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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성 김작가 Mar 18. 2024

진정한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강력함으로 내리누르는 것이 아닌 마음을 헤아리고 감싸는 데서 오는, 권위

인터뷰를 진행했다.

<뉴저널리스트 투데이>에 연재하고 있는 <더 히든 라이터> 기사를 위해서였다. 소개로 알게 된 작가님인데, 좀 독특한 이력을 갖고 계신다. 작가님은, 중학생을 중심으로 영어를 가르치시는 분이다. 하지만 영어만 가르치시지는 않는다. 이번 인터뷰하는 책도 그렇다. 영어 수업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남학생들의 성(性)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님께 책을 받아서 추천사를 보는데,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이 책은 불편하다. 내용도 그렇고 단어와 그림도 마찬가지다. 너무 직설적이라 이렇게 대놓고 말해도 되나 싶다.” ‘대체 어떻길래 그렇지?’라는 의구심으로 책을 펼쳤는데, 그 말이 이해됐다. 매우 직설적이다. 하지만 그래서 현실적이라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의도적으로 성교육을 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한다.

남학생을 가르치시는데, 아이들과 친숙해지자 자연스레 성적인 용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작가님은 아이들에게 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 설명해 주셨다고 한다. 이후 아이들은 얌전해졌고 수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하셨다. 이때부터였다. 아이들을 혼내지 않고 말을 들어주니, 성적인 호기심이 터진 거다. 그렇게 이어진 질문과 답변으로 이어진 에피소드가 책으로 구성되었다. 인터뷰하면서 느낀 것은, 아들을 둔 엄마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거다. 아들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가 될 수 있다.     


이외에도 또 있다.

작가님과 인터뷰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아들을 둔 엄마가 알아야 할 지식 이외에도,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께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있었다. 작가님의 경험이라며 들려주셨는데,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가지 정도로 정리될 수 있다. 첫 번째는, 거울 치료 기법이다. 두 번째는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소통 방법이다. 세 번째는, 아이들을 설득하는 표현 방법이다. 이 세 가지를 필요할 때 사용하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거울 치료 기법은 이런 거다.

계속 비교하는 엄마가 있다고 한다. 이 아이는 엄마의 비교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옆집 아이와 비교하고 형과 비교하는 등등, 모든 것이 비교의 연속이었다. 이 부분을 작가님께 하소연했다. 작가님은 거울 치료 기법이라면 이렇게 하라고 제안했다. 엄마한테, “옆집 엄마는 이렇게 해주시던데….”라며 같이 비교하라고 했다. 자신이 할 때는 모르지만, 누군가 자신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자신이 어떤 잘못을 하는지 자각하게 되는 거다. 이후로 엄마는, 비교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소통 방법도 있다.

가끔 교실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가 있다고 한다. 그 아이들에게 처음에는 경고한다. 그렇게 두세 번을 해도 변화가 없으면, 이 조치(?)가 들어간다. 아이를 불러서 3가지 정도의 질문을 하고, 그것을 글로 써올 것을 지시한다.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지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 등에 관한 질문이다. 정성껏 써올 때까지 그렇게 한다. 아이들은 글을 쓰면서 자신과 직면하게 된다. 자신의 한 행동의 본질로 들어가게 되는 거다. 그렇게 마주한 자신과의 시간을 가지면 아이들 행동에 변화가 일어난다. 이 방법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에게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아이들을 설득하는 표현은 이렇다.

아무리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도 문제 상황이 발생한다. 언론에서도 많이 알려진 교권에 관한 문제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여기지 않고 함부로 대한다. 선생님들이 퇴직을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교권에 대해 강조하면서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할까? 선생님은 좋은 표현을 알려주셨다. 교권이 아닌, 인권으로 하는 접근이다. 교권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인권은 존중해주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다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의 행동이 변한다고 한다. 교권이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느낌이라면, 인권은 수평적인 눈높이에서 동의를 구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수긍하지 않나 싶다.     


어떤가?

여러 이야기 중에 이 세 가지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경험에서 길어 올린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작가님도 힘들고 당황하셨을 거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거나 불평으로 넘기지 않으셨다. 그 부분을 공부하고 고민하고 연구하셨다. 그렇게 하나씩 방법을 만들었고, 그 방법을 활용하면서 효과를 입증하고 계신다. 아이들은 졸업하고 성인이 돼서도, 선생님과 연락한다고 한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잘 전달된 이유라 생각된다. 가르침의 진정한 모범이 아닐까 생각하며, 그 모습을 마음에 담아본다.


<인터뷰 전문>

https://newjournalist.today/detail.php?number=1607&thread=25r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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