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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cingRan Oct 11. 2022

먹으면 떠오르는 곳이 있다는 건

019. 템페



자칭 콩 예찬론자가 콩으로 만든 식재료를 모르면 몰랐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템페’라고 적었지만 인니어로는 ‘뗌뻬’라고 발음하는 이 녀석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인도네시아 전통 식품이다. 딱 봐도 콩알이 듬성듬성 보여서 콩으로 만들었다는 걸 알겠는데, 두부보다는 단단하고 낫또나 청국장과는 다른 느낌이다. 시큼하면서 쿰쿰하면서 버섯 같기도 하고 요거트 같기도 한 냄새가 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걸 주로 튀겨서 땅콩 소스와 먹거나 매운 양념에 버무려서 밥이랑 먹는다.


맨 처음 발리에 가서 이 음식을 만났다. 콩을 워낙 좋아하니 이 음식에도 당연히 끌리는 것은 당연지사. 발리에 있는 동안 다양한 조리법으로 나오는 뗌뻬를 마음껏 즐겼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도 가끔 생각이 나던 터였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다. 국내에도 뗌뻬가 있다는 것을. 그것도 인도네시아보다 품질 좋은 한국 콩으로 만들어서 불순물도 없고, 원조보다 더 맛있는 뗌뻬였다. 비건 페스타에서 뗌뻬 관계자와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맛보고는 훌륭하다 칭찬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뗌뻬를 자주 주문해서 먹었다.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그리워지는 곳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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