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비혼 주의자의 연애

짝꿍탐구생활

by maybe



비혼 주의자로 마음을 정하고, 비혼을 지향한 지 20년은 흐른 것 같다. 결혼은 할 생각이 없었지만, 연애는 다양하게 하고 싶었다. 만날 기회가 있다면 만났고, 인연이 닿으면 가까운 관계가 되었다. 이렇다 할 이상형이 없어 지나간 연인들을 떠올리면 모두 다 '다른' 사람들이었다. 비슷한 느낌의 사람이 드물었다. 다채로운 연애와 경험을 했고, 그러면서 또 사람을 만나는 기준이나 성향이 자리 잡히게 되었다. 애매모호한 사람에게 적어도 어떠한 '라인'이 생겼다.


나의 선택으로 '비혼'의 길을 걷게 됐으니, 결국 '홀로' 살아가는 것에 더 중점을 두었던 삶이었다. 지금은 함께여도 언젠가 또 혼자일 거라는 걸 늘 염두에 두며 누군가를 만났다. 관계가 발전하기 전에 나는 항상 비혼 주의자임을 밝혔고, 모두 상대방의 동의 하에 시작하게 되었다. 알고 시작했어도 서로의 지향점이 다르거나, 또 어느 계기로 달라지게 되어서 관계의 방향도 함께 바뀌게 된 적도 많았다. 결과를 예상을 했던 적도, 하지 못했던 적도 있었고, 나의 생각이 잠시 주춤하거나 흔들렸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결혼 없이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30대가 되어서 서서히 바뀌고 갖춰지게 되었다. 다양한 형태의 만남과 관계가 있듯이, 다양한 형태와 성격의 반려를 갖거나, 동거를 하거나, 가정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것에 더 초점을 둔 관계를 선택하기로 했다. 나와 유사한 결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그렇게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현재 만나고 있는 그와도 결국 시행착오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런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자신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의 관계를 그런 가능성으로 뭉개고 싶지 않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적어도 서로에게는 가장 솔직하게 다가가고, 서로의 다른 모습을 인정하고, 내게 부족한 부분은 배워가고 있다. 서로가 있어 행복할 수 있고, 따로 또 같이 각자의 시간을 즐기며, 불안해하지 않는 관계로 돈독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충분하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사람과 재밌고 충실하게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