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REPORT EP32. 토스인컴 박일용 CEO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직무의 경계도 흐릿해진 요즘,
우리는 점점 더 자주 이전에 없던 분야와 업무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획기적인 성공을 경험하는 이들은,
그런 미지의 영역에 누구보다 먼저 뛰어든 이들이 아닐까요?
오늘 만나볼 박일용 CEO는 대기업 연구원에서 시작해
위치기반 소셜커머스, 가상자산 지갑, 세무 플랫폼까지
전혀 다른 세 개의 분야에서 창업을 성공시켜 온 연쇄창업가입니다.
현재는 세 번째 회사 엑싯 후 토스인컴의 CEO로 일하고 계시죠.
어떻게 해서 계속 새로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요?
박일용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AND 앤드' 채널에서 오늘의 일잘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스인컴의 대표 박일용입니다.
세 번째 창업한 회사 엑싯 후 현재 토스인컴이라는 회사에서 대표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습니다.
창업 당시 품었던 세무시장의 혁신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계속 토스인컴을 이끌고 있어요.
토스인컴은 토스라는 슈퍼 앱 내에서 소득과 세금을 다루는 토스의 계열사입니다.
토스 앱 내 '세금' 영역에 들어가면 주로 '환급'이라는 영역을 다루고 있고,
환급 외에 개인의 소득을 다루는 전반에 확장해 나가려는 단계에 있어요.
연말정산이 생각보다 잘 안되어 있는 분들이 많거든요.
간소화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셨던 분들도 계시고요.
또, 요즘은 N잡러의 시대잖아요.
그러다 보니 본인이 모르는 소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종합소득세를 다시 한번 정산하고 리뷰해서 환급액을 찾아드리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첫 창업을 한 건 2011년이었는데요.
#1. 위치기반 실시간 소셜커머스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기존 소셜커머스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보고자 창업했어요.
두 번째는 2017년 당시에 #2. 가상자산 시장이 활성화되던 시기였습니다.
가상자산이 미래의 화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화폐 사용의 허브가 되는 지갑 사업을 시작했어요.
세 번째는 2021년에 산업을 전반적으로 봤더니 핀테크 분야에 #3. 세금이라는 영역이 크게 비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세금 도메인을 파보자 결정했죠.
소셜커머스, 가상자산, 세금...
박일용 대표님이 시도했던 창업들은 분야가 정말 다양했습니다.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도전들을 시작하게 되신 걸까요?
이렇게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를 도전해 온
박일용 대표님의 첫 커리어가 창업은 아니었습니다.
꽤 오랜 기간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하시다,
창업에 뛰어들게 되셨다고 하는데요.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이었을지,
그 도전의 시작이 궁금해졌습니다.
저도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했던 게 첫 사회생활이었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첫 사회생활을 했어요.
3년 정도 일하다 보니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 이유가 뭘까 돌이켜보면
크게 보려고 하는 게
근간에 있었던 것 같아요.
넓게 보고 크게 보는 것.
어떤 프로젝트가 있다고 했을 때,
내가 맡은 분야가 정말 작은 분야더라도 큰 관점에서 바라보며
'내가 어떻게 해내는 게 가장 잘하는 것인가'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좀 더 큰 관점으로 바라보니
'내가 하고 있지 않은 다른 영역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었고요.
더 큰 관점으로 바라보니
새로운 사업의 기회도 보였습니다.
그런 생각의 프레임이 인생에도 펼쳐졌어요.
연구원 생활을 하는 게 과연 내 인생에서 어떤 포지션일까? 어떤 위치일까?
그렇게 생각하다, 30대 중반 가까이 돼서 인생의 목표를 한번 정하게 됐어요.
단순하고 심플한 목표지만, 이런 목표를 정하게 됐어요.
100억을 벌어보고 싶다.
"100억을 벌기 위해서 나는 샐러리맨 생활을 해야 될까?"
이걸 이루기 위해서는 창업이라는 방법밖에 없겠구나.
그게 모든 도전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창업을 하러 나갔던 게 대기업 6년 생활하면서 가장 잘했던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해요.
대기업 연구원에서 창업가로의 전환.
그 배경에는 "큰 그림을 보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넓게 보는 관점을 내 인생에 대입해 보니
다른 차원의 도전이 필요하다는 용기를 내게 된 거죠.
