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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킴 Apr 15. 2019

고개가치는 기업의 생명줄이다.

 글로벌 일등기업도 순간 시장에서 사라진다.

SF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2013년에 개봉된  영화「그래비티」를 기억할 것이다.


허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선 밖으로 나갔던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는 우주에 떠도는 인공위성 잔해물에 부딪히고 만다.


그 충격으로 우주선과 연결된 생명줄tether이 끊어지며 우주 고아가 될 위기에 처하지만 동료 우주비행사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를 보았던 사람들은 맷 코왈스키가 라이언 스톤 박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줄을 스스로 놓아버리고 영원히 깜깜한 우주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가슴 짠한 장면을 잊지 못할 것이다.



영화에서 보듯이 우주비행사에게는 우주비행사와 우주선을 연결해주는 생명줄이 있다.


생명줄 덕분에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다가도 안전하게 다시 우주선으로 되돌아올 수가 있다.


하지만 이 줄이 끊어지는 순간 우주비행사는 우주 고아가 되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우주선과 우주비행사를 연결해주는 생명줄이 우주비행사의 생명을 지켜주듯이 기업에는 고객가치 기업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가 되어 기업의 생명을 지켜준다.


하지만 기업이 더는 의미 있는 고객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순간 고객과의 유일한 연결고리인 이 생명줄은 끊어지며 100년 이상 영속할 것만 같았던  글로벌 기업조차도 순간 시장 밖으로 사라지고 만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 세계 인터넷 포털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야후, 미국의 대표적인 가전 체인 스토어였던 서킷시티, 그리고 전 세계에 9,00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비디오 대여점 시장의 선두를 달렸던 블록버스터 등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분야별 1등 기업들조차도 그렇게  사라져갔다.


이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휴대폰 제조기업 노키아Nokia를 기억할 것이다.


노키아는 1865년에 창립된 핀란드 기업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지녔던 글로벌 혁신기업 중 하나였다.


당시 노키아는 4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경쟁자의 추격을 불허하는 제품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기지국 사업까지 함께했기 때문에 통화 품질 또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설치한 노키아 광고 (출처: 위키피 디아)


내가 기억하는 노키아는 상당히 고객 지향적인 기업이기도 했다.


2010년대 초반 이란 국립대학교인 테헤란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래 지향적 키친’이라는 주제로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 공모전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상당수가 노키아에서 주관하는 새로운 콘셉트의 휴대폰 디자인 공모전에 동시에 참여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노키아는 이란뿐만이 아니라 중동의 주요 국가에서 매년 현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공모전을 해 그 결과를 신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하고 있었다.


물론 단적인 예이지만 그 당시 노키아는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음에도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었다.


노키아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아 누구도 그 아성을 깨뜨리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영원히 1등을 할 것만 같던 노키아도 독자적으로 개발한 심비안 운영체제Symbian OS만을 고집하다가 고객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만다.


만약에 그 당시 노키아가 그 많던 개발팀 중의 한 팀만이라도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개발에 투입해 새로운 시장의 큰 흐름을 쫓아갔다면 지금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구도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이렇듯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때 제대로 만들어내느냐 못 하느냐에 기업의 성공과 실패가 달려 있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경영이념이나 경영철학에는 대부분 ‘고객’ 또는 ‘고객가치’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고객가치 관련 주요 기업의 경영이념 또는 경영철학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 인간 존중의 경영 (LG)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한다. (삼성)

경쟁자 대신 고객에 집착하라. (아마존)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라. (구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고객과 함께 만든다. (샤오미)




이제 고객가치가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많은 기업이 고객들이 원하는 고객가치 창출에 실패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새내기 젊은이들이 창업의 성공을 꿈꾸며 새롭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의 기업들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 중에 성공에 대한 열망 없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현업에 부딪히면 하고자 하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핵심 고객가치가 무엇이며 그것이 고객들에게 어떠한 ‘실질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사업의 규모에 관계없이 성공을 원한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게을리한 채 시장 환경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만을 가지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저서 『고객가치』 주요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bit.ly/2STe3M2
예스24 https://bit.ly/2TinC2z
인터파크 https://bit.ly/2Cs9mPh

알라딘 http://aladin.kr/p/T2P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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