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 환경

by 청리성 김작가
『외적으로 그리고 내적으로 잘 세팅되어야 오래 머물 수 있게 되는 것』

요즘 여러 공부를 하고 있다.

계획하고 시작한 것도 있지만, 뭔가 답답한 마음에 시작한 것도 있다. 다른 것을 마무리하고 이어갈까 했지만, 그러면 못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라는 속담을 잘 실천한 거다. 머리로 이해만 했다면 아마 시작을 주섬주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에서 요동을 치니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정의를 공부하면서, 생활에 모든 것이 지정의로 해석된다. 의도할 때도 있지만,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미 그렇게 흘러갈 때도 있다. 그래서 환경은 사람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환경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환경은 외적 요인이기 때문에, 거의 내 의지와 상관없이 형성될 때가 많다. ‘맹모삼천지교’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경을 바꾸기 어려우니, 적합한 환경으로 이동을 한다. 공동체도 그렇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 그러니까 회사를 비롯한 여러 사람과 함께 활동하거나 생활하는 곳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려는 노력보다 이동한다. 바꾸려고 하는 사람은 그 공동체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애정이 있으니,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노력을 하는 거다. 이렇듯 환경을 바꾸는 건 여러모로 어렵다.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는 환경은 없을까?

있다. 내가 원하는 모습을 위해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는 모습을 보고, ‘환경을 세팅한다’라고 표현한다. 세팅은 밥을 먹을 때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고 반찬 등을 놓듯, 내가 원하는 대로 올려놓는 거다. 그렇게 나를 중심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의지의 영역이라면, 환경을 세팅할 수 있다. 새벽 기상을 위해 일찍 자거나 숙면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환경 세팅이라 할 수 있다. 아침 알람을 듣고도 안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멀찌감치 두고 자는 것도 환경 세팅에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이동하는 곳마다 책이나 읽을거리를 두는 것도 마찬가지다.


환경을 세팅하면 다 된 걸까?

잘 아는 것처럼, 아니다. 환경 세팅은 말 그대로, 세팅이다. 밥상을 차리기만 했지 먹지 않는다면 식사를 했다고 말할 수 없다. 내가 만들어놓은 환경으로 들어가서 실천해야 완성이 되는 거다. 핸드폰을 멀찌감치 두고 자더라도, 알람을 끄고 다시 자리에 누우면 말짱 꽝이다. 군데군데 읽을거리를 뒀는데, 거들떠보지도 않고 핸드폰만 본다면 이 또한 마찬가지다. 환경 세팅은 내 의지보다는, 시스템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좋은 방법이지, 결론은 아니라는 말이다.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환경 안에 머물고 있다는 건, 실천하고 있다는 의미다.

환경을 조성하고 실천을 하면 그 환경에 머물고 싶어진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다면, 계속 그 시간에 일어나고 싶어진다. 그러면 환경 세팅에 더 충실하게 자신을 맡기게 된다. 의지가 말을 안 들을 때는, 일어났을 때의 기분과 계획한 것을 했을 때의 기분을 생각하면 조금은 도움이 된다. 그렇게 그 환경에 계속 머물 수 있게 된다. 그 안에 머물렀던 느낌을 기억하면, 잠깐 벗어나더라도 다시 들어가게 된다. 그러니 처음에는 그 느낌을 간직할 수 있도록 의지를 갖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마음에 환경 세팅이 될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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