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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 Jun 10. 2021

투자 포트폴리오 만들기 (FT. 파이어족)

이 글은 밀레니얼 재테크 블로그에서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자는 동안에도 돈을 버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죽을 때까지 일하게 될 것입니다.
- 워렌 버핏


세 줄 요약  

파이어족에게 투자 포트폴리오는 생활비와 직결된 문제이므로,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고 관리하는 것은 파이어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맞춤형 포트폴리오, ‘게으른’ 포트폴리오, 그리고 로보 어드바이저가 있습니다.

각 방법은 서로 다른 장단점이 존재하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선 몇 가지 질문을 이용해 볼 수 있습니다.


글 소개

2020년 4월, 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한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 뉴욕타임스에는 한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이미 조기 은퇴를 선언하고 파이어족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에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었죠.


기사에는 그 전년도에 조기 은퇴를 하고 디지털 노마드로 생활하고 있던 미국인 에릭 리처드 씨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옵니다. 그는 2020년 초, 시장이 폭락하면서 본인의 은퇴자산 중 10만 달러(약 1.1억 원)에 달하는 자산이 몇 주 사이에 증발해버렸다고 고백합니다. 심지어, 당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생활비로 생활하던 그는, 각국의 여행 규제로 인해 당시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돌아와야 했는데, 이 때문에 필요 생활비도 더 커졌다고 얘기하죠.


다행히도 그는 당시 시장의 피크였던 2월에 투자자산의 일부를 미리 현금으로 바꾸어 두었고, 그 덕분에 충분한 생활비를 비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시장의 저점에서 급매하지 않고도 시장이 다시 돌아오기까지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하죠.


포트폴리오 만들기란?

위에서 볼 수 있듯이 투자 포트폴리오는 파이어족에게 당장 써야 하는 생활비가 걸린 중요한 사안입니다. 일반적으로 파이어족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정한 부분을 생활비로 사용하죠. 그리고 30대 혹은 40대에 조기 은퇴를 한다면, 당시 만든 포트폴리오로 거의 40~50년에 걸쳐 생활해야 합니다. 따라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잘 만드는 것은 파이어족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구체적인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기에 앞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과정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지 먼저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이는 이전에 소개한 투자 목표설정과 자산배분에 이어지는 내용으로서, 크게 보면 투자 종목 선정, 매매, 그리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세 가지를 포함합니다.


종목 선정

목표를 설정하고 자산배분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난 뒤에는, 실제로 어느 종목에 어떻게 투자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들지 결정해야 하죠. 예를 들어, 본인의 자산 배분을 50% 국내 주식, 그리고 나머지 50%는 미국 주식으로 구성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주식에서는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 몇 개로 나누어 투자하거나, 확신이 있는 하나의 회사에만 투자할 수도 있고, 코스피 인덱스 펀드나 ETF 상품을 살 수도 있습니다.


매매

어떤 종목을 살지 결정했으면 금융기관을 통해 해당 종목을 매수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필요한 계좌를 만들고 거래 시스템을 익히는 과정이 포함되죠. 이 부분은 최근 핀테크의 증권시장 진입으로 인해 점점 접근하기 쉬워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앱을 이용하면 복잡한 차트나 호가 방식을 이용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매매할 수도 있죠.


리밸런싱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나면 꾸준히 관리해 주어야겠죠. 여기에는 대표적으로 ‘리밸런싱’이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는 금융상품의 가격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 설정했던 자산 배분에서 벗어나게 되니, 꾸준히 오른 것은 팔고 떨어진 것은 사야 한다는 것이죠. 리밸런싱을 해 주지 않으면 나중에는 본인이 원한 자산배분에서 점점 벗어나게 됩니다.


포트폴리오 만들기 방법론

위 세 가지 과정을 포함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맞춤형 포트폴리오, ‘게으른’ 포트폴리오, 그리고 로보 어드바이저, 이렇게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맞춤형 포트폴리오

이 방법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투자를 생각할 때 맨 처음 떠올리는 것이겠죠. 이 방법은 투자자 본인이 종목선정, 매매 그리고 리밸런싱까지 직접 처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두 방법은 최소 종목선정에서는 타인의 힘을 빌리는 것에 비해, 이 방법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직접 한다는 차이가 있죠.


장점: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방법에 비해서 가장 낮은 비용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따로 운용 수수료를 내 거나 할 필요 없이 거래 수수료나 관련한 세금 등 최소한의 비용만 들겠죠. 그리고 ‘맞춤형’이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본인의 상황에 가장 잘 맞게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단점: 저렴한 가격 대신 이 방법은 다른 방법에 비해 가장 높은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본인이 포트폴리오와 관련한 모든 일을 직접 해야 하니 공부할 것도 많고 소요되는 시간도 가장 많겠죠. 아직 투자가 낯선 사람에겐 사뭇 접근하기 어려운 방법일 수 있습니다.


