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과 오펜하이머, 그리고 홍범도.
오히려 잘됐다.

2023년 8월의 어느날

by Andy

최근 욥기를 읽는 중 오펜하이머가 개봉을 했고 홍범도 장군의 사태를 마주했다.

세명의 서로 다른 시대와 배경 속 사람들의 공통점이 느껴졌다.


욥은 성경에서 인정하는 단 한 명의 의인, 하지만 그 의는 철저하게 또는 잔인하게 검증되고 결국 증명된다.


오펜하이머는 인류 역사에 절대 지워지지 않을 과학적 군사적 업적을 이룬 사람. 적보다 빠르게 원자폭탄을 만들어야 했던 시대적 요구와 과학자로서의 욕구가 맞물려 원자폭탄을 개발했고 일본과의 전쟁과 미국 패권에 결정적 기여를 했지만 훗날 공산주의자라는 사상검증을 혹독하게 치러야 했다.

하지만 그는 견뎌냈고 다시 회복된다.


홍범도 장군, 일제에 맞서 무장독립투쟁을 이끌던 민족의 영웅. 봉오동전투,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독립운동이 계속될 수 있었던 기반을 마련한 분.

간도를 무대로 독립은 동을 했지만 이들을 잡으려 민간인 조선인을 무차별로 죽이는 일제의 만행에 러시아로 이주,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그리고 그분의 확실하고 위대하기까지 한 노고를 대한민국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카자흐스탄에서 생을 마감하셨고 그곳에 묻히셨지만 늦게라도 그분의 유해를 대한민국으로 모셔와 안치했고, 더 나아가 김좌진 장군과 함께 다섯 분의 독립군 장군을 육군사과학교에 흉상을 세워 대한민국 국군의 근원이 그분들임을 공표하고 그분들의 업적을 후대에 알리는 수단으로 삼았다. 개인적으로 그분의 유해를 모셔올 때는 대한민국의 공군기가 그분께 존경을 표하고 안전하게 모시겠다고 호위하는 모습을 방송에서 보며 감동과 감격에 눈물이 났더랬다.

참 잘한 일이다.

그런데 2023년 갑자기 그분의 사상검증이 대한민국 국군에서 시작된다. 그분이 러시아에서 공산당에 가입했다는 이유와 러시아의 독립군소탕작전에 가담했다는 의혹이다.

오펜하이머와 겹친다. 역사적 사건을 그 이면의 맥락을 살피지 않고 사건 자체로만 바라보는 몰상식한 방법에서 비롯된 참사다.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생략하지만 대한민국의 중고등 학생만 돼도 납득할 일이 왜 현시점에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는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에서도 욥과 오펜하이머, 홈범도 장군의 사건 전체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누군가의 사악한 참소에서 비롯됐다는 것.


욥의 검증은 고통을 주어도 욥이 하나님을 따를지 시험해 봐야 한다는 사탄의 참소에서 비롯 됐다.

오펜하이머도 그를 시기한 한 사람의 참소로부터 국가를 위해 과학자로의 고뇌를 감래한 그를 잔인하게 검증하는 사태가 시작됐다.

오늘 홍범도 장군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이미 50년 전 검증을 마쳤고, 모든 정권에서 그분의 업적을 치하해 왔고, 학자들 뿐 아니라 국민적 정서가 그분의 공산당입당을 전혀 문제없다고 하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누군가의 사익을 위해 벌어진 사태라고 밖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지 않을까?


이런 일련의 사건이 일어난 시점이 우리나라가 일본에 병합된 경술국치의 주간이라 한다.

1910년 8월 22일(월) 이완익과 일본의 한일합병조약이 체결되고 그로부터 1주일 뒤인 8월 29일 공표되기까지의 치욕적인 기간이다.

2023년 이 기간에 일본은 원전오염수 방류를 시작했고, 우리나라는 국민의 의견은 안중에 없이 이를 용인하고, 국내에선 독립운동가를 폄하한다.


한 가지 희망적인 건 욥도 결국 회복됐고, 오펜하이머도 결국 명예가 회복 됐다는 것이다.

현재진행형인 홍범도 장군의 사태는 오히려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사의식의 수준을 높이고 그로 인해 사익을 위해 역사를 재단하는 그 누군가를 엄벌하는 단계까지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아직까지 청산되지 않은 친일의 잔재까지 해결되길 바란다.


#욥 #오펜하이머 #홍범도 #홍범도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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