하지만 용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에서 어떻게 전문성을 쌓을 수 있을까요?
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큰 그림을 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세무 도메인의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세무 도메인을 세무사처럼 공부해서
모든 걸 내가 섭렵한 다음에 사업을 하겠다고 했으면 엄청 오래 걸렸을 거예요.
저도 세금에 대해서 무지한, 연말정산만 했던,
1년마다 할 때마다 까먹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거든요.
그래서 세무 도메인의 큰 그림을 바라보고
여기에 있는 시장의 페인포인트가 무엇인가
이렇게 크게 바라본 이후에 틈을 메꾸는 방법을 택했어요.
예를 들면 '화물차 기사님이 세무에 대해서 어떤 페인포인트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다고 해볼게요.
세무도 모르고 화물차 기사의 일도 모르지만,
그분들이 일상에서 겪고 있는 고충을 그분들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겠죠.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같은 경우는 온오프라인으로 고객들을 많이 만나 뵀어요.
예를 들면 그 당시에 익명 채팅방들, 엄청 많이 들어가 있었어요.
모니터링하고 얘기들을 엿보고,
또 직접적으로 인터뷰도 하면서 그들의 니즈나 페인포인트를 계속 찾았습니다.
그렇게 페인포인트를 알게 되면,
그 고충을 해결해 주기 위한 솔루션을 찾을 방법을 찾아 나가는 거죠.
첫 창업 때 위치기반 소셜커머스를 할 때는
첫 번째 오픈사이트가 강남역이었는데요.
강남역 일대를
거의 100바퀴 이상 돌았던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돌면서 방문하고, 노크하고, 문전박대당하고 하면서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쓰실 거냐", "어떤 페인포인트가 있냐" 이런 것들을 많이 여쭤보고 다녔죠.
또 저는 유튜브 검색을 엄청나게 활용합니다.
유튜브에는 요약된 콘텐츠도 많고,
브이로그 같은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콘텐츠도 많이 있는데,
정말 내가 경험하지 못한
디테일을 알 수 있거든요.
결국에는 '사업을 바라보는 사람'으로서 이 도메인을 파헤치고 전문가가 되는 것이 저의 방법인 것 같아요.
문제를 정의했고, 그에 대해서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을 쭉 반복하면서
나의 지식과 인사이트들을 완성해 나가는 거예요.
계속 정보를 취득해 가면서
빈틈을 채워나가는 거죠.
요즘은 사실 새로운 정보를 취득하기가 너무 쉽습니다.
책도 강의도 많이 나와있죠.
박일용 대표님의 팁은 조금은 새로웠습니다.
'강남역을 100바퀴 이상 돌며 직접 고객 만나기'
'조회수 낮은 화물차 기사님 브이로그 보기'
와 같은 방법을 택했죠.
책과 강의처럼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정보'는
경험하지 못한 디테일을 알게 해 줍니다.
그렇게 내가 뛰어들어야 할 새로운 분야의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어떠한 커리큘럼도 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건 참 막막하고 두려운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두려움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요?
사실 기억이 잘 안 나긴 하는데, 두렵다는 기억은 사실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떤 거를 파악하려고 했는데 파악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을 거예요.
그러면 잠시 멈추고
다른 프레임으로 이 문제를 바라봐요.
또 다른 프레임으로 바라봐요.
그래서 내가 이거를 해낼 때까지 하면,
실패했다고 그만두지 않으면
실패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세무 도메인에 왔지만 세무사보다
세법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는 얘기할 수는 없어요.
그분들이 훨씬 더 많이 알 거기 때문에.
근데 저는 어떤 세무사보다 홈택스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사업에서 홈택스는 되게 중요한 피처였고,
이 피처를 정말 잘 아는 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사업을 잘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거였어요.
내가 어떤 문제를 정의하고 이걸 잘 해냈을 때 성공의 경험을 하게 되잖아요?
작은 성공들이 계속 쌓이고 쌓였을 때
'아 나는 이렇게 했을 때 성공하는 사람이야'라는 인식이 스스로 생겨 나간다고 생각해요.
결국은 어떤 도메인에 대해서 어렵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나만의 방법론들이 생기면
아무도 침범하지 못하는 나만의 전문성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가 아니다."
간단하지만 강력한 철학입니다.
