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번외편 ㅡ 세상 일 다 내 맘대로.할수있나ㅜ
오늘까지 이번주 도장 훈련을 하려고 했는데, 도장 가기 직전 아버지께 황망히 전화가 왔다. 소은이가 어린이집에서 놀다가 턱을 책상에 찧어 찢어졌단다. 서둘러 사범님께 사정을.말씀드리고 병원에 가니 턱이 약 3cm 찢어졌고, 원래대로라면.아이를 전신마취시킨뒤 세 바늘 꿰매야겠으나 이 정도 상처에 아이를 완전히 재우기에는 위험하고, 그야말로 화타 앞에 바둑두던 관운장마냥 생살을 한 바늘 꿰매고, 양옆을 넓게 펴서 피부색 테이프를 붙여주었다 했다. 안 그래도 제 고모가 어린이집에서 제 조카를 데려오다 아이스크림 집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바람에 아이스크림 통에 눈두덩을 찧어 찢어진 일이 불과 이틀 전이다. 도장에서 치고받는건 지 애비인데, 뭔 권투선수마냥 눈두덩과 턱에 두툼한 반창고를 붙이고 있으니 몹시 안쓰러웠다. 마음이야 좋지 않지만, 제 고모도 젊은 어린이집 선생님도 다 아이 잘 봐주려다 그런 것을 탓할수야 없다. 어른도 버티기 어려운데, 야들야들한 살을 마취도 없이 그냥 꿰맸으니 얼마나 놀라고 아팠으랴. 서둘러 내가 오자마자 아이는 그래도 애비라고 펄쩍 뛰어들어, 아빠,아빠 하며 엉엉 울었다. 아따, 그려, 애썼다잉, 우리 소은이 의젓하게 잘 참고 잘 이겨냈어, 책 읽고 태권도할 자격 있네잉. 등을 토닥토닥 다독여주면서 마침내 애비가 왔구먼, 하는 긴장한 얼굴의 담임 선생님께는 똑바른 서울말로 애쓰셨습니다, 마음이 좋다고야 말씀 못 드리겠지만, 애 고모도 일하는 곳이고 선생님도 잘 봐주시려다 그런건데 어쩔수야 없지요, 고생하셨습니다. 짧게 말씀드리고 고개를 숙였다. 안그래도 오늘 오후에, 이번 주말 당직인 아내를 보기 위해 내려갈 준비를 하고 계시던 어머니 아버지의 얼굴은 흙빛이셨다. 나는 어머니 아버지도 다독여드려야했다.
아이는 원래도 상전이었으나 더더욱.상전이 되었다. 마음껏 휴대전화 동영상을 보고 고등어조림에 콩밥에 김치 잘 먹고 한숨 푹 잠들었다. 어머니는 아이 간식을 준비하시고 짐을 챙기셨다. 내가 한다 해도, 야, 느가 뭘 아냐? 너는 느 아나 잘봐라, 그게 돕는 것이여. 아이는 푹 잠들었고,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여 흉진 얼굴이 안쓰러웠다. 나는 마음을 정돈하려고 한 시간 정도 기구를 들고 맞서기 연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