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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킴 Apr 15. 2019

샤오미, 왜 '대륙의 실수' 일까?

좋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잘 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다.

고객가치는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고객가치에 대한 고객의 판단 기준은 때로는 다소 비합리적이고 엉뚱하다.


그럼에도 결국 우리가 제공하는 고객가치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고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고객이다.

좋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잘 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다.


만약에 우리가 만든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는다면 분명 어딘가에 우리가 모르는 부족함이 있을 것이다.


 만드는 사람이 보았을 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시장에 나가서 잘 팔리지 않으면, 즉 시장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반드시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좋은 제품에 관한 판단 기준은 고객에게서 나온다. 따라서 우리의 생각과 고객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우리가 만드는 것에 무엇이 부족한지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가 있다.

때로는 고객들이 기능보다는 디자인과 같은 감성적 가치를 더 중요시해 엔지니어가 보기에 속 빈 강정같이 겉만 번지르르해 보이는 제품이 히트 상품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잘 만들어도 고객에게 꼭 필요한 사소한 기능 몇 가지가 빠져서 외면을 당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우리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결국 우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경쟁자보다 더 잘 만들어내는 자만이 살아남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샤오미

샤오미가 2018년 7월 홍콩 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를 했다. 샤오미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시장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47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고 2011년 첫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불과 7년 만에 중국 최대 IT 기업 중의 하나가 되었다.

한국 소비자에게 높은 가성비 덕분에 ‘대륙의 실수’로 잘 알려진 샤오미는 잘 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고객가치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실천한 기업 중의 하나이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 쥔은 지금은 ‘중국의 스티브 잡스’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창업 초기에는 ‘잡스의 모방꾼’이란 조롱을 받기도 했다.


샤오미 또한 애플의 아이폰과 비슷한 제품을 만든다고 해 ‘짝퉁 아이폰’을 싸게 만드는 회사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샤오미 CEO 레이 쥔 (비즈니스포스트)


당시 국내 IT 업계에서도 “인기 있는 타사 제품을 모방해서 싸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 “낮은 가격을 고수하다가 결국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문을 닫을 것이다.” “제대로 된 특허가 없어 해외 시장 진출은 불가능할 것이며, 특허료를 다 내면 지금과 같은 가격 경쟁력은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등등 샤오미에 대한 평가가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이렇듯 창업 초기에 시장과 업계로부터 차가운 평가를 받았던 샤오미가 불과 창업 8년 만에 시장으로부터 60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그 첫 번째는 샤오미가 창업 초기 독자적인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미유아이MIUI를 개발할 때부터 철저하게 적용해온‘고객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상품 개발 프로세스’이다.


샤오미 CEO 레이쥔은 샤오미를 설립하기 전 사무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진산 소프트웨어라는 회사의 CEO를 맡고 있었다.


덕분에 그는 스마트폰에서 소프트웨어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최상의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미유아이는 사용자 50만 명과 함께 개발한다.’라는 기치 아래 개발 과정을 사용자들에게 공개하고 작은 부분 하나까지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그 완성도를 높여나갔다.

이러한 고객 중심의 상품 개발 프로세스는 지금도 샤오미의 핵 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샤오미는 개발자들이 직접 사용자들과 소통하게 함으로써 내부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철저히 고객 중심으로 바꾸었다.


고객들이 상품 개발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서 견고한 샤오미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형성된 샤오미 팬덤은 새로운 상품들을 입소문을 통해 시장에 알리는 강력한 마케팅 도구로 활용이 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시 하이덴구에 위치한 샤오미 본사


두 번째는 ‘모든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premium for everyone이라는 명확한 포지셔닝 전략이다.


애플이 프리미엄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었다면 샤오미는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을 낮추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겨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을 지향한 것이다.


시장 진입 초기에는 ‘애플 짝퉁’이라는 냉소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애플 제품에 담아내고자 했던 ‘애플만의 고품격’을 샤오미라는 젊은 브랜드에 ‘저렴하게’ 담아냄으로써 ‘가성비’라는 아주 보편적인 고객가치를 의미 있게 차별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프리미엄의 대중화 전략을 통해 ‘대륙의 실수’라 불릴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에 신제품들을 출시할 수 있었다. 단연 가성비 갑으로 불리는 샤오미의 가격 경쟁력은 후발주자의 추격을 어렵게 하는 강력한 진입 장벽이 되고 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 스마트밴드 등 IT 제품 외에도 공기청정기와 드론, 로봇청소기, 체중계, 전동스쿠터 심지어는 여행용 가방까지 시장에 선 보이고 있다.


세 번째는 자신의 사업 영역을 스스로 한정하지 않는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이다.


샤오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 스마트밴드 외에도 샤오미의 타깃 고객층이 좋아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상품화해 나가고 있다.


심지어는 IT 제품의 영역을 넘어서 여행용 가방이나 블루투스가 내장된 스마트 운동화 등 일상생활영역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즉 사업의 영역을 제품으로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샤오미의 고객이 샤오미로부터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로부터 출발해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실험정신은 샤오미의 주 고객인 젊은 층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샤오미 팬덤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샤오미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잘 팔리고 잘 팔리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고객가치의 첫 번째 본질을 자신들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충실히 반영해 수많은 ‘대륙의 실수’를 만들어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샤오미의 일하는 방식이 지속된다면 ‘대륙의 실수’는 앞으로도 그 행진을 계속할 것이다.



저서 『고객가치』 주요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bit.ly/2STe3M2
 예스24 https://bit.ly/2TinC2z
 인터파크 https://bit.ly/2Cs9mPh

 알라딘 http://aladin.kr/p/T2P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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