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REPORT EP17. 돌고래 유괴단 이성헌 부대표
여기도 저기도 광고
의식했거나 아니거나 우리는 늘
수많은 광고 속에 둘러싸여 지내고 있는데요.
그중 어떤 광고는 기억되고, 어떤 광고는 그냥 흘려보내고...
'잘되는 광고는 뭐가 다른 걸까?'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크리에이티브적인 발상'은 어떻게 하는 걸까?
이번 AND에서는
돌고래 유괴단 이성헌 부대표님과 인터뷰를 통해
'크리에이티브'는 어떻게 생겨나고,
'크리에이티브적인 집단'은 어떻게 일하는지
모두가 궁금해할 그 질문들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본 아티클은 이성헌 부대표님과의 미팅을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제가 어느 자리에 가든 물어보는 질문이 딱 두 개 있어요.
광고 스킵 안 하시는 분 있나요?
오늘 본 광고 중에 기억나는 거 있으세요?
….(정적)
이 질문의 특징은 있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거예요.
한 사람이 하루에 통상 193개 정도의 광고를, 모든 매체를 통틀어서 본대요.
저희 딸이 티니핑을 정말 좋아하는데 티니핑만 보면 거기 나온 아이템들을 꼭 가지고 싶어 해요.
그리고 유명하니깐 그 만화 앞뒤에 광고들이 엄청 많이 붙거든요.
광고의 본질적인 목적인
'사람들한테 알리고 사고 싶게 한다'라는
본질적인 목적에서 보면 티니핑이 광고일까요 아니면
그 앞뒤에 붙은 광고라는 이름의 광고들이 진짜 광고일까요?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이제는 광고를 뭔가 정보를 얻기 위해서
단순히 설득을 당하기 위해서 보지 않아요.
또 하나의 뭔가 재미거리, 유흥, 엔터테인먼트로 본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게 있어요.
제가 이전 회사에서 계속해왔던 작업들도
야놀자, 진로, 현대카드 컬처플레이
광고들 셋 다 그런 맥락과 의도가 되게 강하게 있었고
젊은 층은 팝업이든 캐릭터든 패러디든
브랜드를 굉장히 즐겁게 가지고 노는 것들을 선호하니까
브랜드가 그런 활동을 할 때 얻게 되는 효과들에 대해서 되게 많이 봤고 저도 그렇게 믿고 있어요.
저 개인적인 방법론이기도 한데
‘Start with NO’
그냥 NO에서 시작해 보세요.
당연하고 뻔한 매사에 ‘싫어’로 반응해 본다면 다른 발상을 할 수 있어요.
진로의 두꺼비라는 캐릭터를 제안했던 것도
원래는 되게 '유명하거나 핫한 그리고 젊은 층에게 소구가 잘되는 모델을 제안해 달라'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그런데 이 시장에서 그런 프로세스는 되게 뻔하고 이미 많이 있고
결과적으로 어차피 사람들이 그 빅 모델이라는 것에 대해서 대단한 차별점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오히려 '캐릭터를 가지고 플레이를 해보자'라고 제안을 했던 게
하늘색 뚱뚱한 두꺼비 캐릭터였고
진로의 차별적인 브랜드 인식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됐죠.
이렇게 ‘싫어’로 시작했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던 케이스가 되게 많은 것 같아요.
'기존의 뭔가를 바꾸고 내가 뭔가를 해보고 싶어'라는 마인드와도 연관되는 것 같은데
맨날 이렇게 하는 게 다 똑같아,
그거 말고 더 좋아질 수 있는 게 뭐지?
좀 색달라 보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
그러니까 이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들이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도 그렇지만
실생활에 되게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시작인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오호~ 새로운 발상에 대해 좀 더 쉽게 접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좋다고 생각한 아이디어, 나만 좋으면 안 되잖아요?
보편적인 시각에 No를 하고
크리에이티브적인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걸 어떻게 설득할지 노하우도 궁금해졌어요.
돌고래 유괴단은 어떻게 설득해 왔을까요?
