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라이팅에서 유의해야 할 친절함
'친절'은 사용자 중심의 라이팅을 실천한다고 했을 때 가장 쉽게 떠올리는 원칙이다. 실제로 많은 디지털 제품의 불친절한 UX 라이팅으로 고통받는 사용자들이 존재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UX 라이터의 소명이다. 하지만 친절한 라이팅도 잘못 발현된다면 안 하니만 못한 친절이 될 수 있다.
텍스트의 양과 친절함은 비례하지 않는다. 친절하게 쓰기 위해 설명에 충실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한다. 특히 어떤 이유로 사용자에게 제품이나 회사의 사정을 설명해야 할 때 라이팅이 길어지기 쉬운데 정보의 위계를 잘 파악하여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꼭 짧을수록 좋은 라이팅도 아니다. 양념 불변의 진리처럼 '적당한' 정보량이 필요하다. 라이팅을 개별 문장의 모음이 아닌 콘텐츠 구조로 바라보고 작업하면 적당함을 찾기 쉽다.
위는 흔히 마주치는 라이팅 사례이다. 타이틀은 알림을 설정하면 혜택 소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을 친절히 알려준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버튼의 '혜택을 놓칠래요'라는 레이블은 모달 '닫기'라는 액션을 정확히 담지 못한다. 게다가 사용자는 알림 설정을 안 하면 혜택을 놓치는 바보가 된다. 사용자가 혜택을 선택 안 하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아서이지 사용자가 무언갈 '놓친' 것이 아니다.
사실 이런 자극적인 레이블이 정량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수행해야 할/수행하고 싶은 액션을 명확히 안내하지 못하므로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사용자에게 기능을 정확히 안내하면서도 원하는 액션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많은 서비스에서 사용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합쇼(하십시오)체'보다 '~해요체'를 사용한다. 구어체에 가까운 해요체는 합쇼체보다 확실히 부드럽게 읽힌다. 하지만 해요체가 친절하다고 무조건 좋은 건아니다. 예를 들어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하는 공식적인 약속의 성격의 라이팅은 해요체보다 합쇼체를 쓰는 게 더 진중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UX 라이팅 작업자에겐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적인 면모가 필요하다. 고객이 '사용자'는 기본이고 '콘텐츠 소비자'로서 라이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려하여 작업해야 한다. 그래야 '친절을 정말 친절하게' 담아낼 수 있다.
또, 바른 보기보다 틀린 보기를 찾는 게 쉽다는 것도 깨닫는다. UX 라이팅도 디자인의 영역이다 보니 사실 끝이 없다. 어디쯤에서 마무리해야 할지 헷갈린다. 그래서 정답을 찾기보단 틀린 보기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을 라이팅의 마무리 척도로 생각하면 좋다. 그렇게 틀린 보기부터 차근히 제쳐나가다 보면 더 나은 라이팅의 길로 자연스럽게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