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ITF 829일차 ㅡ 스매시로 턱 돌아갔다ㅜㅜ

by Aner병문

모처럼 진짜 늘어지게 자고 집안 일 대략 해놓고 도장에 나왔는데 한 젊은 흰 띠 사매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다. 강건해뵈는 몸도 몸이었는데 샌드백이며 미트를 치는 속도, 각도가 일품이었고 심지어 소리도 정말 좋았다. 알고보니 우리 도장 오기 전 권투를 4년 정도한 사매라는데, 그래서 그런가 장 사범님과 내가 맞서기 하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게 보고 계셨다. 집에 안 가고 계시길래 혹시 한 수 가르쳐주시겠습니까, 저는 방어만 하겠습니다, 하자 수줍게 말씀하시기를, 헤드기어 쓰고 오셔요...기다리신 거 맞았구나!!



ITF 맞서기에서 헤드기어는 선택사항이다보니 나도 개인장비가 없어서 도장 것을 빌려썼다. 솔직히 헤드기어 없이 치고 받는데 익숙해서 괜찮겠지 싶었는데 앞손 잽 치시면서 옆으로 바로 빠지시는 움직임이 역시 좋았다. 앞손 바디에서 바로 머리를 후리는 연타도 일품이었다. 그래도 여지껏 말하던 펀치들은 다 봐서 그냥저냥 막고 피하고 했는데, 대각선으로 훅 치고 들어오는 펀치에 턱 맞고 그대로 물러났다. 이 아가씨, 스매시를 치는구나! 아닌게 아니라 헤드기어 없었으면 그대로 다운먹을 뻔했다. 다음 라운드부터는 양해를 구하고 가볍게 주먹을 앞에만 대는 매스 복싱 식으로 나는 맞섰는데 그 정도로 꺾일 기세가 아니었다. 거리를 완전히 잡으셔서 그야말로 폭풍 같은 좌우 훅 연타!ㅜㅜㅜ 오늘도 뚜드려 맞았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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