이것도 굉장히 많이 받는 질문이긴 한데
특별한 접근 방법, 그런 건 없어요.
그냥 그냥 될 때까지 하는 거죠.
돌고래 유괴단도 독특한 발상을 주로 하는 곳이라 엄청 챌린지가 많았어요.
근데 이거는 나가면 진짜 잘 될 거야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 확신을 바탕으로 해서 진짜 될 때까지 계속 들이 밀고 하니까
하나둘씩 프로젝트들이 생기고
설득이 된 프로젝트들을 최선을 다해서 해서 잘되니까
스스로가 이제 근거를 쌓아나가 증명하는 과정들이 있었던 거 같아요.
사실 스스로 증명하는 과정인 거 같아요. 그 방법밖에 없어요.
단순히 조직이 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내가 뭘 하자고 했고 내가 볼 땐 이게 확신이 있고 맞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당연히 안된다고 하죠. 그 사람 입장에서는 뭘 믿고 그걸 하겠어요.
근데 그 한 번이 어려운 거 같긴 해요.
다들 안 된다 그랬는데 난 이게 맞는 것 같아서 한 번을 따내서 그게 잘되면
그다음부터는 얘는 뭔가 다른 애, 맞는 걸 아는 애가 돼서
결국, 다르게 대우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
역시나 세상의 공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증명하고 하나하나 부딪혀보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지네요...
그걸 증명해 왔기 때문에 지금의 돌고래 유괴단이 있는 거겠죠...
그래도 혹시 돌고래 유괴단은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수많은 회의를 통해 기막힌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건 아닌지
질문을 드려봅니다
저희는 회의 별로 안 해요. 왜냐면 이건 신 감독의 지론이기도 한데
집단지성보다는 개인의 책임감이 더 의미 있는 걸 만들어낸다.
라는 기조를 가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저도 사실은 이전 회사에서는 회의 많이 했었거든요.
여기 와서 처음에는 회의를 별로 안 해서 의아했어요.
저는 여럿이 아이디어든 뭐든 더 좋은 합의를 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런데 합의를 하면서 둥그러진다라는 게 기본적으로 있긴 한데
더 중요한 건 뭐냐면 그 회의라는 명분이 주는 책임 회피가 되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여럿이 모여서 의견을 내면
말하고 내가 주목받는 게 우선일 때가 생기고, 책임은 질 수는 없는 상황이 생겨요.
오히려 아주 세분화된 일을 줘서
'이건 네가 오롯이 책임지고 최고로 좋은 걸 만들어내'
'이걸 오롯이 결정하는 건 너야'
라고 했을 때
그 사람이 진짜 최선이고, 제일 좋고, 맞는 걸 하려고 고민하는 과정이
훨씬 더 의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의견을 내거나 얘기 좀 들어보자라고 할 순 있지만
결정하는 사람 하나, 내는 사람도 하나
라는 책임감을 주는 건 되게 선명해야 되는 것 같아요.
각자가 자기가 가진 걸 100%을 넘게 끌어올리는 방법이어서
그동안 본 바로는 훨씬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사소한 일이 주어져도 그게 뎁스가 더 깊어지고,
그 임계점을 넘어가면 낼 수 있는 퍼포먼스가 훨씬 뛰어나지고,
예를 들면 뭘 했을 때 이쪽의 클라이언트사에서 얻어오거나 획득하거나
혹은 알아낼 수 있는지가 더 깊어졌을 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뭘 하나 해도 자기 스스로가 '이거는 내가 끝까지 안고 간다'라는
개념으로 하는 게 효율성이 있어서 여기는 회의를 굉장히 적게 하죠.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크리에이티브'는
그저 '대박 아이디어'처럼
뭉뚱그려진 게 아니라
오히려 뾰족하고 뚜렷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또한, 개인의 재능을 믿고
자기 재능과 쓸모를
갈고닦아야 드러나는 게
'크리에이티브'라는 영감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아티클이 여러분에게
'크리에이티브한 발상'에 단서를 드릴 수 있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