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체제 속,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자본주의 사회는 '영구 성장', '비용 절감', '이익 극대화'란 단어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여기서 환경을 위한 전략이 무조건 자본주의의 모토와 반대되는 것일까? 아니 오히려 같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오늘날의 기후 위기로 인한 대응이 부담이 아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살펴보자.
기후변화는 위기일까? 기회일까? 기후 변화로 인한 오늘날 메가트렌드로 녹색 체제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 등 모든 방면에 스며들어 재정립되고 있다. 우리는 이 과도기적 전환 시기에 단순히 기후 변화에 따른 수동적 전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여 더 나은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TCFD(재무정보공개협의체)의 분석을 토대로 기후 변화가 왜 우리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는지 5가지 카테고리로 살펴본다.
첫째, Resource Efficiency 자원의 효율성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생산 및 유통 프로세스, 건물, 기계 및 가전제품, 운송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개선하여 운영 비용을 성공적으로 절감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대응은 중장기적으로 조직의 운영에 직접적인 비용 절감을 가져오며,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데 기여한다. 기술 혁신은 이러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효율적인 난방 솔루션과 순환 경제 솔루션 개발, LED 조명 기술 및 산업용 모터 기술의 발전, 지열 발전의 활용, 수자원 사용 및 처리 솔루션 제공, 전기 자동차 개발 등이다. 한 연구에서는 2000년부터 2020년 기간 동안 22개 선진국의 녹색 혁신, 자원 효율성, 탄소중립 배출 목표 추구 간의 상호 작용을 연구했다. 그 결과 자원 효율성이 1% 향상되면 탄소중립 배출 지수(탄소중립 목표 달성 정도를 수치화한 지표)가 약 0.25%~0.39%의 실질적인 상승으로 이어져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Wenguang Tang 외 2명, 2023). 이는 자원 효율성을 높이는 녹색 혁신 전략이 탄소중립 목표 도달에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연구에서도 개발도상국에게 있어 녹색 혁신과 자원 효율성이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의 핵심 원동력임을 밝혔다(Yunpeng Sun 외 3명, 2023). 개발도상국도 마찬가지로 녹색 혁신과 자원 효율성이 양의 상관관계로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둘째, Energy Source 에너지원이다.
파리기후협정체제로 들어서면서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풍력, 태양광, 수력, 지열, 핵, 바이오연료와 같은 저탄소배출 대안으로 에너지 생산의 상당 부분을 전환해야 한다. 실제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화석 연료 생산에 대한 투자를 넘어서고 있다. 분산형 청정 에너지원, 향상된 저장 용량 등 기술 혁신 추세가 속도를 내고 있고, 에너지 사용을 저탄소배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조직은 잠재적으로 연간 에너지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한 연구에서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뿐만 아니라 재생 에너지와 그 에너지 효율성이 GDP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며, 저탄소배출 에너지원과 경제 성장을 같이 도모할 수 있음을 밝혔다(Musbau Omotola Kadir 외 4명, 2023).
대표적으로 바이오매스에서 파생된 바이오연료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위한 유망한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오연료는 원료와 생산 기술 측면에서 여러 세대로 분류되는데, 인공 광합성과 같은 기술을 포함하는 4세대의 발전은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상당한 도약을 보였다(Musbau Omotola Kadir 외 4명, 2023). 앞으로 바이오연료의 성공적인 구현은 더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환경을 위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셋째, Products and Services 제품 및 서비스다.
새로운 저탄소배출 제품 및 서비스를 혁신하고 개발하는 조직은 경쟁적 입지를 개선하고 변화하는 소비자 및 생산자 선호도를 얻을 수 있다.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는 소비재 및 서비스, 배출량 감소에 중점을 둔 공급망 전체에 걸친 생산자재 등이다. 실제 Covid-19 팬데믹 이후로 본격화 된 온라인 비즈니스 전환으로 디지털 마케팅과 광고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 이점을 실현하고 있음을 증명한 연구가 있다(Dhanabalan Thangam 외 1명, 2023).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은 그린워싱과 같은 문제다. 일반적으로 홍보와 소비 문화는 탄소발자국을 증가시키고 기후에 해로운 소비주의를 조장하며 제품에 대한 그린워싱 등 기후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이를 역으로 활용하여 기후 변화에 맞선 전략이 필요하다. 녹색 광고로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도덕적 만족, 자연 경험 등과 같은 심리적 과정을 활용하여 소비자를 기후에 해로운 소비 패턴에서 저탄소 문화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단순히 녹색 소비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닌, 소비자의 결정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과 기후 보호를 촉진하는 문화적 서사를 유지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넷째, Markets 시장이다.
새로운 시장이나 자산 유형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는 조직은 활동을 다각화하고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더 나은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노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정부, 개발 은행, 기업과 지역 사회 등 새로운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든다. 예로 녹색 채권, 녹색 인프라 상품 등을 인수하거나 자금 조달하여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연 재해와 기후 변화 위험이 수익성과 신용도, 주식과 채권 시장의 안정성, 외국인 투자 유입 등을 낮춘다고 하지만, 한 연구에서는 시장의 다각화와 적응 전략에 따라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오히려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Fujin Zhou 외 2명, 2023).
다섯째, Resilience 회복탄력성이다.
기후 회복탄력성은 조직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여 관련 위험을 보다 잘 관리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적응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기후 변화로 인한 시장의 변동을 예측하여 효율성 개선과 새로운 생산 공정 설계, 신제품 개발 등이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기회인 것이다. 한 연구에서는 회복탄력성 성과 지수가 향상됨에 따라 경제, 사회 및 환경적 성과 점수 간의 시너지가 증가함을 밝혔다(Rui Zhao 외 6명, 2023). 이는 기후 변화 대응 시 회복탄력성에 초점을 맞추면, 지속가능한 개발과 번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메가트렌드인 녹색 전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능동적인 태도로 기회로서 활용하고자 한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실제 사례들이 쌓여가고 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 모두가 자본주의 체제에 복종하며 소극적 녹색 행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바라보며 한 명 한 명 의사결정권자인 우리 모두가 주체적으로 도약하길 바래본다.
References:
TCFD. 2017. Final Report - Recommendations of the TCFD
Wenguang Tang 외 2명. 2023. Green innovation and resource efficiency to meet net-zero emission
Yunpeng Sun 외 3명. 2023. Green innovation for resource efficiency and sustainability: Empirical analysis and policy
Rafael Cardoso Rial. 2024. Biofuels versus climate change: Exploring potentials and challenges in the energy transition
Musbau Omotola Kadir 외 4명. 2023. The impact of energy efficiency and renewable energy on GDP growth: new evidence from RALS-EG cointegration test and QARDL technique
Dhanabalan Thangam 외 1명. 2023. Impact of Digital Marketing Practices on Energy Consumption, Climate Change, and Sustainability
Patrick Hartmann 외 3명. 2022. Perspectives: Advertising and climate change – Part of the problem or part of the solution?
Fujin Zhou 외 2명. 2023. A Review of the Financial Sector Impacts of Risks Associated with Climate Change
Rui Zhao 외 6명. 2023. Assessing resilience of sustainability to climate change in China's c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