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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번외편 ㅡ 10월의 마지막 날에도 대회준비! (5)

by Aner병문


아마츄어 종합격투 선수들의 청춘을 그려낸 작품, 올 라운더 메구루에서 고등학생 메구루는 수능과 취업 사이에서도 고민하긴 하지만, 결국 타격이고 관절이고 마음껏 연습하며 하루를 보낸다. 자전거에 생계를 거는, 만화 오즈 odds 라거나, 격투기 자체가 폭력을 통한 존재증명까지 닿는 군계, 혹은 인간흉기 와는 다르다. 물론 소꿉친구 타카시는 비교적 고류 가라테를 활용하며 야쿠자 세계에서의 활극도 접하지만, 메구루는 착실히 종합의 투投 극極 타打 를 쌓아나간다. 올라운더 메구루는, 그 어떤 무공, 격투를 다룬 작품 중에서도 만화적인 극적 연출이나 설정없이 담백하리만치 훈련의 성과를 강조하지만, 연습을 위한 나날들만큼은 아무 잡념도, 현실의 방해도 없이 환상적이다. 그런 의미에 있어서는 격투계의 미생 같기도 하다. 마치 소년만화 주인공처럼 듬직한 동료들과 함께 현실 세계의 벽을 깨가는 장그래와도 닮았다.



어머니를 모시고 아내와 함께 하루종일 보험 회사를 돌아다녔다. 아내는 늘 내게 현실에서 살짝 비껴 있는 사람이라 했다. 내가 회사 다니고 육아하는 시간 외에는, 도장에서 치기, 막기, 차기를 연습하고 밤늦게 책 읽으며 음풍농월 吟風弄月 하는 동안, 나는 어머니와 아내가 알고 있던 수익자라든가, 계약자라든가, 소멸성, 저축성 보험에 대해 알지 못했다. 새삼 김성동 선생께서 집값 계산하는 부동산 앞에서 할 말이 없어 그 진한 충청도 사투리로, 싸인, 코싸인, 삼각함수 이야기는 재밌넌디.. 하고 말았단 얘기가 떠올랐다.




그래도 아내와 함께 어머니 모시고 속세의 번잡스러운 일을 걷어내는 일은 견딜만했다. 아내를 잠시 쉬게 두고 집안일을 하다 함께 아이를 데리러 갔고, 아이를 씻기는 동안 아내는 아이 식사를 차렸다. 아내가 소은이 밥 먹이고 치우는 동안, 나는 비로소 벌써 어두워진 옥상도장에서 서둘러 틀 연습을 했다. 이번 주는 맞서기 위주로 연습하느라 틀 연습을 미처 시작하지 못했다. 절기가 바뀌어 날은 빨리 어두워졌지만, 공기는 미처 식지 않아 연습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2단, 3단 틀까지 마저 끝내고 싶었는데 아내가 창문을 열고 함께 산책 나가자 해서 서둘러 마무리하고 씻었다.


ㅡ 오늘의 훈련

유연성

사주찌르기, 막기부터 초단 계백 틀까지

주먹쥐고 팔굽혀펴기, 엎드려 뛰기 반복

처자식과 산책 나가서 턱걸이ㅡ 뭔가 그새 좀 어색하고 횟수가 줄어들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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