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설성병영막걸리와 해창막걸리와 이강주와 안동소주와 진도홍주와, 하다못해 맥주 한 병을 마셔도 슈무커 독일제 유기농 맥주를 마시던 그 2년 동안, 나는 털보 큰형님과 밥 잘하는 유진이 밑에서 생각도 못한 요식업계 망냉이 총각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때 나는 매 음식 주문마다 때때로 공기 속 원자나 전자처럼 눈에 뵈지는 않아도 흔들리며 존재를 과시하는듯한, 손님들의 의지들 사이에서, 꼭 격투기마냥 요식업계 또한, 주방에서 손님에게, 다시 손님에서 주방으로 의지들이 불붙듯 옮겨가거나 부딪히는구나 생각해서, 손바닥이 닳도록 그릇들을 나르고 거두고 씻고, 혓바닥이 마르도록 갖가지 언어로 음식을 설명하고, 짬짬이 책 읽고 술 마시고 그때 가까이서 일하던 너와 이야기나누고, 팔굽혀펴기하던 그 시절에 나는 늘 지쳐 술에 절었고, 김용 선생의 소설을 변주한 동사서독의 취생몽사를 떠올리곤 했다. 요즘 나는 하루가 참말 빠르지만, 한 주는 길며, 나는 흩어지는지 닳아지는지 알 수 없어 아침 댓바람에는 땀을 흘리며 나를 부여잡고, 밤에는 술에 절어 스스로를 놓는다. 그러므로 다시 한 번, 취생몽사.