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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hwi Cho Dec 13. 2016

인간의 이기심


여의도와 당산 사이에는 한강의 샛길로 빠지는 샛강 생태공원이 있다. 사람의 출입을 차단한 숲 지역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한 샛강으로 인해 청둥오리, 왜가리, 뱀, 심지어 우리집 근처 샛강에는 매도 살고 있을 정도로 이 서울 한복판에 기적처럼 야생의 생태계가 존재하는 곳이다.

뻥 아니고 진짜 매가 산다. 요즘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매가.


이건 삭막한 도시환경에 신이 내린 엄청난 축복이다. 하지만 인간들은 이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지도, 관심조차 없는 듯 하다. 지난달 부터 이 지역을 관통하는 당산-국회의사당 연결 다리 공사가 시작되었다.


저 생태계 유린의 현장


사실 샛강으로 인해 당산에서 여의도 도보 진입이 매우 불편한건 사실이었다. 이에 작년에 당산동-샛강 진입로 까지 연결하는 다리가 놓여졌고, 이 다리는 차도 위를 지나서 샛강 진입로 까지만 연결된 거라 샛강 생태계와는 크게 상관 없는 공사였고, 이 다리로 인해 당산동에서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도보 거리가 거의 40분 -> 20분으로 단축되었으며, 삭막한 차도를 걷는게 아닌 샛강 생태공원을 걸어서 도달하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러나 인간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금 위 사진에서 보이는 지점에서 국회의사당까지 한번에 도달할 수 있는 연결다리를 더 놓기로 결정하였다. 내가 실제로 도보 계산한 결과 저건 고작 20분 -> 10-15분정도로 길어야 10분을 단축하기 위한 공사이다.


이미 샛강의 핵심 부위는 공사로 인해 파괴되었고, 매는 온데간데 보이질 않는다.


난 어차피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저딴 환경이니 신이 내린 축복이니 이딴거에 관심가질거라고 1도 기대하지 않는다. 저런건 다 지역구 표랑 연결된 공사이고, 저 공사를 성사했다고 새누리랑 민주당이랑 서로 지가 한거라고 자랑하는 현수막이 나붙고 있는 현실이니.


그저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공사를 라이브로 매일 아침 목격하는 중이며, 이미 이 곳에 서식하던 매는 온데 간데 보이질 않고, 수 없이 보이던 청둥오리들도 (터전을 다른곳에 마련한거라면 다행이지만) 몇마리 보이지 않는다. 뭐 내가 조류쪽에는 아무런 지식이 없어서 계절적인 영향으로 안 보이는 거면 참 다행이겠다만, 위 사진에 보이는 저 지역은 샛강에서도 사람의 출입이 가장 차단된 지역이였고, 저 공사로 인해 저 지역 생태계는 완전히 망가졌을거는 명백판 팩트이다.


어차피 이 샛강은 느린 유속으로 인해 냄새가 심하다는 이유로 이미 2018년부터 대대적인 개선공사가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뭐, 인간의 삶이 그로 인해 더 편해진다면, 이로인해 정치인들의 표몰이가 더 수월해 진다면, 이 대한민국에서 저 생태계에 살던 수 많은 생명에 대한 걱정은 별로 하지 않는것 같아 슬프다. 


별로 볼품도 없고 출퇴근 시간 단축에 별로 도움도 안되는 수상택시 확장 개편도 결정되었다. 그 수상택시로 인해 밤섬에 서식하던 수 많은 철새들은 서식지를 보장받기 어렵게 되었다. 심지어 그 철새들한테 모이주는 체험 행사도 컨텐츠 중 하나로 기획되어 있다고 한다.


철새의 낙원이라 불리는 밤섬을 슝슝 왔다갔다 하는 수상택시가 곧 생긴다.


성급한 일반화처럼 보일수도 있으나, 중국사람들 무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애정, 관심, 이런거 사실 본인이 보기에는 중국사람들의 그것과 별 다를게 없다. 자본논리에 의해 돈이되거나 표가 되면 그냥 하는거고, 환경단체 의식하는것도 표에 도움이 되야 의식하는 척이라도 한다. 만일 내 와이프의 고향 아일랜드처럼 시민들이 기본적으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서 있고 이미 자연 속에 본인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야생동물에 대한 애정이 디폴트로 깔려있는 국민들이라면, 굳이 5분 10분 더 빨리 가겠다고 샛강 생태계를 밀어버리는 다리공사에 찬성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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