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일)
2010년 부천영화제 일할 때 내가 담당하던 상영관에 감독으로 왔던 츠지 히토나리. (츠지는 작가, 감독, 밴드를 하는 뮤지션할 때 각자의 활동명이 다르다) 당시 GV 사회자는 김혜리 씨네21 기자였다. 감독보다는 작가로서 먼저 알았고 그런 그를 코 앞에서 바라보고 있던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고, GV가 끝난 후 다들 츠지에게 싸인받는다고 몰려 나갈 때 태연히 홀로 조용히 짐을 챙기고 있던 김혜리 기자님께 다가가 항상 지갑에 갖고 있던 영화 <메종 드 히미코> 티켓을 꺼내며 싸인을 부탁드렸다. (영화제 일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싸인을 부탁한 건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다) 감독이 아니라 본인에게 싸인을 받으려는 걸 부끄러워하며 빛바랜 추억의 코아아트홀의 티켓을 반가워하시던 김혜리 님의 얼굴도 아직 생생하다.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려는 지금,
그 날의 기억과 이젠 무뎌진 사랑을 떠올리는 아침.
두려움 따윈 없었다. 우리에게는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믿었다. 우리 둘 사이에는 어떠한 장애도 어떠한 적대감도 어떠한 불평등도 없었다. 나는 홍이를 힘껏 끌어안고 행복에 젖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슬픈 인생을 선택하고 싶진 않았다. 홍이와 함께라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었다.
"죽을 때까지 함께 아침을 맞이하자."
- 책 <사랑 후에 오는 것들(츠지 히토나리 지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