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력을 올리게 하는 수다 <스톡킹>
Scoring Position_첫번째 이야기
by ThisJunghye Jul 6. 2020
첫 장래희망이 양궁선수였고, 두번째 장래희망이 탁구선수였던(엄마가 선수 시키려고 진짜 탁구하는 학교를 알아보다가 아빠가 대구로 전근 가시는 바람에 무산되었음) 나는, 스포츠 캐스터를 꿈꿨다. 엄마의 반대로 비록 스포츠 관련 업종으로 가진 못 했지만 여전히 삶의 중요한 활력소 중에 하나는 단연 스포츠다.
스포츠를 좋아해도 보통은 생중계와 뉴스를 챙겨보는 정도인데, 하루는 엠스플(MBC SPORTS PLUS/이하 엠스플)에서 하는 두산 베어스 중계를 보다가 하단 자막으로 나가는 광고를 봤다. 스포츠 토크 유튜브 채널이 만들어졌다는 소식. 그 채널이 바로 <스톡킹>이다.
@유튜브 <스톡킹>
<스톡킹>은 원래 파일럿 형태로 엠스플 유튜브에서 진행되었다가 반응이 좋아 따로 채널을 분리해 독립했다. 엠스플에서는 타 종목도 시도했으나 채널 분리 후로는 야구만 진행되고 있다. 나에겐 <희망바라기 자선야구대회> 캐스터로 익숙한 정용검 아나운서와, 다사다난 야구이력(?)을 갖고 있는 KBO 대표 꽃미남이였던 심수창 엠스플 새내기 해설위원이 진행하고 있다. 심수창 해설위원이 여러 구단을 여행다녔(<스톡킹>에서 김재율 전 LG 선수 멘트)지만 정작 나의 응원팀인 두산 베어스를 거치지는 않았어서 키움 히어로즈 팬인 회사 선배한테 물어봤더니, 2군에 내려와 있는데도 여성팬들이 엄청 찾아왔다는 정보를 주시더라는 ㅋㅋㅋ 구단 여행을 다니면서 친해진 분들을 초대하는 형태로 게스트들이 초대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주변에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께 개인별 응원구단의 출신 선수들이 출연한 방송본 주소를 뿌리면서 <스톡킹> 구독 홍보를 해봤는데, 에피소드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0개 구단 중 최근에 만들어진 NC 다이노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9개 구단 선수들이 다 나왔더라. (두산 베어스 현 선수로는 증슈빈 슨슈가 나왔었음. 수빈이가 말 많이 하는 거 오랫만에 봤네 ㅎㅎ)
@ 유튜브 <스톡킹>
<스톡킹>을 즐겨 보게 되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첫번째 이유는, 아무래도 야구와 선수들의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점이다. 올스타전 서군 최다 득표 인원이 전부 LG 트윈스라 분노했던 기억(김용의 김지용 편), 팬들이 의심만 했고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했던 이야기(이대형 편), 궁금했던 2군 선수들의 삶 등을 전/현직 선수들의 생생한 언어로 들으니 재미가 넘칠 수 밖에. 특히 한화 이글스가 작년부터 이래저래 시끄러운 가운데, '나머지 내용은 10년 후에나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남긴 송광민 선수가 한 말은 매우매우매우 궁금할 뿐!
<스톡킹>에서 자주 등장하는 공간이 있으니 바로 '중환자실'. LG 2군 이천 부필리 연습구장 2층에 있는 휴게실을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심수창 위원이 직접 지은 별명이라는데, 출연했던 정용운/김재율/김지용 선수의 설명을 조합해보면 출퇴근하는 선수들이 쉴 수 있게 만든 휴게실인데 요양병원처럼 침대 8개를 놓고 어둡게 해놓고 다들 쉰다고. 작년에는 심수창, 이동현, 장원삼, 정상호 선수가 단골(?)로 중심을 잡고 나머지 선수들이 오간 모양인데 생각만 해도 너무 웃겨서 울면서 봤다! ㅎㅎㅎ
@유튜브 <스톡킹>
<스톡킹>의 두번째 매력은, 에피소드 만수르 급인(정용검 아나운서의 표현) 심수창 해설위원이다. 말을 재미있게 하고 KBO 최다 연패 기록인 18연패 수립과 조인성 선수와의 다툼, 기이한(?) 에피소드가 왜 그리 많은지 ㅋㅋㅋ <스톡킹> 에피소드를 보면서 '야구계의 안정환이 되는건가?' 했는데 안정환 과랑도 또다른 캐릭터다. 안정환이 확고한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는 편이라면, 심수창은 사람을 많이 좋아하는 가운데 윤활유 역할을 했던 게 보인다. 첫 해설을 하고 나서 초췌한 얼굴로 하소연하는 그의 모습도 인간적으로 보였다. 후배들이 자신을 갈구기도 하고, 본인이 선배들을 폭로하는 과정이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웃기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다. 지금은 시즌 중이라 쉽진 않겠지만 박용택 선수의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니, 구독자 5만 이벤트 정도에는 꼭 박용택 선수의 차에 그가 메주를 다는 '메주택'을 바란다, 플리즈!^-^b
@유튜브 <스톡킹>
에피소드 1~3화가 파일럿에 가까웠다면, 4화(안영명 허도환 편)부터 본격적으로 만듦새를 채워나가면서 특히 구성과 자막이 알차지고 있다. 예전 MBC의 <무릎팍도사>를 떠올리게 하는(!!!) <독한 프로필>은 갈수록 정교하고 독해지고 있다 ㅋㅋㅋ (개인적으로 심수창 해설위원은 너무 심심하게 넘어갔는데 1주년 방송 같은데서 다시 했으면 좋겠다! K.O 몇 번 하실 듯 ㅎㅎ) 재치있는 궁서체의 자막 - 과 종종 들어가는 효과음까지 - 은 <무한도전>에서의 김태호 PD를 대변했던 궁서체를 연상케 할 정도로(난 무도빠였음) 재치력과 현재 트렌드를 잘 녹여내고 있다.
<스톡킹>은 이 시각 현재 29,800여명의 구독자를 두고 있는데 3만명 이벤트로 김용의/김지용 편에서 화제가 되었던 LG 트윈스 선수들의 시즌 중 전용 식당에 직접 가서 인터뷰 영상을 찍어서 업로드했다. 선수들을 배려해 이상훈 선수(현 엠스플 해설위원)가 나서 만들어진 21년차인 이 식당의 이야기와 사람들 이야기가 감동적이였다. 월/수/금 오후 6시를 기다리게 하는, 요즘은 잠들 때까지 듣는 자장가(?) <스톡킹>! 내가 응원 안 해도 알아서 잘 될 것 같지만 더 많은 야구 팬들이 들어보시길, 그리고 더 흥하면 다른 종목도 이렇게 편하고 재밌게 다뤄주시길 바란다 :D
* 혹시 <스톡킹>에서 3만 돌파 이벤트를 한다면, 이천 부필리 '중환자실'에서 김지용/정용운 선수 A/S 인터뷰 좀 해줬으면 좋겠다. 선수들 출연 후 뒷 이야기도 궁금하고 말로만 계속 듣던 그 곳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면 다들 반가우실 듯!
* 유튜브 채널 <스톡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