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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1221일차 ㅡ 절기앓이가 또 한 차례 지나갔다.

by Aner병문

날이 흐리고 비가 자주 오던 연휴였다. 소은이 생일은 2월의 마지막 날이라, 아내는 내게 미리 얘기할 겨를도 없이 급하게 반차를 쓰고 저녁에 와서 아이 생일을 챙겼고, 나는 토요일 하루 쉬어 다같이 양주의 두리랜드를 다녀왔다. 날이 궂어 몸이 아플때, 보통 발목, 무릎, 어깨 등이 갈고리에 꿰이고 바늘로 훑는듯이 아픈데, 이번에는 마치 거인의 양손바닥이 온몸을 꾹 눌러짜듯이 몸이 무겁고 쑤셨다. 허리도 여전히 아팠다. 그래서 늘 있는 절기앓이가 왔다고 여겼다.



나는 하루에 몇잔씩 마시던 아메리카노를 4일째 아니 마셨다. 온몸이 녹을듯 피곤한데, 이상하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일주일째였다. 명료한 정신으로 밤을 새운것도 아니라서, 책 읽을 엄두도 못내고, 소파에 다리만 올려두고 누운채.기도하며 버티었다. 그러므로 특단의 조치로 커피를 끊었다. 회사의 무료커피도 아니 마셨다. 이틀째가 가장 힘들어 기력이 없었고, 회사에서 영어가 절듯이 띄엄띄엄 나왔지만.악착같이 버텼다. 너도 디까페인 커피로 버틴다 했다. 삼일째가 지나자 잠을 깊게 잤고, 커피를 아니 마셔도 낮시간을 버틸수 있었다. 다만 하품은 자주 새어 민망했다.



마침내 도시락을 싸기로 했다. 꾸준히 훈련해왔지만, 건강검진 결과가 기대 이하였다. 혈압과 체중이.높았고, 혈당도 아슬아슬했다. 회사, 육아를 병행하면서 이이상 훈련시간을 더 쓸수는 없었다. 대신 지금껏 중점을 두던 기술훈련보다 근력, 체력, 유연성 등 신체기능훈련을 더하여 근량을 늘리고, 옛날 권투하듯, 먹는 양과 종류를 신경쓰기로 했다. 깊게 잠을 자기 위해, 커피도 줄였다. 지금껏 살아온만큼은 살아야 소은이 동생도 생각하고, 장가, 시집도 보내고, 죽는 그날까지 현역으로 띠를 맬텐데, 이제는 이삼십대가 아니기에 지금껏 해오듯, 커피 퍼마시며.잠 줄이고, 아무 음식이나 급하게 퍼넣으면, 내 몸이 버티지 못할 터였다. 혈압과 체중, 솔직히 지금껏 훈련으로 억제할만큼 했다. 그나마 훈련이 없었으면 나는 훨씬 몸이 좋지 않았을 터이다.



오늘은 눈이 흩날렸지만, 몸은 버틸만했다. 사주찌르기, 막기부터 최영 틀까지, 3단까지의 모든 틀을 한번에 다했고, 팔굽혀펴기 3종류를 곁들였다. 보통 하루에 초단 틀까지 하고, 다음날 보 맞서기 삼십개와 2단, 3단 틀을 해서 일주일중 틀 연습을 마무리짓는데, 하루에 틀 18개와 기초 사주찌르기, 막기를 한번에 다하니, 구역질이 치솟았다. 그래도 끝까지 했다. 사십이 넘었으니, 이제 나도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훈련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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