"세무사보다 홈택스를 잘 안다"는 말도 흥미로웠는데요.
전문가의 전문성과는 다른,
나의 목적에 맞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전문성.
그것이 박일용 대표님이 쌓아온 전문성이었습니다.
저도 직장 생활을 할 때 새로운 미션이 주어지면,
"이게 내 업무도 아닌데 갑자기 나한테 왜 왔지? 이거 왜 해야 돼?" 이런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어요.
근데 이걸 극복했던 프레임이 뭐였냐면
이게 나에게 어떻게 이득이 될까? 생각하는 거였어요.
나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면 너무 재밌는 일이 되거든요.
결국은 이득이 되는 포인트를 해석하는 것.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놓고 봤을 때 "이런 스킬을 장착할 수 있겠지" 아니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네"
이런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어떤 일들도 마다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빠르게 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삶의 많은 것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게 되면,
우리의 삶은 참 팍팍해지는데요.
때때로 내가 원하지 않는 새로운 미션이 주어질 때,
박일용 대표님의 말씀처럼 '이게 나에게 어떻게 이득이 될까?' 생각하게 된다면
나에게 참 많은 무기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연속되는 도전 이후,
박일용 대표님은 토스 인컴의 리더(대표)로 일하고 계신데요.
왜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에 창업을 하지 않고,
토스 인컴의 리더로 합류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저희는 이제 토스한테 이미 증명했잖아요.
인수 제의가 들어올 만큼 저희가 만든 완성도와 가치를 인정받은 세무 엔진이 있었어요.
이 세무 엔진을 통해서 제대로 세금 정산을 하고 권리를 되찾는 국민들이
훨씬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토스에는 증권도 있고 뱅크도 있고 다양한 계열사들이 있는데,
세금과 연관된 계열사들이 많이 있거든요.
이 계열사들한테 세금의 관점에서 여러 가지 의사결정이나
사용자의 액션들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여러 작은 스타트업들을 해오긴 했지만
더 큰 회사와 더 큰 사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걸 토스라는 브랜드 아래서 할 수 있다면,
또는 토스의 좋은 인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컸던 것 같아요.
이제 토스에 합류한 지 1년이 되었는데요.
참 많이 성장하고 많이 배웠습니다.
꼭 미니 CEO처럼, 미션 비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일하는
토스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니
제가 그동안 스타트업을 하면서 일을 했던 것보다
더 의미 있게, 더 치열하게 일할 수 있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됐습니다.
저희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소득과 세금에 대해서 아직 너무 잘 모르고 계신다고 생각해요.
그걸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알리고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까 가 제가 풀어야 할 과제고요.
앞으로 토스 내에서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이
세금과 소득에 대해 잘 알고 이용하실 수 있도록,
소득, 세금에 관한 모든 것을
편리하고 정확하게 만드는 것
이 목표입니다.
구체적인 토스인컴의 첫 번째 미션은
연말정산, 종합소득세 환급을 중심으로 모든 환급 시장을 압도적으로 점유하는 것인데요.
단순 점유율 확대가 아니라,
환급을 받을 때는 무조건 토스인컴을 쓴다는 국민 인식을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두 번째 미션은 환급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세무 전반을 아우르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인데요.
토스인컴은 단순히 세금신고를 넘어서, 소득과 지출, 세금에 기반한 투자까지
세금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도와드리는 파트너로 진화하고자 합니다.
토스 커뮤니티 합류는 머무름이 아닌, 또한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그동안 해온 스타트업보다
더 큰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것
토스인컴에서 박일용 대표님의 네 번째 도전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본인의 인생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던져 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가?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이 무엇인가?
처음부터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계속 반복하면 조금 또렷해지더라고요.
그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려고 하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뾰족해지는 거죠.
금전적 성공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할 거고,
그 고민이 메타인지에 계속 투영되고 반영될 거예요.
뭐라도 시작해 보세요.
실패해도 또 고민해 보세요.
평생 내 인생을 찾아 나간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박일용 대표님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지 말고, 큰 그림을 그리며 작은 성공들을 쌓아가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를 통해
진정 원하는 인생이 무엇인지 계속 질문하며
한 발자국씩 움직여보라는 것이죠.
미지의 영역에 뛰어드는 것, 생각만큼 두렵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나간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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