2. ‘게으른’ 포트폴리오

위의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한 공부와 노력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되거나, 시간이 없는 사람은 ‘게으른’ 포트폴리오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게으른’이라는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방법은 직접 종목선정을 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이 정립해 놓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보통 이러한 포트폴리오는 2~4개 정도의 저렴한 인덱스 펀드나 ETF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죠.


인덱스 펀드를 창안한 뱅가드그룹의 창립자 존 보글의 이름을 딴 ‘보글헤드(Boglehead)’라는 미국의 투자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사람이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예로 들면, 포트폴리오 전체의 60%는 글로벌 주식시장 ETF에, 나머지 40%는 글로벌 채권시장 ETF에 나누어서 담는 two-fund 포트폴리오가 있습니다. 단 두 가지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상대적으로 쉽게 따라 할 수 있죠.


장점: 이 방법의 장점은 아마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로 투자와 관련된 공부시간이나 투자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실제로 two-fund 포트폴리오를 이용한다면, 매년 0.2% 정도의 운용 수수료로도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큰 노력 없이 만들 수 있죠.


단점: 이 방법도 몇 가지 단점은 존재하는데, 먼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약간의 수수료가 발생하고, 진입장벽이 낮긴 하지만 아예 없진 않다는 거죠. 다른 사람이 추천한 포트폴리오 중 어떤 것이 가장 좋을지, 그리고 ETF나 인덱스 펀드를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하는지를 알아봐야 하고, 리밸런싱도 직접 주기적으로 해 주어야 합니다.


3. 로보 어드바이저

위의 방법마저도 너무 어렵다고 생각이 든다면, 로보 어드바이저를 이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로보 어드바이저란, 자동화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투자의 모든 과정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말하죠. 2010년대 이후 미국에서 등장하기 시작해, 국내에서도 최근 운용자산 1조를 넘기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장점: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편의성일 것입니다. 맞춤형 포트폴리오와는 반대로 투자자가 직접 해야 할 일이 거의 없죠. 어떤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이용할지 결정하고 돈을 맡기면, 그 뒤로는 종목선정, 매매, 그리고 리밸런싱까지 모두 대신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 아무래도 높은 편의성으로 인해 비용도 다른 방법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서비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국내에선 보통 매년 전체 자산의 1% 정도를 수수료로 받고 있죠. 그리고 로보 어드바이저는 아무래도 최근 10년 사이에 새롭게 나온 서비스인만큼 약간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 알고리즘은 제대로 검증된 것인지, 만약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 망하게 된다면 본인의 돈은 어떻게 되는지, 투자자는 이런 것에 의문을 가질 수 있죠.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요? 

위에서 설명한 세 가지 방법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므로, 어떤 방법이 무조건 제일 좋다고 얘기하긴 힘듭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잘 고려해서 선택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전 여기서 몇 가지 질문이 선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현재 직접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관리할 만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가?” 입니다. 금융을 공부했거나 이미 투자를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라면 아마 큰 무리 없이 직접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포트폴리오 만들 수 있겠죠. 그게 아니라면 다른 두 가지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아직 완전히 대중화되지 않은 최신의 기술을 이용하는 것에 부담이 없는가?” 입니다. 만약 큰 부담이 없다면 로보 어드바이저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게으른’ 포트폴리오 방법을 이용하는 게 가장 적절할 것 같네요.


마지막 질문은, “앞으로 투자에 대해서 더 공부할 의지나 시간이 있는가?” 입니다. 여기서 있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로보 어드바이저나 ‘게으른’ 포트폴리오 방식으로 투자를 시작했더라도, 지식과 경험을 쌓아 가면서 천천히 맞춤형 포트폴리오로 전환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수수료를 절감하고 자신에게 더 잘 맞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물론 하나의 방법론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위의 방법을 모두 이용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당연히 몇 가지를 섞어서 사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인 자산의 일정 부분은 ‘게으른’ 포트폴리오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투자하고, 남은 부분은 직접 선호하는 종목에 투자할 수도 있겠죠.


저의 경우에도, 처음엔 인터넷에서 올라온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제 상황에 최대한 맞는 방식을 조합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게으른’ 포트폴리오와 맞춤형 포트폴리오의 중간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게 한 1년 정도를 투자하고 관련한 공부를 계속하면서, 서서히 맞춤형 포트폴리오로 전환했죠.


참고 자료  

They All Retired Before They Hit 40. Then This Happened (New York Times)

Two-fund portfolio (Bogleheads)

로보어드바이저 1조 시대…똑똑한 자산배분으로 계약 5배 쑥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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