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탐구생활
꽤 오랜 시간 사용을 안 하다가 오랜만에 들어간 소셜 앱에서 그와 처음 만났다. 그는 낯을 가리고 최근 들어 사람 만날 일이 특히 없어 '낯선 사람과 대화 좀 하라며' 지인인 형이 앱을 깔아주었다고 한다.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낯선 타인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원할 때 소셜 앱을 종종 이용했다. 처음 그의 소개글과 사진을 보았을 때 약간의 성급한 오해를 했다. 한 장의 사진에는 그가 동성 친구와 나란히 앉아 있었고, 소개글에는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과의 대화를 좋아하고, 혐오와 차별에 반대한다'라고 쓰여있었다. 동성애를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 그의 성적 지향을 어렴풋이 짐작했던 것. 몇 개의 단어만 보고 나 조차도 성급하게 선입견을 가지게 된 셈이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랬기 때문에 더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던 것 같다.
여느 채팅과 마찬가지로 특별할 것 없는 인사말과 가벼운 대화들이 오고 갔다. 최초의 대화 주제는 '아이폰'이었다. 당시 나는 6년째 6S를 사용하고 있었다. 12 미드나잇 블루가 출시되기를 기다리며 그걸 노리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처음 대화 시점부터 30분 넘게 애플 제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전자기기에는 크게 관심이 없지만, 그는 아이폰을 분해해서 직접 배터리 교체까지 한다고 했다. 현재 그가 선물한 12 블루를 사용하고 있으니 이것 또한 재밌는 일이다. 아이폰을 주제로 첫 대화의 물꼬를 튼 우리는 애플의 신제품이 출시되면 매장에 들러 구경하곤 한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 부지런히 찾아보는 디지털 감성의 그와 사양이고 기능이고 심드렁한 아날로그 감성의 나는 이렇게도 다른 유형의 사람들이지만, 2년째 잘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