기가 상상 혹은 생각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람과 확연히 구분된다. 멀티-모달 이미지 생성 기술인 칼로가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그림 주제인 명령어(Prompt)를 입력해야만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 많이 해야 하는 세 가지로 흔히 삼다(三多.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를 꼽는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고 많은 생각을 하라는 뜻이다.
KoGPT의 시작부터 함께한 클린트(Clint)는 이에 관해 “사람이 도저히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한국어를 읽은 주체가 KoGPT고, 최근 화제가 된 Chat GPT와 같은 형태로 응용된다면 다작(多作)까지 하게 된다. 다상량(多商量)은 AI가 도달하기 매우 어려운 영역이자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다음 목표로 삼을 만한 주제”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이나 반도체 등 이른바 국가 기반 기술은 정책적 보호를 받는다. 공개되지 않은 영역이 많고 진입 장벽이 높다. AI관련 기술은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지만 많은 것이 공개되어 있다.
클린트는 “다양한 품질과 형식을 가지고 있는 웹 문서에서 유용한 데이터를 발견하는 기술, 컴퓨팅 파워 등 인프라,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과 노하우 등이 격차를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누구나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될 수 있지만, 원하는 것을 창조하고 리더십을 갖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카카오브레인의 KoGPT가 특별한 이유다.
국내외 업계와 학계가 내놓는 인공지능 창작물의 단면을 보며 대중들은 ‘사람처럼 행동한다(혹은 사고한다)’고 받아들인다. 속을 들여다보면 행동이나 사고가 아닌 흉내에 가깝다. 예를 들어 사람이 특정 주제에 관해 이야기할 때 배경 지식과 감정, 정보 등을 종합하지만 AI는 학습한 정보를 토대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식이다. 같은 속 뜻을 가진 질문에 은유를 섞어 다양한 질문으로 만들면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다. 사회 통념을 거스르는 답변도 그래서 나온다. 정답이 명확한 수능 문제나 법조문처럼 논리 구조가 선명한 질문에 명민하게 반응하지만, 답을 도출한 논리를 스스로 설명하진 못한다. 사람과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허위 사실들, 혹은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뀐 가치 판단 기준이 그대로 남아 있는 웹 문서들은 AI에게 혼란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AI 알고리즘이나 데이터에 개입을 한다면 의도하지 않은 편향성이 반영될수 있다. 이를 우려해 AI의 자가학습에만 의존하면 윤리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지금의 AI가 갖고 있는 한계점들이다. 이런 한계점을 넘어선다면 한 차원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아’는 글 가운데서도 가장 추상적인 시를 썼다. ‘AI가 시를 썼다’라는 단편적 사실은 그간 인공 지능 기술 발전의 굵직한 행보들과 마찬가지로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선사했다. 클린트는 이런 현상을 ‘증폭된 공포’라고 설명하며 덧붙였다.
“’장래에 사라질 직업’으로 거론되던 것들이 얼마나 현실이 됐는지 함께 검증해볼 필요가 있어요. 최근에는 개발자나 화가도 거론되더군요. 노코드(no-code)나 로코드(low-code) 기술, 멀티모달 이미지 생성 기술이 등장하면서 그런 이야기들이 힘을 얻는거죠. AI는 인간을 돕는 도구입니다. 단순 반복 작업, 혹은 명확한 근거를 토대로 한 다양한 시도를 인공지능이 대신해줄 수 있으니 사람은 더 가치 있는 판단에 힘을 쏟을 수 있거든요. 이를테면 쇼핑몰 사장님들을 위해 소비자들이 반응하기 좋은 모바일 광고 문구를 순식간에 여럿 뽑아내는 식이죠. AI 기술을 막연히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 사용자가 늘어나고 생각하지 못했던 관련 산업들도 발전할거예요.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류 혜택의 총량이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하니까요.”
KoGPT가 기술의 대중화를 통해 실생활에서 인간을 어떻게 도울수 있을지 몇가지 질문들을 던져 확인해 봤다.
2017년 2월 설립된 글로벌 AI 기술기업 카카오브레인은 ‘생각하지 못한 물음(Unthinkable Question)’에 도전하고,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영위할수 있는 혁신을 창조한다. Karlo, KoGPT, RQ-Transformer 등 혁신적인 AI 서비스 및 모델을 다수 개발했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인공지능 분야의 신기술 시장을 개척한다는 미션 아래, 기술 커뮤니티 및 연구개발(R&D)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있다. 공식 홈페이지 https://KakaoBrain.com/
*멀티-모달(Multi-modal) 이미지 생성 기술에 관한 글도 함께 보시겠어요? ☞ 읽으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