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것과 타인이 필요로 하는 것이 맞물리는 역할
지난 6월, KAC(Korea Associate Coach) 인증코치가 되었다.
올 초에 우연한 계기로 코치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코치라는 표현을 들은 건, 오래되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소개할 때, 이름 뒤에 코치라는 표현을 붙였다. 회사에서 이름 뒤에 직급을 붙이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코치라고 하면, 스포츠를 떠올린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코치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들은, 그와 관련된 무언가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관심이 있는 분야가 아니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우연히 들은 강의를 통해, 코치에 개념을 달리하게 되었다.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정의는, 완전히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잉? 아니라고?’ 코치의 정의는 이렇다. “고객에 떨어진 에너지를 끌어올려, 고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 여기서 중요한 건, 떨어진 에너지를 끌어올린다는 말이다. 에너지가 떨어져 있으면 아무런 아이디어도 낼 수 없다. 기운이 다운됐을 때를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 모든 게 귀찮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누가 계속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하면 어떻겠는가? 짜증만 날 뿐이다.
코치는 떨어진 에너지를 올려주는 사람이다.
뭐로? 코칭의 기술로. 그래서 교육받을 때 이런 기술을 배운다. 총 다섯 가지다. 공감, 경청, 인정과 칭찬, 질문, 피드백. 나는 이 정의를 듣고 이해하면서, 머리를 한 방 맞은 느낌과 동시에, 가슴과 온몸에 찌릿함을 느꼈다.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 바로 결심하고 바로 교육을 받았다. 그게 올 1월 말이었으니, 4개월 전이다.
KAC 인증 시험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서류를 접수한다. 요구한 서류가 모두 충족돼야 통과된다. 서류 통과가 된 사람은 필기시험을 치른다. 여기까지 통과를 해야, 마지막 관문인 실기 시험을 치르게 된다. 코칭 시연이 실기 시험이다. 앞서 말한 서류 제출을 준비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 코칭 실습시간을 채우는 거다. 50시간의 코칭 실습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만만치가 않다. 짧은 시간 준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말이다. 이렇게 채우라는 의미는, 코칭 실습을 하면서 깨달았다. 코칭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습 시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코칭 실습을 하면서, 코치라는 역할에 더 매력을 느꼈다.
작은 탄성 소리를 듣거나,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원인을 찾았다고 할 때 그렇다. 난 별로 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너무 큰 도움을 받았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코칭 프로세스에 나온 순서와 내용대로 질문한 것 밖에 없는데 그런 반응을 보니, 코칭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코칭을 가르쳐 주신 코치님은, 코칭을 이렇게 표현하신다. “사람을 살리는 도구다.” 처음에는 오버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칭을 거듭하면서, 마음의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제는 코치 시험을 함께 보는 분과 상호 코칭을 했다.
초면인데, 연락이 와서 전화 통화로 하게 되었다. 내가 코칭을 받는데,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야 할 질문을 빠트리거나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시기도 했다. 내가 심사위원은 아니지만, 합격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좀 짠했다. 나이도 좀 있으신 듯 느껴져, 더 그랬다. 그래서 내가 프로세스를 익힌 방법을 알려드렸다. 머릿속에 스토리를 그리는 것을 간단하게 시연하듯 설명드렸다. 그분께서는, 안 그래도 프로세스가 명확하게 잡히지 않아 불안하셨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연락을 주셨는데, 너무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씀을 주셨다. 나도 도움을 드렸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고, 내 에너지도 함께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것이 바로 코칭의 힘이다.
코치를 준비하는 사람을 돕고 싶다.
내가 어제 들은 생각이다. 나도 이제 시작이기는 하지만, 내가 배우고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코치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교육을 포함,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 하는 부분과도 맞물리고, 이루지 못한 교사의 꿈도 이룰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학교 선생님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알려주면 그게 교사가 아닌가! 내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야말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