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1532일차 ㅡ 평범 이하의 아저씨로서 훈련한다는 것
헤어지면 헤어진다구 찾아와서 죽여, 안 만나주면 안 만나준다고 쫓아와서 죽여, 피하려면 어떻게든 찾아와서 죽여, 사위랍시고 들여놨더니 딸을 때리다 못해 제 먹은 것 설거지까지 해주시는 장모를 때려죽이지 않나, 아픈 딸 간호 잘하는 줄 알고 손수 반찬까지 해다 올려다보냈더니, 아무 일 없는 척 딸의 전화기로 연극까지 해가며 정작 당사자는 구더기가 슬도록 방치하여 죽이지 않나, 제 자식 낳으면 버려서 죽이고, 목을 졸라 죽이지 않나, 벼라별 일이 다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차라리 제 손으로 키우기 어려워 지하철 역 어딘가나, 절 혹은 교회 등의 시설에 고이 놔두는 모습이 차라리 인간적이다 느낄 정도의 세상이 되었다. 하기사 제 돈 불리려고 어린 학생 180여명이 있는 학교에 폭격하는 대통령이 있는 세상에, 이제는 도덕이고 윤리고 과연 남아나는게 있는가 싶다. 뉴스에 보니 웬 사내가 택배 기사님을 포함하여 여러 주변 사람들을 때려대어서 경찰이 일곱 명이나 출동하여 이 사람을 옭아매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아마 내 성격상, 내가 거기 있엇다면 이기든 지든 분명히 나섰을 터이다. 그런 세상이 되었다.
이러한 세상에서 태권도뿐만 아니라 무공 훈련은 반드시 필요할수 밖에 없다. 심신 단련뿐만이 아니라 자기 호신을 위해서 나는 사실 몹시 권장한다. 문제는 생업으로 먹고 사는 프로 선수도 아닌, 본업 있는 평범 이하의 아저씨로서 훈련을 얼마나 의미잇게 유지할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어제도 오랜만에 이집트에서 귀국한 진충보국 사제와의 맞서기에서, 그는 초반부터 너무 과하게 힘을 들여 치고 찼는데, 3단 체면에 줄빨간띠 유급자와 똑같은 힘으로 치고 찰수 없으니 적당히 흘려주려 하다가 무릎과 회음부(!!)에 시꺼멓게 멍이 들었다. 물론 그 힘을 오래 유지할수 없으니 한 30여초 후에는 진충보국의 힘이 쭈욱 빠져나가면서 비교적 여유롭게 상대해주긴 했지만, 무턱대고 강하게 달려드는 사제들과의 연습은 늘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내 실력이 아주 뛰어나서 정말 다 받아줄 수 잇을 정도면 좋겠지만, 이십년 이상 다양한 무공을 접해왔어도 내 실력은 늘 내 공부마냥 고만고만하다. 그나마 태권도의 체계가 엄밀하기 때문에, 내가 할수 잇는 범위를 조금씩 넓혀오며 지금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철없던 젊었을때처럼 정말 사생결단할때가 아니라면, 오히려 서로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며 규칙 안에서 치고 받는 경기들이 내게는 훨씬 어렵다. 단순하게 치고 받아 쓰러뜨리는 싸움과는 비견할수가 없다.
오랜만에 쿠도 형님이 찾아왔다. 나보다 서너살 위이며, 오래 전부터 ITF뿐 아니라 쿠도, 가라테 등 다양한 무공을 연마해온 형님이다. 키와 체중부터 나와는 전혀 다른 거한이며, 든든한 직업에, 자녀도 셋이나 잘 키우시는 진짜 어른이다. 형님은 이미 젊었을적부터 무공과 생업 사이에서 고민하다, 도저히 격투 전업으로는 먹고 살수 없으리라 판단하여 일찍부터 공부하여 본인의 사무실을 차렸다. 마흔을 넘긴 내가 이제서야 생각하기엔 나도 젊은 시절을 그리 흘려보내지 말고, 먹고 사는 공부를 더 열심히 했었어야 했다. 내가 철이 안 들었을때, 이미 떠나신 동갑내기 전前 거창 사범님은 우리 사범님 밑에서 신산한 고생을 하며 ITF에 매진하고 있었고, 쿠도 형님은 그 거구를 옹송그린 채 열심히 공부하여 자격증을 갖추고 있었을 터이다. 나는 무엇이든 너무 늦어서 늦게 꺠달아 아쉬었지만, 지금 와서 시간을 돌릴수도 없다. 다행히도 가정의 소중함을 꺠달아 처자식을 두었고, 솜씨가 없는만큼 최선을 다해 매일 훈련을 유지하고 잇으니, 형님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하다 칭찬은 해주셨다. 형님은 내가 뛰는 모습을 보고 쇼토칸 가라테- 즉 송도관 공수 같다며 웃으셨다. 고류 가라테의 유파 중 하나인 쇼토칸은, 미국 등지에서도 유명하여 올드스쿨 가라테 하면 흔히들 언급되는 유파 중의 하나다. 쇼토칸의 대련 방식은, 일단 주먹이든 발이든 먼저 유효타가 닿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인데, 그래서 그런지 손발의 중심을 기본적으로 낮추고 위아래로 뛰다가 먼저 빠르게 닿는 사람이 보통 이기게 된다.
나는 그동안 맞서기 연습을 하면서 강한 힘으로 버텨가며 쳐보려고도 하고, 빠르기를 높여서 먼저 쳐보려고도 하고, 짧고 허약한 몸을 보완하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한 편이었다. 한동안 힘을 키우려고 애쓰다가 , 젊었을적 관절기에 다친 발목과 무릎 말고도 어깨, 손목, 팔꿈치까지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힘을 키우는 훈련을 줄이고, 가능한 빠르기와 보법, 체력, 특히 발차기를 중심으로 기술 등을 더 많이 연습하려고 늘 노력중이다. 그러므로 나는 요즘 늘 쓰던 정형화된 방어와 공격의 자세가 아니라, 손발을 비교적 자유롭게 두고 가능한 빨리 치고 걷어내는 자세를 쓰고 있다. 사실 요즘 주로 연습해주시는 김 선생님이 워낙 팔다리가 길고 빠른 분이라, 내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쿠도 형님은 제일 재미있는 장면이라며 한참 보시다가 여러 조언을 해주고 가셨다.
ㅡ오늘의 훈련
유연성
2단 마지막 고당 틀부터 3단 마지막 최영 틀까지
체력단련 5종 모음 반복 ; 턱걸이 하나 더 추가해서 양손을 앞뒤로 겹쳐서 어꺠에 힘 들어가도록 턱걸이 진행 (이거 못하겠더라!)
나래차기, 돌개차기, 반대돌려차기 반복 연습
맞서기 2회 연속
유연성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