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자체도 어려운데 게다가 까다롭기까지 하다면..ㅎㄷㄷ
긴 회의실 한 쪽 끝에 누군가 앉아 있다. 의자 높이는 가장 높게 설정되어 있고, 반대쪽 끝에 앉아 있는 나와의 거리는 꽤 멀다. 다리를 꼬고 앉은 그는 낮고 고압적이지만 그리 크지 않은 목소리로 얘기를 하는데 집중을 해야 들릴까 말까 한다. 회의실 창문을 뚫고 들어 오는 햇볕은 나에게만 눈이 부시다. 그가 천천히 입을 연다.
“가격인상은 불가능합니다. 저희는 5%의 가격인하를 요청합니다. 저희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우시면 거래는 없다고 생각 하셔야 합니다”
영화 신세계 속의 장면과 유사하지만 협상에서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협상하기 까다로운 사람들이 있다. 뭔가 숨기는 것 같고, 고압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나에게 동의를 강요하기도 한다.
스캇워크에서는 협상에 임하는 행동을 2가지 스타일로 나눈다. 협상가의 스타일을 사람의 특성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외부적인 요인으로 스타일이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는 협상의 행동스타일을 말한다.
첫 번째는 협조적인 (Collaborative Style) 스타일이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장기적이고 자발적인 관계일 때, 신뢰가 이미 쌓여 있을 때, 그리고 좀 더 개인적이거나 비공식적 (Casual)인 요인들이 있을 때 나올 수 있는 행동과 스타일이다.
두 번째, 경쟁적이고 강압적인 협상스타일 (Competitive / Adversarial Style)의 협상가들은 모든 면에서 협조적인 협상가들과 대조되는 상황에서 보여지는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단기적이거나 일회성의 관계일 때, 의무감으로 하는 협상일 때, 신뢰보다는 의심이 깔려 있는 상황일 때 보일 수 있는 스타일이다. 수년째 거래를 해오는 거래처 임원을 대할 때와, 전자상가에서 건조기를 살 때 점원에게 대하는 나의 스타일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비공식적이고 캐주얼한 상황보다는 공식적인 상황에서 더욱 이 행동은 도드라진다.
이제 까다로운 경쟁스타일의 상대방과 협상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첫 번째, 협상 전에 미리 포석을 깔자. 위 표에서 언급한 그 경쟁적인 협상스타일의 요인을 없애 보는 것이다. 거래를 장기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면 협상 전에 이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우리 측에 어떤 의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 의심을 해소해서 신뢰를 쌓는 계기로 만들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식 회의 전에 커피숍과 같은 캐주얼한 장소에서 일대일로 만나서 내 제안의 맥락을 먼저 설명하고 공감대를 구해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