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영어로 구분합니다.
X세대부터 Y세대 그리고 MZ 세대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무언가로 이어질 듯합니다. 각 세대에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언어도 포함됩니다. 그 언어를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따라, 친밀도를 판단합니다. 테스트 양식도 있습니다. 몇 개를 맞추느냐에 따라, MZ에 가까운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것이지요. 대략 유추되는 단어도 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단어도 있습니다.
MZ 언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테스트 양식을 보고, 느낀 건데요. 대체로, 줄임말이라는 겁니다. 줄임말이 MZ 언어만의 특징이라고 한정 짓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이전에도 줄임만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유독 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든 말을 줄인듯한 느낌입니다. MZ 세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긴 호흡을 어려워하는 것 말이죠. 영상도 짧은 것 위주로 봅니다. 영상 트랜드가 잘 말해줍니다. 드라마를 요약한 영상이 눈에 띄는 것도 그렇습니다.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말이죠.
“낄끼빠빠”
가장 많이 통용된 용어입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뭐라고? 무슨 말이야?” 이것도 모르냐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아이들의 표정이 떠오릅니다. 완전 구세대가 된 거죠.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는 의미입니다. 역시 줄임말입니다. 이후에는 못 알아듣는 말을 하면, 살을 붙여봅니다. 드러난 글자를 선두에 두고 뒤에 조합하는 거죠. 어울릴만한 말을 만드는 겁니다. ‘낱말 퀴즈’라고 해서, 신문 같은 곳에 퍼즐 모양으로 나온 퀴즈를 푸는 것처럼 말이죠. 단어를 설명하는 문장이 있고, 그 문장이 말하는 단어를 적습니다. 앞자리 혹은 중간이나 끝자리 단어가 보이고, 몇 글자인지가 보입니다. 단어로 퍼즐을 맞추는 겁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나서야 할 때와 빠져야 할 때를 알라는 말인데요. 이걸 잘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 눈치가 없다고 표현합니다. 심지어 나서야 할 때 빠지고, 빠져야 할 때 나서는 사람도 있습니다. 고구마 몇 개를 물 없이 한 번에 먹은 느낌이 듭니다. 이해하려고 하지만,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는데요. 갑갑한 마음에 따로 불러 물어본 적도 있습니다. 일부러 그런 건지 의심됐던 거죠. 아니었습니다. 정말 왜 나서야 하는지 왜 빠져야 하는지를 전혀 알지 못한 표정이었습니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배려로 읽히기도 합니다.
눈치를 잘 봐야 한다는 의미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배려라는 단어가 보이기도 합니다. 배려라는 단어에 무게를 싣기 위해서는, 나서야 할 때도 있지만, 빠져야 할 때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드러내고 싶지만 억눌러야 하는 거죠. 친구의 잔칫날인데, 자기 자랑만 늘어놓으면 어떤가요? 주목받아야 할 사람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더 주목받으려는 모습을 보면 어떤가요?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는 축하할 일이고 좋은 것일지는 몰라도, 그 자리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있고, 그 상황에서는 배려할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빠져야 할 때 빠지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한창 실무 할 때는 그걸 몰랐습니다. 그래서 빠져야 할 때 끼는, 우를 범했었죠. 조연 역할을 해야 하는 처지였는데, 주연의 인정을 받으려 했습니다. 거래처 담당자가 돋보이도록 해야 했는데, 내가 돋보이려 한 거죠. 내가 준비했으니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깨달았습니다. 그 판을 깔아준 건 거래처 담당자라는 사실을 말이죠. 거래처 담당자가 일감을 주지 않았으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요.
빠져야 할 때 빠지지 않는 건, 자만입니다.
내 몫이 크다고 스스로 자격을 부여하는 겁니다. 이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자만한 마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빠져야 할 때 빠지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떠나야 할 때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처럼, 빠져야 할 때 빠지는 사람의 뒷모습도 아름답습니다. 누군가는 그 사람을 인정할 것이고 존경할 것입니다. 앞에서가 아닌 뒤에서 인정받고 존경받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