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스포츠 좋아하는 게 그렇게 이상할 일이야? (1)
넌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한테 일 년 중 제일 바쁜 달이 10월이야. 왜냐고? 프로야구 정규리그의 끝과 가을야구 시작이랑 농구와 배구 개막이 맞물리거든. 내가 응원하는 팀 중계만 챙겨봐도 일정이 겹치는 때가 많은데 난 왠만하면 모든 경기를 다 챙겨 보니까 물리적으로 시간이 모자라기도 하지. 게다가 요즘은 각 방송사나 해당 종목 취재하는 기자님들이 유튜브를 통해 프리뷰와 리뷰 방송도 많이 하시니 그래도 좋아하는 스포츠를 시간이 모자랄 정도 많이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씐나!
그래도 요즘 참 세상이 다행히 좋아졌다 생각이 드는 게 많은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스포츠를 관람하고 일상 속에서 체육을 즐기고 그 일상을 공개한다는 거야. 불과 십 여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거든. 나처럼 스포츠를 좋아해서 소위 ‘볼 줄’ 알면 ‘어, 왜... (스포츠를 많이 알아?)’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거든. 내가 2000년대 초중반에 사회인 농구팀 매니저를 했었는데, 만약 그 당시 여성 사회인 농구팀들이 있었다면 무조건 선수를 했을텐데 없어서 지인들이 창단한 사회인 농구팀에 들어가서 매니저를 하면서 선수들이랑 같이 몸 풀고 공 던지고 그랬던 거거든. 지금 생각하면 다들 쉬고 술 마시는 평일 밤 시간을 쪼개 달빛 아래서 열심히 농구했던 그 시간이 참 달디 달았던 것 같아. 아름다운 청춘의 기억이지.
‘스포츠를 좋아하는 여성’으로서 언젠가 이야기를 한 번 털어놓고 싶었어. 앞서 몇 번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마땅한 타이밍을 찾지 못해 그냥 묻어 놓았지. 하지만 이젠 털어놔도 될 것 같아.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을 위해 ‘예전은 이랬었다고, 그러니까 지금 눈치 보지 말고 더 마음껏 사랑하라’고 말해 주고 싶어. 여자가 스포츠 좋아하는 게 그렇게 이상할 일이였던 지난 시간, 다신 돌아오지 말길 바라며 우리가 그 시대의 종료 부저를 같이 누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