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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바다 Mar 07. 2022

평일 오후 2시 30분에 문 닫는 카페

토요일은 브런치 먹는 날이다.
늘어지게 늦잠 자고 어슬렁 거리며 집에서 15분쯤 떨어진 도메인까지 걸었다. 3월 초순인데 여전히 늦여름 햇살이 따갑다.

도메인 가는 길 <사진=강바다>

부지런한 키위들은 벌써부터 도메인을 몇 바퀴째 걷고 뛰는 모양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가는 운동광들도 꽤 보인다. 퇴근 후 매일 걷는 곳이지만 주말까지 그러고 싶지 않다.

Auckland Domain <사진=강바다>

운동보다 느긋한 주말의 여유를 즐기기엔 브런치 만한 게 없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카페는 11시가 넘어서야 브런치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꼭 돈이 많아야 일상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야외 카페 <사진=강바다>

살이 통통하게 찐 참새들이 옆 나뭇가지로 모여든다. 용감한 녀석 몇 마리는 벌써 바닥을 훑기 시작한다. 옆 테이블이 비워지자 새들이 몰려든다. 먹다 남은 빵이며 해쉬 브라운 조각 등은 모두 녀석들의 차지다.

브런치의 시작 <사진=강바다>

아침 공기가 제법 서늘해졌다. 그 서늘함을 상큼한 과일 주스를 마시면서 만끽해본다.

이미 지나 버린 한 주는 털어 버리고 바빠질 것이 분명한 다음 주는 월요일 출근해서 하나씩 닥쳐서 하면 된다. 뭐하러 지난 시간을 안타까워하고 오지 않은 미래를 근심하며 걱정하나.
지금 이 순간 깨어 있으려 한다.

집 앞 카페 <사진=강바다>

  카페는 평일 오후 2 반이면 문을 닫는다. 일요일엔 문을 닫고 토요일은 오후 3시까지다.

다른 카페들은 보통 4시에 닫는데... 오후 절반과 저녁 시간에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할 일이 있는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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