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스포츠 좋아하는 게 그렇게 이상할 일이야? (3)
(이미지 출처 : 유튜브 'OFF the TV' <송이가요송이가> Ep.01)
10월이 되고 동계 스포츠(농구 & 배구)가 시작하면서 농구와 배구 컨텐츠들도 활발해지고 있어. 내가 평소에 좋아했던 한송이 선수가 이번에 SBS 해설위원으로 합류했는데, <주간배구>에서 한송이 님을 MC로 해서 <송이가요송이가>라는 선수 인터뷰를 기획했더라고. 첫 초대손님이 ‘가장 친한 선수’로 지목했던 배유나 선수를 만나 우중 데이트를 하는데 잔잔하니 까르르 속닥속닥, 하는 느낌이 여고 시절 생각나는 게 마구 좋은 거지. 꽤 오래 잊고 있었던 감정들이 살아나더라고.
문득 생각해보니까 나의 스포츠 덕후 생활의 시작도 여성 선수들이었어. 내가 처음으로 ‘스포츠 선수’로 누군가를 기억하게 된 분이 네 살 때 양궁 서향순 선수였고, 장래희망으로 탁구선수를 꿈꾸게 했던 분이 탁구 현정화 선수(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였고, 내가 농구선수 중 제일 먼저 팬이 되었던 분이 전주원 언니(전 국가대표팀 감독, 현 우리은행 코치)였으니까.
같은 종목이라 해도 여자부와 남자부의 매력이 달라. 배구를 예로 들면, 여자부가 유기적으로 끈질긴 수비와 치열한 랠리가 상징이라면 남자부는 파워풀한 스파이크나 서브를 주로 기억하지. 나는 어렸을 때 여자부 경기를 훨씬 좋아했던 것 같아. 지금은 프로 스포츠가 되면서 평일엔 저녁 시간대에 경기를 했지만, 내 어린 시절이었던 프로 스포츠 전일 땐 보통 공중파에서 여자부 경기를 오후2시, 남자부를 오후3시반에 중계해 줬거든. 그래서 중학교 다닐 땐 하교 후 부지런히 뛰어와도 여자부 경기를 볼 수 없으니까 되게 아쉬워했던 기억이 남아.
같은 리그라 해도 남자부에 비해 여자부는 프로 입단이 어렵다보니 아마추어 시장도 좁고(오히려 상관관계가 반대일 수도 있겠는데 나는 프로 문턱이 높은 게 더 원인이라고 봐) 여전히 체육계 속 차별 위험에 결혼과 출산이라는 현실적인 선택 때문에 더 간절히 응원하게 되고 이왕이면 선수들이 좀 더 다양한 모델이 되어서 후배들에게 선택지를 보여줬으면 싶어. 혹시 여자부 경기를 본 적이 없거나 빠져 본 적이 없다면, 지금 시작해봐! 아마 푸욱, 빠지게 될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