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은 실체가 없다고 한다.
실체가 없으니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고, 그 마음이 걱정으로 연결되는 거다. 큰 근심에 싸여있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앞이 보이질 않아!” 미래의 모습에 희망이 없다는 표현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두려운 상황이다. 사람의 감각 중 가장 예민한 것이 시각이라고 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되면, 극도의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어릴 적 집에, 지하실이 있었는데 불을 켜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스위치를 켜기 위해 손을 더듬는데, 그 짧은 시간이 매우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이 느낌은 어른이 돼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운 상황에 놓이면, 가슴에 싸늘한 기운이 감돈다.
보이지 않는 건, 그만큼 두렵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은, 그 자체로 더는 걷고 싶지 않게 만든다. 정상이 보이지 않는 산도 마찬가지다. 시작부터 주눅이 든다. 하지만 끝이 보이고 정상이 보이면, 떨어졌던 에너지가 올라온다. 군대에서 행군할 때도 그랬다. 모르는 길을 하염없이 걷다 보면, 막막한 마음이 계속 올라왔다. 얼마의 시간을 더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막연함은, 군장의 무게와 함께 마음의 무게까지 더했다. 한 번은 그렇게 종일 걷다가, 거의 탈진 상태까지 간 적도 있었다. 선두에서 “부대가 보인다!”라는 소리가 들리면, 늘어졌던 몸과 마음에, 에너지가 다시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앞이 보이는 것과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은, 이렇게 큰 힘이 된다.
성장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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