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 1일차 - 나이 마흔, 드디어 다시 시작한다!
작년 12월 25일 성탄 전야에 국영방송 KBS는 모처럼 수신료 논란을 잠재울만한 다큐멘터리를 내놓았다. '2023 노년 빈곤보고서 - 산타는 없다' 라니 듣기만 해도 살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만에 어미를 보는 소은이도 쉽게 잠이 들 기세가 아니어서 우리는 모처럼 소은이랑 놀아주며 늦게까지 TV를 보았다. 소은이가 노는 동안 아내와 나는 끝까지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울했는데, 마흔과 삼십대 중반에 각기 접어드는 우리 부부가 노후 대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은 다양한 노년층을 보여주었는데, 건강 문제 등으로 아예 일조차 할 수 없어 노숙하거나 지원을 받아 근근이 사는 독거노인들, 겨우 일을 구했으나 투자 실패, 코인 및 보이스피싱 사기 등 범죄피해에 신용불량자가 되어 하루 벌아 하루 먹고 살기 바쁜 노인들, 젊었을때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중소기업의 회장님이었으나 회사가 망하고 나서는 이혼당하여 손자도 보기 어렵고 경비원 일로 팔순 가까운 인생을 버티며 우는 노인 등, 다양한 노동 계층 등을 보여주었다. 그 때 새삼 도장에서 뵌 어르신들은 정말 노후대비 잘 되어 있고 평안하시기에 태권도도 마음껏 하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곧 팔순을 바라보시는 오전반 강 선생님께서도 마흔서부터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지금까지 다시 공부하고 계시고, 미술관, 극장, 연극무대, 음악공연 뿐 아니라 국내외 여행도 즐기시는 그 여유와 여력은 분명 젊으셨을때부터 꾸준히 챙겨온 노력의 산물일 터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바쁜 아내와 나는 잠깐 풀이 죽었다.
누가 신경도 안 쓸 올해의 결심은 차후 다시 길게 쓰겠으나 그 중 하나가 어학 공부다. 내 실력은 솔직히 영어는 겨우 중학교 교과서의 일상회화나 하는 정도고, 자막 없이는 영화나 드라마도 못 본다. 중국어는 아무리 외워도 발음이 어렵고 일본어는 조금씩 기초회화를 외우고 있으나 역시 히라가나 가타카나와 한자를 읽는 정도다. 태권도도 기초가 중요하듯, 나는 약 30년 전부터 어머니께 매일매일 회초리 맞아가며 매일 4자씩 써가며 다 떼고 나면 그 다음에는 하루 8자씩, 또 천자를 다 떼고 나면 다시 하루 16자씩, 이런식으로 국민-초등학교 시절에 원없이 반복했던 한자 공부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근 이십여년 이상 한자를 쓰고 읽어왔고, 대학교 또한 명색이 한자 특기생으로 갔는데, 최근 모발 할 때 터럭 발 자 글씨를 좀 헷갈려서 충격을 받기도 했었다.
천자문은 누구나 한자 하면 떠오를 정도로 가장 기본적인 교과서로, 그야말로 한자계의 바이엘이다. 양나라 무제가 주흥사를 시켜, 명필들의 글씨 중 서로 다른 글씨 1천자를 골라 8언절구로 꿰어맞추라는 설이 일반적이다. 이 때 천자문을 실제로 처음 쓴 이가 누구인지는 명확치 않다. 그 유명한 왕희지란 얘기도 있고, 위나라의 명필 종요나, 혹은 기 개념을 만들어 불교와 도교에 맞서는 유교적 형이상학의 기틀을 잡은 장제라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누가 뭐래도 석봉천자문이 유명하다. 나도 어렸을때 석봉 천자문의 글씨로 한자를 배웠다. 지금 내가 보는 천자문 책은 그 유명한 충청도의 천재 김성동 선생께서 쓰고 주석을 단 천자문인데, 많은 도움이 된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예민함을 숨길 수 없는 날카로움으로 주석을 달았다. 오늘은 가볍게 하루 8자 정도 시작하였다. 천지현황 우주홍황 일월영측 진수열장.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며 우주는 넓고 거친데, 해와 달은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고 별자리는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ITF태권도의 첫 틀이 천지 이고, 성경도 태초에 세상을 만든 일부터 시작하듯, 천자문도 그러하다. 하루 조금씩 해볼 일이다.
영어는 친애하는 정연진 선생님께서 주신 영어 판본 Watsonville wonders 로 시작한다. 하루 조금씩, 가능한 한 문단을 해석하고 모르는 단어는 외우기로 한다. 아내가 챗 GPT 음성 서비스가 무료로 풀렸다고 해서 가능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회화는 인공지능을 활용해볼 계획이다. 야, 세상 진짜 좋아졌네. 돈 없어도 공부하고자 하면 어떻게든 방법은 다 있구나.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스뼤인어나 이런거 같이 해보겠다고 손미나 아나운서 유튜브도 구독하고 그랫는데.. 역시 어학은 직접 말하고 써야 느는 듯하다.
2024. 1. 3. 오늘의 문장 (친애하는 정연진 선생님이나 인도의 귀부인 강 선생님이 검수해주시려나?! ㅋㅋ)
preface : 서문
The phrase "serendipitous publishing" seems apt for this book, "Watsonville Wonders: A Year Above the Garage." During my time. living in Watsonville, not everything went as planned: In fact, many of the essays within these covers were nothing more than diary entries filled with surprise and awe. The COVID-19 era coincided with my experience, making my return journey to Korea anything but smooth
"우연한 기회의 출판" 이란 '신기한 왓슨빌 : 차고에서의 1년' 이 책을 설명하기에 적절하다. 왓슨빌에서 지내면서 모든 것이 계획한대로 흘러가진 않았다. 솔직히, 이 에세이의 많은 부분은,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일기와 다를 것이 없다. 코로나 19의 시대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내 작은 여행을 매끄럽지 않게 만들었다.
** 모르는 단어
preface : 서문
serendipitous : 가능한 아는 단어 안 찾아보고 직접 해석하려고 했는데 운명이 아니고 '우연적인' 이었다. 완전 반대로 알고 있었잖아?! 나 여지껏 세렌디피티 영화 운명적인 줄 알았음 ㅠㅠ 내 영어가 그럼 그렇지 ㅠㅠ
awe : 두려움
era : 시대(이것도 왜 자꾸 영역 이라고 외우는지 모르겠다. area랑 헷갈리나?!)
coincide wih ~ 과 일치하다
** 내가 해석해본 뒤 구글 번역
"우연한 출판"이라는 표현은 이 책 "Watsonville Wonders: A Year Above the Garage"에 적합한 것 같습니다. 내 시간 동안. Watsonville에 살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 표지에 실린 에세이 중 상당수는 놀라움과 경외감으로 가득 찬 일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시대는 나의 경험과 일치해 한국으로의 귀국길은 순조롭지 못했다.
...뭐 크게 틀린거 같진 않네.
첫날 이니까. 부지런히 하겠습니다, 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