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좀 다녀올게
오늘,
발리에 가기로 결심했다.
가고 싶은 마음과
갈 수 있나 싶은 의심과
가도 되나 하는 염려가
내내 왔다 갔다 갈팡질팡 했다.
시발점은 그랬다.
언젠가 연차를 쓰면서 날짜를 의논하는데
팀장이 '며칠 동안' 연차를 쓰냐고 묻길래,
하루 쓴다고, 여러 날 써도 되는 거냐고 받아치니
언제든 그러라고, 한 일주일 쓸 거냐고 한다.
아니 쓰려면 2주는 써야 하지 않겠냐고 농담 같은 진담을 또 던졌고,
그는 그러라고 쿨하게 대답했다.
나는 그 대화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언제든 떠나리라.
달력을 넘겨보며 언제 갈지를 가늠했다.
9월이 적격이다.
놀기도 좋고 추석도 있다.
연휴 끼고 10일 쓰면 딱 18일이 나왔다.
선임에게 먼저 딜을 했다.
9월에 저 10일 휴가 씁니다. 발리 좀 다녀올라니까.
선임은 10월에 가세요. 10일 휴가 쓰세요.
그는 웃으며 대답한다. 다녀오세요.
그날로부터 2,3일에 한 번씩 발리행 비행기를 검색했다.
경유해서 80만 원대, 직항은 150만 원대가 나왔다.
그다음 주에는 처음으로 70만 원대가 검색됐다.
2018년 8월 휴가철에 67만 원대로 다녀왔으니 승산있다.
아직 4달은 남았으니 천천히 다시 검색해 보자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제 문득 깨닫게 된 것이다.
7월 26일이 입사 1년 차가 되기 때문에
25일까지 남은 연차를 모조리 사용해야 한다는 걸.
이 조직은 연차수당 따위 없고 모두 소멸된다는 걸.
현재 내게 남은 연차 10개.
6/1 1개, 7/1 1개씩 또 생기면 총 12개가 된다.
다시 달력을 넘겨본다.
7/4에는 이미 김해 갈 일정을 잡아뒀고,
남은 11개는 7/8-7/22에 사용하거나
7/11-7/25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보였다.
각각의 날짜로 일정을 잡아보면서 비행기표 검색.
금액 차가 10만 원이 넘어서 전자로 선택했다.
오늘 또 팀장에게 말을 던졌다.
팀장님 저 7월에 없을 거예요.
그가 어디 가냐고 묻는다.
저 발리 좀 다녀올게요. 했더니,
그가 날짜를 묻더니 다녀오라고 한다.
7/8-7/23
그래서 그렇게 갑자기 결정되었다.
나의 휴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